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머니체인 리포트]한진칼 회사채 사들인 진에어…그룹내 얽힌 '회사채 거미줄'[대한항공]①계열사간 회사채 인수 385억…지배구조 한계 넘고 손자회사의 모회사 자금공급

이민호 기자공개 2025-03-10 08:05:40

[편집자주]

기업은 사업적인 필요성에 따라 계열사간 머니체인을 만든다. 출자로 자본을 키워주거나 대여로 현금여력을 늘려준다. 차입여력을 키워주는 '보이지 않는 돈' 지급보증도 빼놓을 수 없는 선택지다. 출자하면 배당금을, 대여하면 이자를 각각 수취해 기업의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머니체인이 바뀐다. THE CFO가 각 기업 머니체인 현황과 이에 따른 재무적인 영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7일 13시57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은 계열사간 회사채 인수를 통해 현금을 이동시키는 독특한 머니체인을 형성하고 있다. 지주사인 한진칼을 포함해 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과 ㈜한진이 발행한 회사채 일부를 자회사와 손자회사가 인수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지배구조의 제약에서 벗어나 현금이 풍부한 계열사에서 현금이 부족한 계열사로 현금을 유연하게 이동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손자회사인 진에어와 한국공항이 한진칼 회사채 일부를 인수하는 사례도 생겨났다.

◇계열사간 회사채 인수 활발…지배구조 제약 없는 유연한 자금 이동

한진그룹을 관통하는 지배구조의 최상단에는 지주사 한진칼이 자리잡고 있다. 한진칼은 주요 자회사로 항공 여객과 화물 사업을 담당하는 대한항공, 택배와 물류 사업을 담당하는 ㈜한진, 건물관리를 담당하는 정석기업, 호텔 운영을 담당하는 칼호텔네트워크 등을 두고 있다.

한진칼 자회사로 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미국 호텔 운영과 오피스 임대를 담당하는 한진인터내셔널(HIC·Hanjin Int'l Corp.),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 항공기 지상조업 서비스를 담당하는 한국공항, 인천 요트 계류장을 운영하는 왕산레저개발, 항공기내식을 제조하는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 등 자회사를 두고 있다.


한진그룹은 계열사간 현금출자와 대여 등 직접적인 현금 이동과 자금보충과 지급보증 등 간접적인 신용보강으로 머니체인을 형성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눈여겨봐야 할 것은 계열사간 회사채 인수다. 한진그룹은 모회사-자회사-손자회사의 지배구조에서 모회사가 발행한 회사채를 손자회사가 사주거나 자회사가 발행한 회사채를 다른 자회사와 손자회사가 사주는 독특한 구조를 취하고 있다. 인수 대상에는 공모채와 사모채가 모두 포함된다.

회사채 인수에 따른 자금 지원의 가장 큰 특징은 유연성이다. 회사채 인수는 모회사-자회사-손자회사 일방향으로만 현금을 이동시킬 수 있는 현금출자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 지배구조의 제약에서 벗어나 현금이 풍부한 계열사에서 현금이 부족한 계열사로 현금을 유연하게 이동시킬 수 있다. 인수자로서는 여유자금을 계열사 회사채에 투자해 이자수익을 수취할 수 있다.

한진그룹 계열사간 회사채 인수 사례를 종합해보면 2024년 3분기말 기준으로 전체 계열사를 통틀어 특수관계자가 발행한 회사채를 인수한 잔액은 385억원이었다. 이는 정석기업이 대한항공 회사채를 인수한 잔액에 한해 2023년말 기준 잔액인 80억원을 임의 적용한 결과다. 대한항공은 모든 계열사가 아닌 일부 계열사가 보유한 대한항공 회사채를 임의로 합산한 잔액만 공개하고 있으며 이마저도 계열사별로 보유한 잔액을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손자회사' 진에어·한국공항의 한진칼 회사채 인수…대한항공·㈜한진도 회사채 발행

한진그룹 지주사로서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한진칼의 회사채를 계열사가 인수한 잔액은 합산 55억원이다. 한진칼 회사채를 사들인 계열사는 대한항공 자회사로서 한진칼 손자회사인 진에어와 항국공항이다. 2024년 3분기말 보유잔액은 진에어가 30억원, 한국공항이 25억원이다. 한진칼 자회사 정석기업도 2023년까지만 해도 한진칼 회사채 20억원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연말까지 모두 상환받았다.

이에 대해 한진칼 측은 "회사채를 발행할 때 특정 회사나 개인을 지정하지는 않으므로 투자받은 곳(한진칼)에서는 투자배경을 알 수 없다"며 "계열사간 회사채 인수는 한진그룹 차원의 일관된 재무전략으로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며 기본적으로 규정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 계열사 채권을 일부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계열사별 대한항공 회사채 보유잔액은 정석기업 80억원(2023년말 기준), 한국공항 80억원(이하 2024년 3분기말 기준), 진에어 50억원으로 합산 210억원이다. ㈜한진이 발행한 회사채를 사들인 계열사는 진에어(100억원)와 정석기업(20억원)으로 합산 120억원이다.

이에 대해 ㈜한진 측은 "공모채를 발행 때 진에어가 증권사 위탁을 통해 인수에 참여한 것"이라며 "㈜한진에서 진에어에 인수 참여를 제안한 적은 없으며 진에어의 투자목적을 알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계열사를 대상으로 회사채를 발행한 곳은 한진칼, 대한항공, ㈜한진으로 한진그룹 계열사 중에서도 비교적 회사채 발행에 따른 조달 규모가 큰 곳들이다. 이 때문에 각 계열사의 전체 회사채 발행잔액을 고려하면 계열사가 인수한 잔액의 비중이 큰 편은 아니다. 다만 공모채와 사모채를 적절히 섞어 기존 회사채를 차환하는 방법을 통해 회사채 발행잔액을 일정 수준으로 안고 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계열사 자금이 유입될 여지가 생긴다.

2024년 3분기말 별도 기준 한진칼이 발행한 회사채(유동·비유동 합산) 잔액은 3847억원으로 이중 계열사 인수분의 비중은 1.4%(55억원)다. 대한항공 회사채 잔액(2조8434억원)에서의 계열사 인수분 비중은 0.7%(210억원)며 ㈜한진 회사채 잔액(6345억원)에서의 계열사 인수분 비중은 1.9%(120억원)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