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1월 13일 0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말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가 던진 충격은 컸다. 국내 1위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에서 대규모 인명사고가 발생했다는 점 때문에 그 여파는 더 컸다. 규모 면에서 타 LCC보다 믿음을 더 줬던 곳이었다.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절차가 남아있다. 섣불리 제주항공에 전적인 책임을 묻긴 어렵다. 버드 스트라이크 불운인지, 정비 불량 여파인지, 공항 관리에 책임이 있는 당국 잘못인지는 훗날 가려질 것이다.
책임 소재를 밝히는 것과 별개로 당장 제주항공은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었다. 항공업에서 안전은 인명과 직결된 중대 요소다. 원인을 떠나 소비자는 제주항공과 사고를 연결지을 것이다. 제주항공이 이번 사태를 어떻게 극복하는지가 과제다.
제주항공의 기체 당 정비사 수, 정비시간, 기체 운항시간과 주기 등도 낱낱이 드러나고 있다. 지금까지 정황을 종합하면 제주항공이 기체를 타이트하게 운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기체 당 정비사 수는 국토교통부의 권고치를 최근 넘겼다는 설명이다. 늘어나는 운항 시간 대비 부족한 인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LCC는 가격경쟁력을 강점으로 앞세운다. 기체와 인력을 최대한 가동해야 수지타산이 맞는다. 한정된 자원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안전과 비용은 비례한다. 수익을 내야하는 기업은 중도를 찾아야 하는데, 말처럼 쉽지 않다.
업계 1위 플레이어가 이 정도라면 나머지 중소 LCC에서는 과연 제대로 기체를 관리하고 있을까. 그간 LCC를 애용하면서도 마음 한켠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던 막연한 질문과 불안감이기도 했다. 현재 십자포화를 맞는 곳은 제주항공이지만, 다른 LCC는 그 잣대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LCC업계의 열악한 사정은 여러 번 거론됐던 터다.
LCC 면허를 내줬던 국토교통부 계획도 들여다 볼 때다. 좁은 국토에 LCC 업체 수는 아홉 곳에 이른다. 과도하게 많은 플레이어가 들어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LCC 시장을 확대한 취지는 좋았다. 시장에 공급자가 늘어날수록 수요자인 고객이 누릴 수 있는 편익은 커지기 마련이다. LCC는 대형 항공사가 메우지 못했던 시장의 수요 공백을 채웠고 소비자 여행 부담도 줄여줬다.
다만 현 시장 구도는 부실을 초래한다. 업체가 난립했고 경쟁 강도는 극심하다. 비용 절감에 치일수록 항공 안전에도 지장이 생긴다. 안전 관련 규제는 더 세심하게 손보되 LCC 수는 줄이는 '가지치기'를 고려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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