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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대형 M&A로 후계구도 명확히 가르나 '1.5조 가치' 아워홈 인수 타진, 파이 키워 독립방안 구체화…최고위층 결단 관심

이영호 기자/ 이호준 기자/ 감병근 기자공개 2024-12-24 08:00:56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0일 14: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아워홈 인수를 타진 중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 부사장에 보다 무게를 싣기 위한 딜이라는 분석이다. 그간 재계에선 김 부사장에게 할당된 사업 규모나 무게감이 다른 형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애매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이에 한화그룹 차원에서 대형 M&A를 단행, 김 부사장이 꾸리는 사업군의 중량감을 키우는 행보로 관측된다. 계열분리와 같은 독립 발판을 확보해 향후 계열분리 등 오너 3세 독립방안을 구체화하는 수순으로 관측된다.

20일 IB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 인수 실사를 진행 중이다. 아워홈의 복잡한 내부 사정 등이 걸림돌이긴 하나 딜 프로세스 상으론 인수 본계약이 머잖아 체결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당초 IB 관계자들 사이에선 아워홈 기업가치로 8000억~1조원 사이가 거론됐으나 한화 측은 이번 딜에서 아워홈 가치를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매입 지분 물량은 100%다. 이를 위해 한화는 인수금융 조달도 함께 타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사 후 기업가치에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조 단위 빅딜이라는 점은 확정적이다.

한화그룹은 김 회장 경영체제 이후를 대비해 그룹 지배구조를 재편 중이다.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삼남 김 부사장 삼형제가 그룹 사업을 각자 도맡는 구도를 짜고 있다. 삼형제 역할은 이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장남 김 부회장은 그룹 주력사업으로 꼽히는 화학과 방산 사업을 가져가고, 차남인 김 사장은 금융 사업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한화갤러리아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비전에서 부사장직을 수행 중인 삼남 김 부사장의 경우 유통 사업을 도맡는 구도다. 다만 두 형과 비교할 때 유통사업은 그 규모가 작다는 점에서 사업 확대 필요성이 대두됐다.

한화가 유통업계 대형 매물로 꼽혔던 아워홈에 관심을 갖는 배경으로도 읽힌다. 공교롭게도 급식사업은 앞서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서도 영위했던 분야다. 다만 4년 전 사모펀드 운용사 VIG파트너스에 위탁급식과 식자재 유통 사업을 매각하며 손을 뗐다.

한 번 철수했던 사업에 조 단위 거금을 들여 또 다시 진출한다는 점은 쉽지 않은 선택이다. 그룹 최고위층인 오너가 차원의 결단이 인수전에 뛰어든 원동력이 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는 별개로 실제 아워홈 인수가 성사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IB 관계자는 "아워홈 매각을 두고 오너일가 내분이 계속되고 있어 계약 타결까지는 아직 변수들이 있다"며 "아워홈 매각가가 너무 낮을 경우 오너가 다른 형제가 우선매수권을 발동할 수 있다는 점도 딜레마"라고 말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다양한 부문의 사업을 검토중이기는 하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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