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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리 시대 LP 운용 전략]ESG 투자 딜레마, 수익성·지속 가능성 저울질 계속⑧투자 실적으로 연결 안돼, 국내 LP 업계도 ESG 축소 분위기

최재혁 기자/ 남준우 기자공개 2025-02-06 08:03:20

[편집자주]

패권국가 미국의 수장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오른다. 이전보다 훨씬 강력한 감세 정책을 선언했다. 이는 시장 금리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동안 매파적 움직임을 보였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속도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 따라 4%대 중금리 시대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 잔치 속에서 20년 넘게 활동해왔던 국내 기관출자자(LP)들의 운용 전략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더벨에서 LP들이 중금리 시대를 맞아 어떤 운용 전략을 펼칠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31일 07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몇 년간 전 세계 산업 및 금융 시장에서 화두로 떠오른 ESG 투자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중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은 높아진 조달 비용과 함께 단기적 수익 창출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빠른 수익성을 보장하기 어려운 ESG에 대한 회의론이 나오는 분위기다

이 같은 분위기는 글로벌 PEF 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반(反)기후위기 기조가 확산되면서 ESG의 중요도가 전반적으로 이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국내 LP 업계에서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ESG 고려도를 많이 낮췄다는 의견이 나온다.

◇블랙록발 반 ESG 움직임, '그린 펀드' 급감

반 ESG 기조의 신호탄은 지난 2023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CEO 래리 핑크 발언에서 시작했다. 그는 2023년 ESG라는 용어 사용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ESG가 본래의 취지와 달리 정치적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랙록은 지난 몇 년간 ESG 투자 확대를 주도해온 운용사였던 만큼, 그의 발언이 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왔다는 평가다. 이후 ESG 투자 성과에 대한 부정적인 분석이 잇달아 나오면서 이 같은 흐름은 더욱 탄력을 받았다.

중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자본 조달 비용이 증가한 가운데, LP들은 자금 마련을 위한 단기적 재무 성과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초기 수익률이 낮고 장기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ESG 펀드에 자금을 투자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 ESG 흐름은 자산운용사와 사모투자펀드를 포함한 투자 업계에서도 확인된다. 글로벌 투자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유럽과 미국의 자산운용사들이 지난해에만 400개가 넘는 ESG 펀드를 청산했는데, 이는 역대 최대 수치에 해당한다.

ESG의 주요 시장이었던 유럽에서도 ESG 펀드로 자금의 순유입이 증가하고 있지 않다는 분석도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기후변화 협약 탈퇴를 선언하는 등 반 ESG 기조가 더욱 노골화되면서, 이 추세는 앞으로도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ESG 열풍이던 3년 전과는 다른 분위기"

미국과 유럽에 비해 비교적 늦게 ESG 열풍이 불었던 국내 시장에서도 반 ESG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PEF 운용사 관계자들은 ESG의 중요성이 예년만큼 강조되지 않는 분위기라고 입을 모았다.

한 PEF 운용사 관계자는 "몇 년 전에는 ESG가 중요한 투자 기준으로 여겨졌고, LP들도 ESG 관련 보고서를 꼼꼼히 확인하던 분위기였다"며 "하지만 지금은 ESG에 할당했던 비중을 수익성과 효율성 중심으로 옮긴 듯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출자 사업에서는 ESG나 친환경을 명시적으로 강조한 기관이 없었다. 2~3년 전 '그린뉴딜 펀드'나 'ESG 펀드'와 같이 친환경을 주요 투자 조건으로 내세운 출자 사업이 활발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 LP 업계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추세에서는 ESG 펀드를 출시하려는 기관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지정학적 상황을 제외하더라도, 투자 성과 측면에서 현재 ESG 펀드는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옵션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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