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약품, 5년만에 흑자 전환…이기수 대표 연임 '촉각' 올해 3월 임기 만료, 기존 관행 '충돌'…신약·글로벌 등 신사업 '과제' 산적
한태희 기자공개 2025-01-24 08:51:46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3일 14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진약품은 통상적인 중견 제약사와는 사뭇 다른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과거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KT&G의 자회사로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형태다. 이 때문에 대표이사(CEO)를 비롯한 주요 임원들의 교체 주기도 1~2년 내외로 짧은 편이다.2022년 취임한 이기수 대표가 3년의 임기를 부여받은 건 영진약품에 있어선 이례적 결단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실적이 크게 줄면서 택한 승부수였다. 이 대표는 임기 동안 내실경영에 집중하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흑자로 전환시켰다.
영진약품의 기대에 부응한 이 대표의 임기가 올해 3월 만료됨에 따라 연임 여부 등 향후 거취가 주목된다. 매출 신장과 더불어 수익성을 개선하는 성과를 냈지만 신약 개발을 비롯해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 확대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매출 2500억 고지 돌파, 영업이익 전년 대비 약 3배 증가
영진약품이 발표한 작년 잠정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2520억원, 영업이익은 87억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전년 대비 7.3%, 179.8%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12억원으로 5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크라모넥스, 세파클러, 세프타지딤 등 항생제 매출 증가가 실적 향상에 기여했다. 작년 3분기 기준 항생제 관련 매출은 393억원으로 전년 대비 32.6% 증가했다. 이 외에도 정신신경계 및 소화기계 의약품 매출이 각각 전년 대비 32.4%, 73.8% 증가했다.

이 대표 부임 후 전임 대표 체제에서 추진하던 신약 개발 위주 사업 구조를 바꿨다. 불필요한 지출을 최소화하는 내실 경영에 초점을 맞췄다. 영진약품의 작년 3분기 기준 연구개발비는 93억원으로 전년 동기 107억원 대비 13% 줄었다.
하지만 글로벌 사업 확대는 아직 과제로 남아 있다. 2021년 일본 제약사 사와이에 세파계 항생제를 납품하던 계약이 종료됐다. 작년 9월에는 원료의약품 기업 중산벨링과 계약 총액 995억원에 세파계 3세대 항생제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중국 진출에 나섰다.
계약 기간은 NMPA(중국 식약처) 품목 허가 후 10년 간이다. 품목 허가 후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된다. 품목 허가는 내년 말 정도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달 초에는 남양공장 세파항생 주사제 증축을 완료했고 올 하반기 GMP 최종 승인을 목표로 한다.
◇오너일가 없는 지배구조, 전례 깬 '임기 3년' 부여
흑자로 간신히 전환한 영진약품은 여전히 갈길이 멀다. 그러나 임원 교체주기가 비교적 짧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 수장인 이 대표의 임기가 올해 3월까지라는 점은 불확실성으로 남는다.
영진약품의 실적 회복 국면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KT&G가 어떤 결단을 내릴 지 관심이 몰리는 이유다. 영진약품은 1962년 설립됐고 2004년 KT&G 계열사로 편입됐다.
이후 모기업인 KT&G가 지분 52.45%를 보유한 최대주주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KT&G의 최대주주는 지분 7.3%를 보유한 중소기업은행으로 특정 개인이나 가족에 소유되지 않고 지분이 분산돼 있다.
이 때문에 이사회 구성원의 교체 주기가 다른 제약사와는 다르게 설정돼 있다.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 임기가 주로 1년에서 2년으로 설정되고 매년 갱신하는 정책을 쓴다. 2018년 부임한 이재준 전 대표의 경우 임기 2년으로 처음 선임한 뒤 2022년까지 1년마다 임기를 연장했다.
영진약품은 2020년부터 코로나19로 인해 주요 수출망이 막히면서 매출이 고전했다. 주력 제품인 항생제 계열 의약품의 해외판매가 줄어들었다. 2021년에는 2000억원을 밑도는 매출과 함께 1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냈다.
영진약품은 2022년 흑자전환을 과제로 영진약품 출신 이 대표를 불러들였다. 임기 3년을 부여하면서 기존 임원 선임의 관행을 깼고 영진약품의 실적은 3년 사이 반등했다.
영진약품 관계자는 "원가율 개선을 위해 제품 위주 마케팅과 영업활동에 힘썼고 수익성 좋은 제품을 판매하려고 노력했다"며 "지금 성장 추세를 유지하며 항생제의 중국 품목허가를 비롯해 혁신신약의 임상도 꾸준히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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