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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뉴 비전]동력 다시 찾아야할 로보틱스, 북미·유럽 '정조준'②적자 못 벗어난 로보틱스, 밥캣 배당 확보도 불발…글로벌 네트워크·M&A 초점

허인혜 기자공개 2025-01-03 07:13:25

[편집자주]

두산3사는 추진했던 분할·합병안이 무산되면서 미래 로드맵을 다시 짜야할 상황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투자 재원 마련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밥캣은 모자 관계를 구축해 이루려던 기술 시너지의 밑그림을 새로 그리게 됐다. 플랜A는 폐기됐지만, 원전 르네상스 등 기업구조 재편을 기획했던 배경을 고려하면 투자와 기술 개발의 방향성은 유지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더벨이 두산에너빌리티와 밥캣, 로보틱스의 현황을 진단하고 새 청사진과 재원마련 방안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30일 15: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로보틱스는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좋지 못했던 실적은 두산밥캣 합병으로 해소하고자 했다. 기술 협업, 글로벌 시장 시너지와 배당에 따른 자금유입 등을 노렸다. 합병 불발로 매출 확대는 다시 두산로보틱스 혼자 풀어야할 과제가 됐다.

두산로보틱스는 글로벌 시장 매출 확대로 실적 반등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북미와 유럽 중심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한편 현지 기업과의 협업도 늘리는 중이다. 2023년 상장으로 유입된 현금과 마이너스 순차입금 등 유동성도 활용 방안으로 남았다. 유관기업 인수합병(M&A) 전략 등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총 못 따라가는 실적, 배당 기대했지만

두산로보틱스는 두산그룹의 미래 먹거리다. 주가가 오른 배경은 그 기대치 때문이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10월 코스피 시장에 신규 진입했다. 시가총액은 계엄 사태 전까지만 해도 6만원대를 유지했다.

실적은 마이너스(-)인데 시총은 그룹 2위권을 오갔다. 아직까지는 두산그룹의 플러스 요인이 못 된다. 투자를 받아야할 곳이다.

두산로보틱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7.71배다. 이벤트로 주가가 하락하며 조정된 수치로 본래 12~13배 구간이었다. 실적과 시총의 지나친 괴리가 불안정성을 키웠다. 두산로보틱스가 성장 동력을 갖춰야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두산밥캣을 떼어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두려고 했던 이유 중 하나다. 두산로보틱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까지 마이너스 흐름을 이어갔다. 올해 영업익 컨센서스도 -263억원으로 전망된다. 실적이 좋지 못하다보니 현금창출력도 당연히 떨어진다.

두산로보틱스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계속 마이너스 흐름을 기록 중이다. 2020년 -116억원에서 이듬해 -47억원, 2022년 -88억원, 2023년 -128억원 등이다. 올해 3분기까지도 -164억원을 나타냈다.

두산밥캣이 자회사로 편입되면 두산에너빌리티가 받아온 배당금도 두산로보틱스로 넘어올 예정이었다. 올해 말 두산밥캣이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주당 최소 배당금은 1600원이다. 지분을 고려하면 연간 약 740억원 수준이다.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했다면 배당으로만 연간 영업손실을 회복하고도 약 480억원의 현금이 남는 셈이다.


◇북미·유럽 규모 큰 협동로봇, 답은 글로벌 네트워크·M&A

계획이 좌초됐으니 두산로보틱스는 동력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두산밥캣과 합병 배경으로 내세운 미래 계획들을 보면 재설정의 방향성도 보인다. 기술 시너지,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이다.

두산로보틱스는 밥캣과의 기술적 시너지를 말했다. 기술 시너지로 2030년까지 약 5000억원 규모의 성과를 낸다는 목표였다. 류정훈 로보틱스 대표는 사업적 시너지를 강조했다. 두산밥캣의 지게차와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을 결합하는 '지게차-팔레타이저 솔루션' 등이다. 특히 모자관계로 실적이 연결되면 밥캣이든, 로보틱스든 실적을 더 키워야하는 필요성이 높아진다는 게 박상현 에너빌리티 대표이사 사장의 설명이었다.

계열사 관계로도 서로를 활용할 방안은 여전히 열려있다.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에 주목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밥캣의 주요 판매처는 북미다. 글로벌 생산기지 17곳과 영업 네트워크 1500개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협동로봇 시장은 아직 순위를 논하기에는 파이가 작다. 두산로보틱스와 한화로보틱스, 삼성전자 등이 가입한 한국로봇산업협회(KAR)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협동로봇 시장 규모는 2025년 50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이 내다본 세계 시장의 규모는 2025년 6조4500억원이다.

두산로보틱스의 매출액 비중을 봐도 북미와 유럽 시장 등 해외가 국내보다 높다. 올해 3분기까지 매출액 353억원 중 수출이 214억원, 내수가 140억원이다. 독일 뒤셀도르프에 지사, 네덜란드 헤이르휘호바르트에 서비스센터를 설립해 뒀다. 영국 옵티맥스사와 협동로봇으로 협업 중이다.

글로벌 매출 확대를 주요 목표로 둔다면 두산로보틱스가 내세운 M&A 전략도 활용할 만 하다. 긍정적인 점은 현금성자산 규모와 순차입금이다. 두산로보틱스의 현금성자산은 상장을 기점으로 약 4200억원가량 확보된 뒤 올해 3분기까지도 2900억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순차입금은 2021년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지난해 말 -2881억원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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