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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가상자산 글로벌 지도]카타르 월드컵서 본 크립토닷컴, 한국 서비스 재개될까③국내 거래소 오케이비트 인수 후 3년째 발 묶여…승인 여부 주목

노윤주 기자공개 2025-01-24 07:54:38

[편집자주]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기술의 가장 큰 특징은 무국경·무국적이다.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접근해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지향한다. 그만큼 탈중앙화를 내세우며 무국적 글로벌 프로젝트를 자처하는 기업이 많다. 해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대형 거래소, 프로젝트들의 필수 공략 사용자는 바로 한국인이다. 글로벌로 시야를 넓혀야 할 때다. 해외 가상자산 시장 플레이어들의 2025년 사업 전략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1일 08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가 각 국가에 거점을 만들 때 1순위로 고려하는 시장이 한국이다. 국내 시장은 아시아에서 가상자산 개인 거래가 가장 활성화돼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법인 가상자산 매매가 불가능하고 사업자 규제 역시 매우 강하지만 개인의 투자 열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진입 어려움에도 글로벌 거래소가 국내 시장을 두들기는 이유다.

공식적으로 국내 거래소를 인수한 해외 거래소는 바이낸스 그리고 크립토닷컴 두곳이다. 크립토닷컴 역시 전 세계 8000만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대형 거래소 중 하나다. 거래소 뿐 아니라 코인 신용카드 결제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22년 '오케이비트'를 인수하며 국내 시장에 진입했지만 규제 등 이슈로 본격적인 영업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 올해 갱신신고가 완료된다면 다시 적극적으로 사업을 재개할 방침이다.

◇코인 카드 사업 통했다…사세 키운 후 한국 진출 타진

크립토닷컴의 시작은 가상자산 결제 플랫폼이었다. 2016년 폴란드 출신 크리스 마자렉과 홍콩계 바비 바오가 설립한 '모나코'가 전신이다. 초기 가상자산거래소 시장은 중국계 창업자들이 주도권을 잡았다. 크립토닷컴은 유럽, 중화권 두 명의 설립자가 균형을 맞추면서 차별화를 꾀했다.

초기 사업 자금은 ICO를 통해 모았다. 외환 수수료 없는 송금, 결제 모델을 구현하겠다는 계획을 공유하고 모나코 코인을 발행했다. 계획을 실현하지 못했던 대다수 ICO 프로젝트와 달리 모나코는 설립 이듬해인 2017년 비자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가상자산 결제 카드를 출시했다.

평소 사용하는 신용카드와 생김새, 결제방법 등에는 전혀 차이가 없다. 체크카드를 사용하면 결제 계좌에서 대금이 즉시 빠져나가는 것 처럼 모나코 카드로 지불 시 설정해둔 지갑의 코인이 차감되는 형태였다.


카드 사업이 순항하자 모나코는 2018년 사명을 크립토닷컴으로 변경하며 본격적인 영역 확장에 나섰다. 단순 결제 플랫폼을 넘어 종합 가상자산 금융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었다. 일년 뒤에는 크립토닷컴 거래소 서비스를 출시했다. 결제 플랫폼을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거래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홍보했다.

미리 크립토닷컴 카드 유저를 확보해 놓았던 덕에 거래소가 자리잡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가상자산 신생 기업으로서는 파격적이었던 마케팅 전략도 크립토닷컴 성장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크립토닷컴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공식 스폰서로 나서 주요 경기에 기업명을 노출시켰다. VIP 고객들을 카타르로 초청해 현장 관람 기회를 제공하는 등 고객 관리에도 적극적이었다.

◇크립토닷컴 코리아 준비 완료…갱신만 기다려

해외에서 사세를 넓힌 크립토닷컴은 국내 진출을 위해 2022년 오케이비트 지분 100%를 인수했다. 오케이비트는 2021년 코인마켓거래소로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를 확보한 곳이다. 현재는 '포리스닥스코리아 리미티드'로 법인명을 변경했다.

경영진도 모두 크립토닷컴 인물로 채워졌다. 인수 초반에는 본사 CFO인 라파엘드 마르코이 멜로가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실질적인 한국 사업은 비자카드 출신 패트릭윤 사장이 이끈다. 비자코리아 대표이사를 역임한 그는 2021년 크립토닷컴에 합류했다.


원화 없는 코인마켓거래소를 인수한 덕에 크립토닷컴은 바이낸스-고팍스 사례와 달리 등기임원 변경신고 수리를 빠르게 받았다. 그럼에도 일정 기간동안 서비스를 중단했다. 오케이비트를 크립토닷컴으로 개편하는 작업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작년 1월 대표이사를 COO인 에릭 안지아니로 변경하면서 변경신고를 다시 제출했지만 처음과는 달리 수리가 지연되고 있다. 여전히 당국으로부터 답은 받지 못했다. 바이낸스-고팍스 사례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 와중 크립토닷컴은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에 VASP 갱신신고서를 제출했다.

최초 오케이비트가 획득한 VASP 면허가 3년이 됐기 때문이다. 특정금융거래법(특금법_에 따라 모든 사업자는 3년마다 갱신을 받아야 한다. 크립토닷컴은 당장 서비스는 임시 중단 상태지만 갱신이 완료된다면 적극적으로 사업을 재개한다는 입장이다.

크립토닷컴이 제시한 운영 방식은 여타 거래소와는 다르다. 국내서 '교환소'와 같은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여러 거래시장의 호가를 탐색해 가장 최적의 가격을 고객에게 제공한다. 고객간 호가를 매칭해주는 모델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다만 이는 국내 규제와 상충할 수 있다. 특금법에 따르면 상호 고객 정보 확인이 가능한 경우에만 타 거래소와 오더북을 공유할 수 있다. 이에 국내에서 오더북을 공유하고 있는 사례는 업비트와 그의 해외 파트너사(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뿐이다. 타 거래소들은 모두 2021년 법 시행과 동시에 오더북 연동을 종료했다.

아직 서비스를 개시하지 않아 크립토닷컴이 제안한 모델의 구체적인 구동 방식은 알 수 없다. 업계서는 크립토닷컴이 국내 규제 저촉하지 않는 방법을 찾아낸 것으로 관측했다. 곧바로 양측의 거래를 중개하지 않고 '고객-크립토닷컴' 간 거래를 선 체결시킨 후 '크립토닷컴-외부거래'를 하는 방법 등을 예상 중이다.

크립토닷컴 관계자는 "2022년 변경신고는 수리를 받았고 작년말에 갱신신고서를 제출했다"며 "갱신 수리가 완료된다면 우선 코인간 거래를 적극적으로 키우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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