이 기사는 2024년 12월 11일 0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히어로물 영화를 봤다. 가까운 이웃은 물론 전 세계 인류에 기여도를 인정받아 히어로로 칭송받는, 다소 뻔한 이야기다. 그렇지만 시간이 가는줄 모르고 한편을 내리 봤다.히어로물이 인기가 있는 이유는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 쉽게 하지 못할 일을 해내기 때문이다. 캐릭터의 매력도가 결정되는 첫 단추가 고난 극복인 셈이다. 이 과정의 가치가 집단의 인정을 받을 때 '영웅'으로 칭송받을 수 있다. 단순히 힘이나 권력만으로는 인정받지 못한단 의미다.
한국물 시장에서 인정을 받는 이슈어들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 최초로 선진국형 발행(SSA 발행)을 마친 KDB산업은행이 좋은 예다. 그간 한국물 시장이 이슈어로 붐비며 다소 포화상태로 여겨졌다. KDB산업은행이 선진국형 발행의 선봉장을 자처했다.
물론 KDB산업은행의 SSA 발행에 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조달 난이도가 이머징마켓(EM)과 비교해 월등히 높다고 여겨져서다. 그럼에도 국내 최초로 SSA형 조달에 성공해 시장을 넓혔단 점에서 업계의 인정을 받았다.
반면 역대 최초의 시도에도 아쉽다는 반응이 나오는 사례도 있다. 기획재정부가 처음으로 호주달러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마쳤다. 호주 시장이 국책은행과 일반 기업이 빈번히 찾는 조달처인 탓에 이번 호주달러 외평채의 벤치마크 금리 역할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낮았다.
게다가 기획재정부가 올해 마지막으로 발행을 진행해 이슈어들의 금리 지표 역할도 해낼 수 없다. 그간 기획재정부가 외평채의 존재 의미를 조달처의 확대와 민간 부문의 금리 지표 제시에 있다고 강조해왔단 점에서 아쉬움이 컸다.
이처럼 조달 시장에서의 히어로는 대외 신인도를 끌어올려 조달 금리를 낮출 수 있게 해주는 이슈어다. 다양한 변수로 조달 변동성이 커진 지금 새로운 히어로의 등장을 기대해 보려 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피플&오피니언
윤진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thebell note]한국물 시장의 '히어로'
- [Korean Paper]산은, RFP '배포'…변수는 '트럼프 취임'
- [1203 비상계엄 후폭풍]정부, 호주달러 외평채 성공적 발행
- [Korean Paper]'A급' 진입 현대캐피탈, 달러채 자신감 얻었나
- [IB 풍향계]ABL생명, 전량 미매각에도 '증액발행'…한투의 '베팅'
- 박종문 삼성증권 대표, IB에 힘실었다...임원인사로 드러난 로드맵
- 금리 욕심 과했나...ABL생명 후순위채 '주문 제로'
- 현대차증권 첫 공모 유증에 그룹 계열사 '전폭 지원'
- 포바이포, 적자 이면 "미수금 회수 소송전 불사"
- [CEO 성과평가]그룹 '엘리트 코스'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 연임 여부 '안갯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