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쇼크' VC 긴급 서베이]저비용 모델 등장에도 VC는 미국 AI 편애 '왜'⑤보안 이슈·편향된 데이터 학습 우려…버티컬 AI 강조 여전
이성우 기자공개 2025-02-10 07:06:32
[편집자주]
중국이 챗GPT(ChatGPT)에 버금가는 성능을 지닌 딥시크(DeepSeek)를 출시하면서 글로벌 AI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미국 빅테크 중심으로 형성됐던 AI 패권 지도에 균열이 생겼다. AI 관련 투자가 메가트렌드가 된 한국의 벤처 및 스타트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으로 관측된다. 더벨은 국내 테크 전문 벤처캐피탈리스트를 대상으로 4일부터 이틀 간 긴급 서베이를 실시했다. 딥시크 쇼크를 계기로 한국 AI 스타트업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미래 투자 방향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6일 16시3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벤처캐피탈(VC)은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 중국의 인공지능(AI) 딥시크보다 미국 AI 빅테크들의 오픈소스를 활용하는 것이 더 나은 전략이라고 봤다.딥시크는 저렴한 비용과 챗GPT에 못지 않은 성능으로 업계에 화제를 몰고 왔지만 국내 VC들은 딥시크가 보안성과 범용성 측면에서 미국 빅테크들의 AI에 밀린다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의 검열로 인해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가 제한될 뿐만 아니라, 정보보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VC들은 딥시크 등장에도 여전히 △단순한 대형 AI 모델이 아닌 차별화된 능력 △효율적인 AI 모델 경량화 및 최적화 능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엔 중국산 보단 미국산
더벨은 벤처캐피탈리스트 43명을 대상으로 딥시크 발 한국 AI 스타트업의 현주소와 관련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딥시크 등장 이후 국내 AI 파운데이션 모델 기업들에 적합한 전략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딥시크의 오픈소스를 이용한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32.6%)'보다 '미국 빅테크의 오픈소스를 이용한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58.1%)'이 더 많은 지지를 얻었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5/02/06/20250206162220244_n.png)
딥시크 측은 개발 비용이 557만달러(약 82억원)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극적인 비용 절감을 이뤄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VC가 중국산이 아닌 미국산 AI를 추천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보안성 때문이다. 중국 발 모델이기 때문에 해킹에 취약할 수 있고 데이터 유출 및 악용도 우려된다는 것이다. 서베이 응답한 대부분의 벤처캐피탈리스트는 딥시크의 단점으로 보안성 문제를 지적했다.
한 벤처캐피탈리스트는 "기술활용은 가능할지 몰라도 정보보호 이슈가 존재한다"고 답했다. 또 다른 벤처캐피탈리스트도 "저렴한 비용이 강점이지만 '메이드 인 차이나'인 부분이 단점"이라고 말했다.
딥시크의 개인정보 보호 약관에 따르면 AI 모델 학습을 위해 사용자의 키보드 패턴·텍스트·오디오 등 데이터를 중국 내 서버에 수집하고 회사 재량으로 정보를 법 집행기관·공공 기관과 공유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에 지난 5일 국방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는 딥시크 접속을 차단했다.
운용자산(AUM)이 6000억원이 넘는 VC의 벤처캐피탈리스트는 "중국 데이터 기업이기 때문에 정보 보안이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들에 대한 검열로 인해 사용처가 제한적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딥시크를 이틀 정도 사용해 보고 정보 보안에 대한 우려로 삭제했다"고 답했다.
◇딥시크 쇼크, 독자적인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필요성 역설도
보안성 문제와 더불어 중국 정부의 검열에 따른 데이터 학습 제한도 딥시크의 약점으로 꼽혔다. 딥시크는 톈안먼 사건이나 대만 독립 등 중국 정부 당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주제에 대해 질문을 받으면 답변을 회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편향적인 데이터를 학습하면 양질의 대답을 내놓을 수 없다는 것이다. 중소형 VC 소속 벤처캐피탈리스트는 "챗GPT는 좀 더 범용적이고 글로벌한 언어로 학습했기 때문에 중국어나 중국 시장을 제외한 영역에서는 딥시크보다 더 높은 성능을 보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알고리즘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도 30.2%로 나타났다. 단기적으로는 딥시크의 오픈소스를 활용하는 것이 유용할 순 있으나 여기에 의존하면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한 AI 투자 담당 벤처캐피탈리스트는 "파운데이션 모델은 독자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며 "딥시크에서 사용한 기법을 개선해 만드는 것이 발전적인 방향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딥시크 등장에도 버티컬 AI 주목
저렴한 비용으로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한 사례가 나왔지만 VC들은 여전히 버티컬 AI에 주목했다. '딥시크 등장에 따라 국내 AI 기업들이 더 갖춰야 하는 역량'을 묻는 질문에 26명의 벤처캐피탈리스트가 효율적인 AI 모델 경량화 및 최적화 능력을 꼽았다.
또 다른 중소형 벤처캐피탈리스트는 "단기간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해 기술력을 따라잡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며 "오히려 오픈소스를 활용해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 레벨에서 발전시키는 것이 좋은 전략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5/02/06/20250206162239560.png)
단순한 대형AI 모델이 아닌 차별화된 능력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17건으로 나타났다. 국내 스타트업이 직접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는 것보다 빅테크가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인터페이스(API)를 기반으로 특정 서비스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픈소스 생태계와의 연계와 생태계 구축 및 파트너십 확장도 각각 15표, 14표를 받았다.
중대형 VC의 벤처캐피탈리스트는 "국내 스타트업들은 빅테크의 기술을 활용해 영업 복잡도가 높아 빅테크가 접근하기 어려운 버티컬 서비스 영역에 집중해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서베이 참여 벤처캐피탈=데브시스터즈벤처스, 라구나인베스트먼트, 메디치인베스트먼트, 메타인베스트먼트, 소풍벤처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벤처스, 스틱벤처스, 시너지IB투자, 에이벤처스, 에이스톤벤처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엔브이씨파트너스, 오픈워터인베스트먼트, 우리벤처파트너스, 캡스톤파트너스,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케이런벤처스, 코메스인베스트먼트, 코오롱인베스트먼트, 퀀텀벤처스코리아, 키로스벤처투자, 키움인베스트먼트, 트랜스링크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 프리미어파트너스, 하나벤처스, 한국투자파트너스, BNH인베스트먼트, CJ인베스트먼트, HB인베스트먼트, IBK벤처투자, JB인베스트먼트, KB인베스트먼트, KT인베스트먼트 △NH벤처투자 △SBVA △SJ투자파트너스, SV인베스트먼트, TS인베스트먼트, UTC인베스트먼트(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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