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이사회 시스템 점검]신한금융, 금융권 유일 사외이사 '내부통제 전문성' 평가③역량진단표에 항목 추가, 내부통제위 신설 대비…진옥동 회장 '스캔들 제로' 의지 반영
최필우 기자공개 2025-03-12 13:02:16
[편집자주]
금융지주가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사진 재편에 한창이다. 임기 만료 사외이사의 대체자를 구하는 것은 물론 추가 충원 필요성도 제기된다. 금융사 지배구조법 개정으로 내부통제위원회 설치 등 이사회에 요구되는 기능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고려한 집합성·정합성 확보도 고려해야 한다. 금융지주 이사회는 금융 당국과 고객 눈높이에 부합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을까. 주요 금융지주의 전반적인 이사회 운영 현황을 살펴보고 사별 변화와 특징을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7일 15시40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이 내부통제 전문가를 이사회에 영입하기 위해 역량진단표를 손질했다. 사외이사 전문성을 평가하는 역량진단표(Board Skill Matrix)에 '내부통제' 항목을 추가했다. 금융사 지배구조법 개정에 따른 내부통제위원회 신설을 대비하는 차원이다. 내부통제 역량을 평가해 사외이사 추천에 감안하는 건 금융권에서 신한금융이 유일하다.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사진)의 내부통제 강화 의지가 이사회 시스템에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진 회장은 '스캔들 제로' 슬로건을 내걸고 금융사고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경영진 차원의 조치에 그치지 않고 이사회도 감시·견제 기능을 할 수 있는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포부다.
◇'법률·내부통제' 전문가 후보군 확보, 위원회 신설 대비
신한금융이 최근 공시한 지배구조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0일 사외이사및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역량진단표 개선을 결의했다. 내부통제 역량 평가가 추가된 게 핵심이다. 당초 법률 전문성을 평가하는 항목에 내부통제 키워드를 추가해 '법률·내부통제' 역량을 평가하기로 했다.

내부통제 전문성 평가를 추가한 건 금융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감안한 조치다. 개정안에 따라 신한금융은 물론 다수의 금융사는 이달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내부통제위를 신설해야 한다. 금융사고 사후 조치에 초점을 맞추는 감사위원회와 달리 내부통제위는 방지에 주력하는 조직이다. 위원회 신설에 앞서 내부통제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가 필요해졌다.
4대 금융의 기존 사외이사, 역량진단표를 보면 내부통제위 신설을 위한 대비가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었다. 기존 사외이사 중 내부통제 전문성을 바탕으로 추천된 인물이 없을 뿐만 아니라 역량진단표에 관련 역량을 평가하는 항목도 없었다. 역량진단표 수정을 통해 내부통제 전문성 평가에 나선 건 신한금융이 처음이다.
역량진단표가 수정되면서 내부통제 전문성을 고려한 사외이사 후보군 정비도 완료됐다. 지난해 11월 7일 기준 신한금융 사외이사 후보군 중 법률·내부통제 전문성을 갖춘 인사는 총 12명이다. 전체 후보군 165명 중 7.3%를 차지한다.
기존 사외이사 중에서는 배훈·이용국 사외이사가 법률·내부통제 전문가로 분류됐다. 배 이사는 일본 변호사로 현지 감독당국 컴플라이언스 리스크 관리 자료와 내부통제 사례를 이사회에 공유하고 관련 의견을 적극 개진해 선진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이사는 미국 변호사이자 금융 전문가로 내부통제 시스템 운영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신한금융은 내부통제 전문성 검증을 거친 사외이사 중심으로 신설 내부통제위를 꾸릴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감사위원회 활동 평가 과정에서 '내부통제위원회 설립 시 참여 위원의 구성'에 대해 논의했다. 내부통제위원 후보군 조성과 추천 과정에서 관련 평가가 이뤄지면서 내부통제위는 활동에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진 회장의 경영 방침에 발맞춰 이사회도 내부통제 전문성 강화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진 회장은 영업 과정에서 금융사고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도록 당부하는 것은 물론 임원 인사에도 내부통제 관련 평가를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신한투자증권이 LP 운용 과정에서 13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내는 사고 발생으로 아쉬움을 남겼으나 재발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각오다.
신한금융은 지배구조연차보고서를 통해 '이사회 등의 내부통제 활동 내역'을 면밀하게 관리하고 있다. '해당사항 없음'으로 갈음한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관련 활동과 현황을 상술하고 있다. 활동 내역은 △내부통제 조직 및 업무분장에 관한 사항 △준법감시인 및 준법감시 체계에 관한 사항 △내부통제 활동에 관한 사항 △내부통제위원회 운영에 관한 사항 △윤리준법 교육 활동에 관한 사항 등으로 분류돼 기술된다.
'인사 관련 내부통제 현황'을 매년 점검하고 공개하는 곳도 신한금융이 유일하다. 이 항목을 통해 장기근무직원 현황을 관리한다. 신한금융은 고객 계좌와 실물을 관리하지 않는 지주회사 모든 부서 직원을 장기근무직원 현황에서 배제하고 있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직원 중 장기근무로 횡령 사고 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인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준법감시직원은 9명으로 전체 직원의 4%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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