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악사운용은 지금]교보생명 '비보험 수익 늘리기', 운용사 독립으로 풀까③13개 계열사 전년 총수익 마이너스…'교보악사손해보험' 반대 사례 가능성
구혜린 기자공개 2025-03-12 15:29:43
[편집자주]
2008년 출범한 교보악사자산운용은 모회사 교보생명의 지원 하에 약 50조원을 운용하고 있는 종합자산운용사다. 최근 장기간 협력한 파트너 프랑스 악사IM이 BNP파리바에 인수되면서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그간 대부분의 수익이 채권운용으로 발생하는 가운데 해외사와의 조인트벤처(JV)를 계속해서 유지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의 목소리가 나왔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은 변화를 기회로 만들까. 더벨은 파트너 교체를 앞두고 있는 교보악사자산운용의 향후 지배구조 향방, 이에 따른 사업 영향에 대해 선제적으로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7일 14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생명은 장기간 비(非) 보험업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빅3' 생명보험사인 삼성생명, 한화생명과 비교할 때 생명보험사가 그룹의 심장인 지배구조, 수익구조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다. 은행업 진출 시도부터 교보증권에 대한 지배력 확대, 기업공개(IPO), 지주사 전환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그간의 노력에도 무색하게 계열사의 수익기여도는 미미한 상태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의 경영권을 악사IM으로부터 독립시켜 완전자회사로 품을 경우 운신의 폭이 확대돼 타개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초장기 자산을 굴릴 채권 자산운용사는 반드시 필요하기에 공동경영을 포기한 교보악사손해보험과는 다른 사례가 될 전망이다.
◇인터넷은행 시도·교보증권 유증 참여 '종횡무진'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경영참여 목적으로 총 13개 계열사를 보유 중이다. 해외 현지법인을 제외하고 교보증권과 교보악사자산운용,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 교보자산신탁, 교보AIM자산운용, KCA손해사정 등 금융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교보문고, 교보DTS, 교보리얼코 등 비금융계열사도 갖추고 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 노력의 결과다. 교보생명은 과거 교보증권을 인수한 뒤 다양한 금융, 비금융 계열사를 설립하면서 사세를 확장해왔다. 최종 불발됐지만, 은행업 진출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2014년과 2016년 두 차례 우리은행 지분 인수를 위해 입찰 참여를 검토한 바 있다. 또 인터넷은행을 설립하고자 2015년에는 KT, 우리은행과 2019년에는 SBI홀딩스, 키움증권과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교보생명의 이러한 시도를 지속하는 이유는 지배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여타 생명보험사와 달리 교보생명은 기업진단 내에서 자사를 핵심 기업으로 두고 있다. 생명보험 '빅3'에 해당하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경우 그룹 내 단일 보험 계열사에 불과하기에 실적 부침은 비보험 계열사가 든든히 뒷받침할 수 있다.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 IPO를 장기간 추진해온 이유도 이같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다만 비보험 포트폴리오를 늘린 성과는 미미하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13개 계열사의 순이익을 단순 합산한 총 수익은 2023년 말 기준으로 마이너스(-)다. 2024년의 경우 3분기 누적 기준 교보증권의 전년대비 순이익이 두 배 이상 증가했으나, 교보자산신탁의 순손실이 1000억원 이상 늘어나면서 여전히 마이너스였다. 덕분에 지주사격인 교보생명은 연결 재무제표상 순이익보다 별도 순이익이 더 큰 상태로 남아있다.
업계에서는 교보악사자산운용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해 비보험 포트폴리오 수익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분법 이익을 늘리고 배당수입 역시 온전히 확보할 수 있는 길이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은 교보생명의 주요 금융계열사 중 유일하게 지분율이 50%에 불과한 곳이다. 수익기여도가 가장 높은 교보증권의 경우 2023년 교보증권이 추진한 25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율을 73.15%에서 84.75%로 확대했다.
◇초장기 자산 굴릴 채권 전문가…인수 여력 충분
교보생명이 악사와 손잡은 게 교보악사자산운용 하나뿐은 아니다. 교보생명은 지난 2001년 코리아다이렉트를 인수해 교보자동차보험으로 운영하다가 2007년 악사와 손잡고 교보악사자동차보험으로 변경했다. 교보악사자산운용과는 달리 교보악사자동차보험은 악사가 905억원을 투자해 74.7% 과반 지분을 보유했다. 이후 자동차보험에서 손해보험으로 전환했으나, 이 동거는 2008년 교보생명이 잔여지분을 매각하면서 끝난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은 교보악사손해보험과 대조되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교보악사자산운용도 교보악사손해보험의 전철을 밟을 수 있지 않느냐는 시각을 내비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생명보험사와 자산운용사는 한몸에 가깝다. 생명보험의 고객 1인당 자산의 만기는 약 30~40년으로 초장기 자산에 해당한다. 교보생명이 1년에 수십조원의 자산 운용위탁을 교보악사자산운용에 맡기는 이유다.
교보생명은 2020년과 2023년 두 차례 악사손해보험 지분의 재인수를 검토하기도 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 의지가 여전하며 지분 인수 여력도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 내에서 초장기 자산을 자체적으로 굴릴 수 있는 역량은 없다"라며 "위험비율을 고려해 채권 전문가인 교보악사운용이 반드시 필요한 가운데 향후 사업 확대 의지, 경영권 프리미엄만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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