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2월 31일 07:0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해를 맞이하는 시간이다. 재계에선 인사로 한해를 마무리하고 신년사로 새해를 준비한다.올해는 어느해보다 무거운 마음으로 신년을 맞게 됐다. 계엄 시도에 탄핵 사태까지 정치는 혼란의 연속이다. 상상도 못했던 대형 사고까지 터져 전 국민이 우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래도 신년을 준비해야 한다. 아무리 어두워도 희망의 빛을 찾아야 하지 않겠나.
1년 전 재계 리더들은 어떤 메시지를 던졌을까. 그때도 중요 키워드는 위기와 불확실성이었다. 사상 초유의 위기상황에 직면했다(손경식 CJ 회장)는 메시지부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박정원 두산 회장)을 강조하는 CEO들이 많았다. 고물가와 고금리, 지정학적 위기 상황 등이 2023년을 장식한 키워드들이다.
재계 리더들은 위기 상황에 대한 극복방안을 신년사에 담았다. 최태원 회장은 '해현경장(解弦更張)'이란 사자성어로 내실을 주문했다. 느슨해진 거문고는 줄을 풀어내어 다시 팽팽하게 고쳐 매야 바른 음(正音)을 낼 수 있다는 뜻이다. 경영 시스템을 새롭게 점검하자고 제안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신년회 자리를 빌어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끊임없는 변화'와 '흔들리지 않는 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실제로 현대와 기아차의 체질 개선은 눈에 띌 정도로 달라졌다.
구광모 LG 회장은 '차별적 고객가치에 대한 몰입'을 화두로 제시했다. LG의 신년사엔 매년 빠지지 않고 '고객 중심'이란 단어가 등장한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책임 경영 실천'을, 구자은 LS회장은 '강한 실행력'을, 김윤 삼양 회장은 '변화의 원년으로 삼자'고 제안했다. 삼성 이재용 회장의 신년 메시지는 별도로 없었지만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이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강건한 기업문화 구축'을 당부했다.
1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얼마나 달라졌나. 여전히 위기와 불확실성이 만연해 있다. 위기 상황에 대한 진단은 1년 전보다 더 가혹하다.
미국 대선이 끝난 뒤 재집권한 트럼프 행정부는 더 높은 수준의 생크션(무역 규제)을 예고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중동의 갈등까지 글로벌 갈등은 더 꼬여가고 있다. 강달러, 고물가, 고금리에 침체 국면까지 예상된다. 중국발 부동산 리스크도 걱정꺼리다. 정치적 리스크는 조기 대선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대형 사고와 사회적 혼란까지 더해졌다.
해법은 무엇인가. 사실 우리는 답을 알고 있다. 작년 신년사에도 해법이 담겨 있다. 경영시스템을 개선하고 고객 중심의 가치를 만들고 변화하고 혁신하는 과정이 위기를 극복하는 첩경이다. 기본기를 탄탄히 하고 의사결정 구조를 투명하게 하고 고객 가치를 위한 기술 혁신에 나서야 한다.
정치 리스크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해결된다. 조기 대선이 끝나면 정치 시스템은 제자리로 돌아온다. 끔찍한 사고의 상흔도 시간이 지나면 아물고 새살이 돋는다. 외생변수는 늘 있었다. 그 속에서 배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또 다른 해결책을 찾아 왔다.
2025년 신년사를 준비하는 재계 리더들의 마음에는 비장감이 있을 것이다. 그 신년사 속에 매년 반복되는 메시지를 다시 던질 것이다. 그걸 실행하는 과정이 위기 극복의 해법이다.
우리는 1년이 지나면 또 다른 위기를 걱정하고 또 다른 해법을 고민할 것이다. 신년사를 준비하는 그 마음 속에서 우리는 한뼘 더 자라고 더 강해질 것이다. 경제인 여러분 올 한해 고생 많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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