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 프로파일]'투자처를 내 회사처럼' 준비된 전문가 '김광우 IMM PE 전무'투자은행부터 법률 지식까지, 끝없는 지식의 확장으로 투자기회 포착
윤준영 기자공개 2025-01-13 07:59:00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8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온다. 진부하지만 실천은 어려운 말이다. 당장 눈앞에 성과가 보이는 시기엔 열심히 할 동력이 있지만 손에 잡히지 않는 장기적 목표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김광우 IMM PE 전무는 사모펀드(PEF) 영역을 넘어 투자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기반을 만들어왔다. 투자은행, 헤지펀드부터 인수합병(M&A) 변호사까지, 다양한 분야를 넘나 들었다. 흔히 '종합예술'이라 불리울 정도로 다양한 스킬이 요구되는 PEF 투자의 기반이 될 경험과 지식을 차곡차곡 쌓아온 셈이다. 이를 기반으로 IMM PE에서 제뉴원사이언스, SK엔무브 등 굵직한 딜(거래)의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다.
◇성장 스토리 : 투자은행, 변호사 거쳐 사모펀드 '안착'
김광우 IMM PE 전무가 걸어온 길에는 늘 '투자'라는 키워드가 있다. 경제학을 전공한 학부 시절부터, 대학원 이후 투자은행, 헤지펀드, 로펌, PEF 운용사까지 그가 몸 담아온 회사는 다양하다. 하지만 김 전무가 해당 경력을 선택한 배경에는 항상 '좋은 투자자란 무엇인가'라는 고민이 담겨 있었다. 각기 방식은 다르지만 결국 성공적인 투자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꾸준히 동일한 목표를 향해 달려왔다고 볼 수 있다.
김 전무는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출신으로 학교 재학 시절 주식 동아리 스믹(서울대 마이다스 투자동아리)에 몸 담으며 광의의 '투자' 활동에 눈을 뜨게 됐다. 대학 입학 후 맞이한 IMF 외환위기 전후로 글로벌 금융기업들이 한국 기업에 발빠르게 투자하여 큰 자본 이득을 거두는 것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대학교 재학시절 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삼정회계법인을 거쳐 골드만삭스 IB(기업금융)부서 애널리스트로 본격적으로 M&A(인수합병) 시장에 발을 딛게 된다. 해당 부서에서 근무하며 김 전무는 국내외 기업 그리고 PEF 운용사들의 M&A를 자문했다. M&A에 대한 전반적 이해, 딜 메이킹 방법이나 딜 프로세스를 접하게 된 시기도 이때다.
이후 김 전무는 글로벌 헤지펀드로 이직했다. M&A 뱅커로서의 커리어치고는 다소 이례적이다. 호흡이 긴 M&A 및 자본시장 업무와 달리 주식운용은 여러 산업에 속한 기업들을 동시다발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만큼 순발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전무는 해당 커리어를 짧았지만 중요했던 투자 경력으로 꼽는다. 당시 여러 산업을 망라하며 수많은 포트폴리오 회사를 분석했던 경험이 현재의 M&A 업무에서도 탄탄한 밑거름이 됐기 때문이다.
미국 유학시절 로스쿨에 진학해 법률적 지식을 쌓은 점 역시 결국 M&A 커리어에 귀한 자양분이 됐다는 평가다. 실제 미국 로펌 커클랜드&앨리스의 시카고 본사에서 PE 고객들을 위한 업무를 맡으며 다양한 실무지식을 쌓았다. 이를 기반으로 M&A 계약서 협상은 물론, IMM PE에서 담당하고 있는 교보생명 건과 같이 분쟁 상황에서도 변호사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
김 전무는 미국 유학 후 로펌을 거쳐 골드만삭스로 복귀하며 IMM PE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게 된다. 당시 골드만삭스 한국팀에서 IMM PE를 커버하며 과거 같은 직장에서 선후배로 일했던 이해준 대표와 인연을 이어 나가던 중 입사 제안을 받게 됐다. IMM PE에 입사한 후에는 2호 블라인드펀드의 할리스커피와 교보생명, 3호 블라인드펀드의 레진, 에이블씨엔씨, 우리금융지주 등 다수 포트폴리오들을 담당했다. 또 IMM PE 입사 1년 반 만에 업무 역량을 인정 받으며 IMM크레딧솔루션(이하 IMM크레딧)의 초기 창립 멤버로 부름을 받았다.
이처럼 다방면에서 쌓은 경험은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 매각 등 주요한 딜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튼튼한 기반이 되었다.
◇투자스타일 투자철학 : '많이 읽고 많이 들어라'…투자과정은 '신속하게'
김 전무의 투자철학은 단순하다. 투자하려는 분야나 기업에 대해 누구보다도 많이 읽고 많이 듣자는 것. 어떤 인맥이나 네트워크보다도 결국엔 적절한 분석 끝에 알맞은 가격대에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 업무를 하며 김 전무가 가장 많이 되새기는 질문은 '내가 경영자라면 어땠을까'다. 그만큼 좋은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투자한 산업과 회사에 대한 이해도가 회사의 경영자와 비견할 만한 수준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은 '좋은 경영자가 좋은 투자자를 만들고, 반대로 좋은 투자자가 좋은 경영자를 만든다'고 했다. 김 전무가 늘 가슴 속에 아로새기는 말이다.
이처럼 꼼꼼한 리서치는 김 전무가 투자를 결정한 기업에 대해 적정 가격을 산정하는 데 중요한 가늠자 역할을 했다. 김 전무는 투자를 결정하기까지 오래 걸리지만, 일단 투자하기로 선택하면 '가격 베팅'까지는 상당히 빠르게 진행한다. 투자하려는 회사의 내재가치를 찾아내고 이를 베팅할 가격 산정에 반영하는 데 집중하는 편이다.
김 전무는 투자한 회사에 대한 모니터링도 빠짐없이 챙긴다. 경영권 바이아웃 기업의 경우 못해도 한달에 한두번 투자한 회사의 C레벨 임원들을 돌아가며 만나는 데 시간을 할애한다고 한다. 최대한 업계 사람들로부터 최신의 정보를 얻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이를 바탕으로 해당 업계의 전문가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좋은 투자 관리가 나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트랙레코드 1 : '배당과 성장을 겸비한 우량주' SK엔무브에 과감한 투자
김 전무에게 SK엔무브 투자는 의미가 남다른 딜이다. IMM PE에서 업무 성과를 인정 받아 IMM크레딧솔루션(이하 IMM크레딧) 설립 멤버로 참여하며 맡은 첫번째 딜이라는 점에서다. 성과도 좋다. IMM크레딧은 2021년 SK엔무브 지분 40%를 약 1조1195억원에 투자했다. 이후 꾸준한 배당 및 인수금융 리캡 등으로 이미 투자 원금 이상을 회수했다. 2023년까지 배당으로만 약 6807억원을 회수했다.
당시 IMM크레딧은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하기 전이었던 터라 프로젝트펀드로 조단위 딜 투자를 단행했다. 20여곳 기관을 찾아다니며 약 5800억원에 달하는 에쿼티(Equity) 투자금을 모았다. 당시만 해도 에어퍼스트에 이어 IMM PE의 두번째 조단위 딜이었던 만큼 부담감도 적지 않았던 투자였다.
이후 김 전무는 약 2년간 SK엔무브 이사회에 참여하며 SK이노베이션 최고경영진과 함께 기업 성장 방향성에 대해 논의했다. 신사업으로 2022년 미국 수조형 액침냉각 솔루션 회사 GRC에 약 2500만 달러 투자를 추진했다. 이 회사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의 액침냉각제 윤활유를 생산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데이터센터에 활용할 액침냉각 관련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마련하게 되며 향후 성공적인 기업공개(IPO)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트랙레코드 2: 한국 콜마그룹의 조력자 역할 한 '제뉴원사이언스 딜'
김 전무는 IMM PE 시절 제뉴원사이언스 매각을 진두지휘 하며 성공적인 엑시트 트랙 레코드를 쌓을 수 있었다. 2022년말 IMM크레딧에서 IMM PE로 복귀하면서 담당 본부장이 되어 작년 9월 맥쿼리에 매각까지, 직접 투자한 회사 못지 않게 애착을 갖고 관리했다고 회고한다.
매각 과정에서 경영진과 많은 시간을 대화하며 제약업계 전반에 걸쳐 많은 지식을 쌓을 수 있었던 기회였다. 설비 증설 등 굵직한 의사결정을 이사회 차원에서 검토하는 과정에서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회사 내 여러 임직원들과 친밀감을 쌓게 됐다.
제뉴원사이언스 딜은 여러모로 의미가 깊은 거래로 꼽힌다. 한국콜마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에서 바이아웃 PE가 일조하여 윈-윈(Win-win)한 케이스로 꼽힌다. 한국콜마그룹은 CJ헬스케어를 인수하면서 비즈니스 모델이 다른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IMM PE는 조력자로서 해당 거래를 성사시켰다.
◇향후 계획 : 크로스보더 딜 발굴, "대기업 카브아웃·오너 엑시트 도울 것"
김 전무는 앞으로 안정적이면서도 장기적으로 성장할 섹터의 투자처를 다수 발굴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제뉴원사이언스 등 그간 쌓아왔던 제약 및 CDMO(위탁개발생산) 산업 경험을 살려 현재 고속 성장하고 있는 헬스케어 역시 주의깊게 살펴보는 영역 중 하나다.
이 과정에서 폭넓은 리서치를 통해 다양한 밸류업 케이스들을 만들어 바이아웃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 IMM PE는 지난 18년간 14건의 바이아웃을 포함해 총 42건의 투자를 집행하고, 25건을 회수 완료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경험을 갖춘 대표적인 PEF 운용사로 꼽힌다. 이를 기반으로 앞으로도 사업부 카브아웃 매각을 원하는 대기업이나 엑시트를 염두에 둔 오너들을 돕는 역할을 지속할 전망이다.
또한 김 전무는 IMM PE와 공동 투자를 원하는 국내외 기업 및 LP 출자자들을 다수 만나볼 계획이다. IMM PE가 보유한 국내의 성공적인 투자 트랙레코드와 자금 동원력을 기반으로 크로스보더 투자 건에서도 기회를 발굴하겠다는 세부적인 목표를 세워뒀다. 이 같은 과정에서 김 전무가 그간 쌓아온 미국 및 글로벌 경험이 귀한 토양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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