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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은 지금]'강대강' 대치에도 자신감, 서강현 사장 '위기관리' 시험대①CFO 출신, 풍부한 경험 강조…급변하는 대외환경, 명확한 단일대오 필요성

이호준 기자공개 2025-02-06 07:43:39

[편집자주]

현대제철에게 지난해는 도전의 연속이었다. 불황으로 수익성이 급감했고 저가 철강재를 겨냥한 반덤핑 제소와 사업장 셧다운 시도까지 이어졌다. 올해는 보다 순탄한 한 해를 기대했겠지만 상황이 그리 만만치 않다. 파업 등 내부 리스크,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 국내외 투자 검토 등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현대제철은 지금 어떤 시기를 지나고 있을까. 더벨이 현대제철의 현황과 향후 과제를 다각도로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3일 15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해 벽두부터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당진공장 냉연 생산라인 가동이 노조의 파업으로 중단되면서 외부 악재와 내부 갈등이 얽혀 현안이 더욱 복잡해졌다.

현대제철은 앞서 저가 철강재 공세와 설비 노후화로 포항2공장 폐쇄를 결정했지만 이 역시 노조 반대로 무산된 상황이다. 취임 2년째를 맞은 서강현 사장은 그룹 내에서도 재무 전문가로 손꼽힌다. 위기 상황마다 능력을 검증받아온 그이지만, 이번 사태로 그의 조직 운영 능력이 한층 혹독한 시험에 놓였다.

◇노조와 '강대강' 대치에도 내비친 자신감

현대차그룹은 재무 출신의 인사들이 중용받는다. 이사회에 반드시 자리할뿐 아니라 계열사 대표이사로 영전하는 경우도 사실상 공식처럼 여겨진다. 전사 상황을 통제하고 리스크를 사전에 관리하는 능력을 충분히 인정한 결과다.

서강현 사장 역시 현대제철 수장에 오르기 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을 지냈고 그 이전에는 현대제철 재경본부장과 현대차 회계관리실장, 경영관리실장 등 재무 부서에서 오랜 기간 경력을 쌓았다. 이 같은 경험을 인정받아 2023년 11월 현대제철 CEO로 발탁되며 익숙한 자리의 책임자로 영전했다.

서강현 사장이 현대제철 수장으로 선택된 이유는 현재의 상황이 분명히 보여준다. 현대제철은 불황을 견디기 위한 사업 구조 개편이 절실하다. 서강현 사장이 지난해 자회사 현대IFC 등의 매각을 회계법인과 논의하고 포항2공장의 셧다운(폐쇄)과 인력 전환 배치를 추진한 것도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구조조정은 속도전이다. 골든타임이 길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그간 준비해온 계획들은 새해부터 거센 풍파에 부딪혔다. 최근 현대제철 노조는 판교 본사에서 항의 집회를 열어 회사의 포항2공장 폐쇄 방침을 철회시켰다. 이어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며 당진 냉연공장 가동 중단 파업을 강행했다. 노조는 2월에도 같은 요구를 내세워 추가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순천공장도 현재 파업 준비에 들어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회사 매각은 검토 단계에서 진척이 없고 구조조정 계획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노조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부담이 커지고 있다.

혼란스러운 분위기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서강현 사장은 최근 철강협회 신년인사회에서 관계자들과 만나 "상황이 심각하지만, 내가 쌓아온 경험 덕분에 이 정도로 막고 있는 것"이라며 "철강업계를 위해서라도 이번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치며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파악됐다.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이 2025년 철강업계 신년인사회를 찾아 건배사를 제의하고 있다. 맨오른쪽)

◇타격 크지 않지만…단일대오 필요, 위기관리 능력 시험대

물론 철강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어 파업으로 인한 수급 영향은 크지 않은 상태다. 수요 등을 감안해 쌓아둔 재고도 상당량 확보돼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 상황을 빠르게 해결해야 할 이유가 분명하다. 당진공장과 파업이 예고된 순천공장은 열연강판을 가공하고 표면을 처리해 냉연을 생산한다. 주로 자동차 부품 등에 사용된다. 단기로는 중국산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파업이 장기화되면 현대차 공급 차질 우려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1% 감소했다. 올해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속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철강산업 정책 발표가 임박하며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단일대오로 위기에 대응하며 반등을 꾀하는 것이 절실하다. 노무 리스크를 줄이고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취임 2년째에 접어든 서강현 사장의 위기관리 역량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에는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해를 넘기긴 했지만 파업까지는 막아냈다. 그러나 현재 현대제철 노조는 파업을 통한 임단협 진행 외에 폐쇄를 철회한 포항2공장의 신규 투자 계획까지 회사에 요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이 멈춰 회사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것보다는, 현대제철을 둘러싼 복잡한 대외 환경 속에서 내부 리스크가 계속되는 상황이 더 우려되는 것"이라며 "교섭은 실무적으로 잘 풀리지 않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포항공장 전경. 출처: 현대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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