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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황제주 넘보는 삼양식품, 증권가 목표가 상향 배경은17일 장중 92만원 터치, 신공장 가동·MSCI 편입 기대감

정유현 기자공개 2025-02-24 07:54:09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9일 15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삼양식품이 라면 대장주 등극에 이어 황제주 자리를 넘보고 있습니다.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성공 이후 실적 발표나, 시설 투자 등의 이슈가 나올 때마다 주가가 움직이긴 했습니다. 다만 현재는 큰 이슈가 없는데도 예상보다 더 오르고 있습니다. 작년 하반기까지만 해도 증권사의 목표 주가가 80만원대에 형성됐는데, 최근 120만원까지 올라갔습니다. 식품주는 재미없다는 이야기도 이제 옛말이 된 것 같습니다.

세부적으로 주가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딱 1년 전만 해도 삼양식품의 주가는 10만원 후반대였습니다. 2월 18일 종가는 87만4000원 입니다. 1년 간(2024.02.19~2025.02.18) 주가가 376.5% 상승했습니다. 18일은 전일보다 내림세로 마감을 했지만 17일 장중에 92만원을 터치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1조원대였던 시가 총액도 6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시가 총액 기준 코스피 60위권에 안착했습니다. 1주당 100만원이 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다음으로 삼양식품 주가가 비쌉니다.

투자자별 매매동향을 살펴보면 최근 매수세를 끌어올리는 주체는 외국인입니다. 1주일간의 추이를 살펴보니 주가가 많이 오르자 기관과 개인 투자자들은 물량을 던지고 있는데 외국은 담고 있습니다. 1주일의 거래를 합쳐보면 기관과 개인 투자자가 약 238억원 규모로 팔았고 외국인은 250억원 규모로 주식을 샀습니다.


◇Industry & Event

삼양식품의 주가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글로벌' 입니다. 내수 보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것이 주가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이 내용은 이제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다 아는 내용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삼양식품의 주가는 정공법이 통하는 편입니다. 호실적을 내거나 시설 투자를 통해 캐파(CAPA) 확장 계획 등이 공시되면 바로 반응합니다. 특히 실적 중 해외 매출 비중이 점차 커지는 것에 투자자들이 환호하는 편인데요. 2월 5일 전자공시를 통해 2024년 연간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다음날인 2월 6일 주가가 14.91%(10만5000원)나 올라 80만90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2024년 식품 업계 최초로 '7억불 수출탑'을 수상했습니다. 약 1조원 규모로 라면을 수출했다는 것입니다.

이후 장중 90만원을 터치하기 까지 열흘이 채 걸리지 않은 것입니다. 삼양식품은 현재 해외에 공장이 없고 밀양 공장에서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구조입니다. 밀양1공장 가동 후 생산 능력이 확대되면서 수출 규모도 커졌습니다. 이를 기억하는 투자자들은 올해 하반기 밀양2공장이 가동되면 또한번 매출이 커질 것이라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작년 12월에는 중국 현지에 공장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북미 수출 규모가 크긴 하지만 중국 판매 법인에서 발생하는 매출 규모도 상당합니다. 중국 현지에서 공장을 지어 수요에 대응하고 한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으로 미국과 유럽 지역 등의 전략을 짤 것으로 분석이 됩니다.

하지만 실적 발표 후에는 별다른 '소식'은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주가가 오르자 다들 궁금해하는 것인데요. 운용업계 매니저에게 한번 물어봤습니다. 굳이 한번 보자면 얼마 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지수가 정기적인 리밸런싱을 실시했고 11개 종목이 편출됐습니다. 이번에는 편입 종목이 없었습니다. 이런 기세라면 다음 정기 리뷰에 삼양식품이 편입될 수 있는 기대감도 주가에 반영된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Market View

자본 시장은 꽤나 삼양식품에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식품 기업의 경우 종합식품사를 제외하고는 유가증권 상장사여도 리포트가 나오는 곳이 많지는 않습니다. 과거부터 식품사가 IR에 소극적이고 보수적인 문화가 있는 것도 한몫하는 것 같습니다. 삼양식품은 아직은 종합식품사가 아닌데도 2달 간 20여건의 리포트가 발간됐습니다.

리포트를 관통하는 키워드 역시 해외 입니다. 미국 시장의 메인스트림 유통 업체에 불닭볶음면이 입점된 후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는 점, 작년 4분기에도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한 점 등에서 호평 일색입니다. 해외 매출이 증가하고 있고 고마진 구조로 수익성이 좋기 때문에 추가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가장 최근 발표된 한화투자증권의 리포트를 살펴보면 올해 매출 2조4199억원, 영업이익 4751억원으로 가이던스를 제시했습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2024년 대비 30% 이상 증가하는 수치입니다. 종전에 제시했던 추정치를 각각 20%, 12% 상향시킨 것인데요.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고 유럽 법인에서 매출이 발생하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목표 주가를 120만원으로 올렸습니다.

한유정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밀양 2공장의 본격적인 생산 개시 이후 2027년 1월 중국 신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라며 "2025년 상반기와 2026년에는 성장 정체 혹은 모멘텀 공백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분기 매출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습니다. 음식료 업종 내 최선호주 의견을 유지했습니다.

목표 주가를 120만원으로 제시한 것이 한화투자증권이 처음은 아닙니다. 키움증권 박상준 연구원은 2024년 연간 실적 공개 후 'Beat and Raise' 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면서 목표가를 120만원으로 올렸습니다.

◇Keyman & Comments

주가가 오르면 사실 기업 입장에서는 반갑지만 너무 오르는 것도 고민이 됩니다. 연일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주가도 빨간불이 켜졌지만 삼양식품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삼양식품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위메프 출신의 장석훈 상무입니다. 작년 3분기 보고서 기준 장 상무의 직책은 삼양식품 경영지원본부장입니다. 지주사인 삼양라운드스퀘어의 경영관리실장도 겸직하고 있습니다. 2023년 8월 삼양식품에 합류했습니다.

전임 CFO가 IR 강화 등으로 투자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첫 단추를 뀄다면 장 상무가 바통을 이어 받아 IR 고도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수출 비중이 크지만 국내에서도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고 긍정적인 기업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장 상무의 미션으로 보입니다.

홍보 담당 조직을 통해 장 상무 또는 IR 담당자가 보는 현재 주가 상항과 기업 차원에서 분석하고 있는 주가 상승 배경이나 설명을 요구하는 질문을 남겼습니다. IR을 통해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는 있지만 이번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어렵다는 입장을 조심스럽게 전달했습니다. 주가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섣불리 대응하지 않는 상황으로 풀이됩니다.

올해 사업 전망에 대해서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삼양식품 측은 "불닭은 라면을 넘어 하나의 글로벌 문화 콘텐츠로 자리잡았다"라며 "밀양2공장이 본격 가동을 시작하게 되면 생산량이 대폭 증가하는 만큼, 매출 확대는 물론 글로벌 시장을 더욱 집중적으로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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