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1월 06일 13: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금융산업의 메카인 뉴욕 월스트리트의 1번지는 누가 주인일까. 답은 뉴욕멜론은행(Bank of New York Mellon: BNY)이(었)다. 트리니티교회를 길 건너에서 비스듬히 마주 본다. 반대 방향으로는 골목을 사이에 두고 뉴욕증권거래소다. 50층짜리 빌딩인데 20세기 초에 지어졌다. 어빙트러스트가 쓰다가 1988년에 멜론은행에 인수되면서 멜론의 본사가 되었던 건물이다. 2007년에 뉴욕은행과 멜론이 합병해서 BNY가 되고 2015년까지 BNY의 본사였지만 아무도 도전할 수 없는 이름인 ‘원 월스트리트’가 빌딩 이름이다. BNY는 그리니치로 이전했다. 그래도 아직 BNY빌딩으로 불리기도 한다.뉴욕은행은 1784년에 알렉산더 해밀튼을 비롯한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사들도 참여해 출범했던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3대 은행 중 하나다. 1792년 버튼우드협약으로 출범한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1호 기업이다. 거래소와 그 1호 상장회사가 200년이 지난 후에 좁은 골목(뉴스트리트)을 건너 마주 보고 있는 것이 재미있다.
미국의 1호 은행은 1781년에 의회 승인을 받아 필라델피아에 세워진 Bank of North America다. 알렉산더 해밀튼, 토머스 제퍼슨, 벤자민 프랭클린 다 주주였다. 1784년에는 보스턴에서 2호 은행 메사추세츠은행이 출범했다. 한편, 당시 뉴욕에서는 해운산업이 급성장하고 있었지만 은행이 없었다. 1784년에 뉴욕의 상인들이 조지 워싱턴 대통령이 취임 직후 1년간 살았던 세인트 조지 스퀘어(나중에 벤자민 프랭클린 스퀘어가 된다)에 있는 커피집에 모였다. 6월 9일에 자본금 50만 달러로 3호 은행인 뉴욕은행을 탄생시켰다. 723주가 192명의 주주에게 인수되었다. 뉴욕은행은 조지워싱턴 대통령과 의회 의원들의 급여를 담당했고 합중국 정부에 차관도 제공했다.
멜론은행은 1869년 피츠버그에서 멜론 패밀리가 시작한 은행이었다. 미국 산업화 초기의 유수 기업들에 투자해서 성공을 거두었다. 펜실베이니아를 중심으로 M&A에도 열심이었다. 멜론은행은 1988년에 월스트리트 1번지의 주인이었던 어빙트러스트를 적대적으로 인수한다. 1년이 넘게 걸린 싸움이었다. 성공했고 그 덕분에 빌딩의 주인이 된 것이다. 어빙트러스트는 1851년 뉴욕에서 시작했던 은행이다. 월스트리트 1번지 이전에는 맨해튼의 또 다른 랜드마크인 울월스빌딩에 있었다.
2007년 뉴욕은행과 멜론은행의 합병은 165억 달러 규모의 딜이었다. 뉴욕은행 주주들은 주당 0.9434의 새 회사의 주식을 받았다. 멜론은행 주주들은 1주에 1주를 받았다. 사실상 1:1 합병이다. BNY로 간편하게 쓰지만 공식적으로는 뉴욕멜론은행이다.
BNY는 자산규모 미국 13대 은행, 세계 최대의 예탁은행이다. 2024년 6월 기준 약 49조 달러 규모의 예탁 자산을 관리한다. 외국 기업들이 발행하는 ADS도 주로 BNY에 예탁된다. 따라서 BNY가 ADR을 발행하고 ADR을 통해 미국 기업의 주주가 된 세계의 거의 모든 투자자들은 주주권 행사나 기타 사무에 BNY를 거친다. 해당 미국 회사들의 주주명부에는 BNY가 주주로 등재되어 있다.
BNY빌딩은 엠파이어스테이트와 크라이슬러에 버금가는 기념비적 빌딩이기도 하다. 아르데코(Art Deco) 빌딩들 중 하나이고 연방정부가 문화재로 지정했다. 비즈니스빌딩이지만 상층부에는 566호의 고급 콘도가 있다. 주위의 고층 건물들 때문에 길거리에 서서 빌딩의 전모를 직접 보기가 어렵지만 브로드웨이를 건너 트리니티 교회 방향에서 가장 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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