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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제강지주의 변신]'증설 언급' 이휘령 부회장, 미국 '에너지용 강관' 기회잡나③국내 기업 유일 미 현지 강관 공장 보유…"투자는 찬스 왔을 때 해야"

이호준 기자공개 2025-01-21 10:17:08

[편집자주]

세아제강지주를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본업과 비슷한 규모로 성장한 해상풍력 사업체는 '블루오션'이라는 평가 속에 한층 더 멋들어져 보인다. 강관 중심의 회사라는 오랜 정체성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새롭게 눈에 들어온다. 시장은 이미 세아제강지주를 그룹의 간판주식으로 평가하며 전환점에 주목하고 있다. 더벨은 변화의 중심에 선 세아제강지주의 현황과 미래 전략을 다각도로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5일 15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등장에 맞춰 발빠르게 움직일 것이고, 미국 내 생산 확대가 필요하면 증설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휘령 세아제강지주 부회장이 14일 철강협회 신년인사회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투자는 찬스가 왔을 때 해야 한다"며 "트럼프는 예측하기 어려운 인물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환경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친환경 에너지 법안 폐기와 화석 연료 시추 확대가 예상된다. 자회사를 통해 에너지용 강관의 생산과 공급을 강화하고 있는 세아제강지주는 수요 증가 가능성에 대비한 전략을 준비 중인 모습이다.

세아제강지주의 정체성은 강관에 있다. 강관은 단면이 원형이나 각형이고 내부가 비어 있는 구조다. 사용 목적에 따라 종류도 다양하다. 자회사 세아제강을 통해 배관용과 구조용 등 다양한 강관을 생산한다. 하지만 현재 강관 시장은 건설업 등 전방 산업의 부진과 소재 가격 하락으로 침체 상태다.

다만 유정용강관(OCTG) 등 에너지용 강관 시장은 상황이 다르다.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분류되는 에너지용 강관은 원유 및 천연가스 시추와 가스정 굴착 등에 사용된다. 현재 북미 지역에서 친환경 에너지와 화석 연료 수요가 동시에 증가하면서 판매량과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는 화석 연료 중심 정책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시추 제한 해제 등의 정책 변화로 오일 및 가스 산업이 성장할 전망이다. 또,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쿼터제 확대와 관세 부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현지 에너지용 강관 제조업체들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세아제강지주가 가장 먼저 긍정적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세아제강을 통해 국내에서 에너지용 강관을 수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2016년 미국 휴스턴의 유정용강관 제조사를 약 1억달러에 인수한 후 현지 생산과 판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미국 내 자회사인 SeAH Steel USA를 통해서다. 재작년에만 76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 기간 순자산은 2450억원으로 세아제강의 약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지만 순이익은 세아제강(1850억원)의 약 41%에 달하며 뛰어난 수익성을 보여줬다.

국내에서는 현대스틸파이프 등 여러 강관 업체가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미국 현지에서 강관 제조 공장을 보유한 곳은 세아제강지주가 유일하다. 휴스틸 등 일부 기업이 현지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대미 쿼터제와 관세 부과가 현실화되면 세아제강지주의 현지 생산 체계는 중요한 경쟁 우위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이 증설을 언급한 것도 이러한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현지 생산 체제가 갖춰졌더라도, 대미 쿼터제가 시행되면 세아제강의 공급량 조정은 불가피하다. 이를 대비해 현지 생산력 확대와 효율적인 운영 전략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SeAH Steel USA의 마지막 증설 결정도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이뤄진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해외 철강재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며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했다.

세아제강지주는 SeAH Steel USA의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현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약 2500만달러(약 280억원)를 투자해 유정용강관 튜빙 생산라인을 확장했다. 이 증설을 통해 유정용강관 생산능력이 10만t 증가했다. 현재 미국 내 생산량은 약 25만t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SeAH Steel USA 내부 이미지. 출처: 세아제강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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