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폐지 앞둔 이통사, 비용 증가 우려 '기우 vs 현실' 마케팅비 줄이고 이익 늘려와…시장구조 변화에 출혈경쟁 최소화 관측
노윤주 기자공개 2025-02-05 09:38:13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3일 13시28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7월부터 단말기유통법(단통법) 효력이 소멸된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 3사 마케팅비용 증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통사의 영업이익을 감소시키는 주요 요소 중 하나가 조단위 마케팅 비용이기 때문이다. 이통 3사는 단통법 시행 덕분에 과거 10년 동안 마케팅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법 폐지로 지원금이 상향 조정된다면 통신사의 영업이익 타격도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그간 산업 구조 변화와 매출 파이프라인 확대 등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단통법 폐지 영향이 '이전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매출 대비 마케팅비용 30% 육박하던 과거
통신사 마케팅비용은 단통법 시행 이후 꾸준한 감소세를 보였다. 최근에도 마찬가지다. SK텔레콤은 2024년 3분기까지 누적 마케팅비용 2조1610억원을 지출했다. 전년 같은 기간 (2조2600억원) 대비 4.38% 감소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KT는 마케팅에 1조9001억원을 지출했다. 1조9410억원을 썼던 전년 동기간 대비 2.11% 줄어들었다. LG유플러스는 타사에 비해 폭이 크지 않지만 절감 기조를 유지했다. 올해 3분기까지 LGU+ 누적 마케팅비용은 1조6245억원으로 0.17% 감소했다.
2023년에는 SKT 3조450억원, KT 2조5988억원, LGU+ 2조1646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지출했다. LGU+를 제외한 두 기업의 마케팅비용은 단통법 시행 직전이던 2014년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2014년에는 통신3사 모두 LTE 가입자 유치와 법 시행 전 고객 선점을 위한 비용을 대거 투입했다. SKT는 전년 대비 4.2% 증가한 3조5730억원을 지출했었다. 당시 매출 대비 마케팅비용 비중이 27.5%까지 치솟았고 이로 인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2% 감소한 1조8250억원으로 떨어졌다.
이 기간 KT도 18% 급증한 3조1500억원을 마케팅비용으로 투입했다. 역시 보조금을 확대한 영향이 컸다. 여기에 명예퇴직 비용까지 더해지면서 291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실적도 악화됐었다.
LGU+도 예외는 아니었다. 2014년 마케팅비용이 2조962억원으로 전년 대비 14.2% 증가했다. 하지만 경쟁사와 달리 그 이후 마케팅비용이 줄지 않고 지금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 선택적으로 지원금을 지급했던 것과 달리 단통법 시행 이후로는 균일적으로 지원금을 지급해야 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비용도 상승했다.
◇지원금 실효성 '글쎄'…서비스로 승부볼까
단통법 폐지를 앞둔 현재 이통3사의 전략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다. 일각서는 지난해 말 단통법 폐지 안건이 국회를 통과했기에 효력 소멸 전부터 지원금 확대를 예상했지만 빗나갔다.
마지막으로 공시지원금을 적용받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25의 지원금 확대는 없었다. 추가지원금을 제외한 통신사 공시지원금은 최대 24만원선이다. 제조사에서 출고가를 전작과 동일하게 동결한 만큼 공시지원금도 비슷한 선으로 책정됐다.
이통사는 가입자 유치 전략이 과거와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스마트폰 출고가가 비싸지면서 지원금 실효성이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10년 전에는 단말기 보조금을 통한 신규 고객 유치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콘텐츠와 AI 서비스 등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을 유인하는 전략으로 변화했다고 강조했다.
이통사 관계자는 "단통법 시행 전과 비교해 단말 가격이 상승했다"라며 "지원금은 제조사도 같이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인데 플래그십 모델 판매 위주로 시장이 굳어져 과거처럼 지원금을 급격히 상향 조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전략 변화는 5G 상용화 시기 마케팅비용에서도 엿볼 수 있다. 단통법 시행 이후이긴 하지만 LTE 가입자 유치 때와는 다르게 비용 급증은 일어나지 않았다.
2019년 SKT의 연간 마케팅비용은 3조700억원이다. KT는 2조7382억원, LGU+ 2조2460억원을 각각 투입했다. 3사 모두 5G 성숙기인 현재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통3사가 가입자 유치 출혈 경쟁이 아닌 수익성 중심 경영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난다.
여기에 3사 모두 B2C 무선 사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AI B2B 사업에 열중하고 있다. SKT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에 주력하고 있고 조직개편을 통해 AIX사업부도 신설했다. SK C&C와 협업해 그룹사 AI전환을 진행하고 추후 외부로도 수익처를 확대한다.
KT도 마이크로소프트(MS) 협업을 통해 B2B 매출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 LGU+도 통신3사 중 가장 큰 규모의 AIDC를 보유한 점을 내세우며 AI B2B 수익화에 나섰다.
이통사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출혈 경쟁 우려가 있지만 통신사들의 사업 구조와 시장 환경이 크게 변화한 만큼 과거처럼 극단적인 모습은 아닐 것"이라며 "아직 B2B 사업이 유의미한 매출을 낸다고 보긴 어렵지만 향후에는 서비스 차별화 등 건전한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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