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급한 엔씨소프트, 11년 만에 '중국 출사표' 블레이드앤소울2 내달 출시, 텐센트와 손잡아…게임성 보완
황선중 기자공개 2025-03-17 08:39:13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4일 09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씨소프트가 11년 만에 '난공불락' 중국 시장을 다시 두드린다. 중국은 수억명의 게임 소비자가 있는 '기회의 땅'이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오랜 노력에도 좀처럼 중국이라는 거대한 장벽을 넘지 못했었다. 중국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경쟁사들이 최근 쾌속성장을 달리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아쉬운 대목이었다.중국을 공략하기 위해 꺼낸 무기는 <블레이드앤소울2>다. 이 게임은 국내 출시 당시 상당한 기대를 받은 작품이다. 하지만 게임성보다 수익성을 우선시한 전략이 독이 됐다. 시장의 외면을 받으며 '아픈손가락'으로 남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원작처럼 게임성 위주로 재탄생시킨 만큼 국내와는 다른 반응이 있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블레이드앤소울2' 내달 3일 중국 출시
14일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내달 3일 <블레이드앤소울2>를 중국 시장에 출시하기로 했다. 2023년 12월 중국 정부로부터 판호(게임 서비스 허가권)를 받은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중국에서는 <검령2(剑灵2)>라는 이름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중국의 세계적인 게임사인 텐센트게임즈가 현지 퍼블리싱을 담당한다.
엔씨소프트가 중국 시장에 신작 게임을 내놓는 것은 2014년 <길드워2> 이후 11년 만의 일이다. 엔씨소프트는 1997년 창사 이래 첫 게임 <리니지>를 필두로 여러 차례 중국 시장을 공략했지만 오랜 기간 인기를 유지하는 대형 흥행작을 배출하지는 못했다. 지난해 엔씨소프트 매출에서 중국 비중이 0%대라는 점이 방증한다.

그동안은 국내 매출이 안정적으로 성장했던 만큼 중국 매출 공백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국내 성장세가 흔들리면서 전체 매출이 △2022년 2조5717억원 △2023년 1조7798억원 △2024년 1조5781억원으로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이때부터는 세계 최대 게임 시장인 중국에서 자리 잡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커졌다.
최근 성장가도를 달리는 게임사들의 공통점이 중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뼈아픈 현실이었다. 구체적으로 넥슨은 <던전앤파이터>로 2008년부터 지금까지도 중국에서 매년 수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두고 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의 중국 흥행으로 단숨에 엔씨소프트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형 게임사로 발돋움했다.
◇2년 연속 역성장 끊어낼까
엔씨소프트는 재도약을 위해 거대한 중국 시장에 다시금 출사표를 던진다. 중국 시장의 매력은 무엇보다 수억명의 게임 이용자를 거느리고 있다는 점이다. 게임이 '흥행 홈런'이 아니라 '흥행 안타'만 쳐도 단기간에 유의미한 실적 개선을 이뤄낼 수 있다는 말이다. 엔씨소프트로서는 2년 연속 역성장을 끊어낼 기회다.
이 게임의 최대 강점은 2012년 국내 게임업계를 강타했던 PC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을 모바일게임으로 재해석한 후속작이라는 점이다. 원작 <블레이드앤소울>은 무협 세계관을 기반으로 탄탄한 스토리와 화려한 일러스트, 통쾌한 타격감, 적절한 난이도, 안정적인 서비스 등 모든 측면에서 '웰메이드' 국산 게임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물론 후속작 <블레이드앤소울2>의 경우 2021년 국내 출시 당시 원작과는 달리 냉혹한 평가를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당시 엔씨소프트는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후속작에 이용자의 편의성을 위한 자동전투 기능을 추가했지만 이것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왔다. 원작처럼 호쾌한 전투를 기대했던 이용자들은 실망감을 나타낸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국내 시장에서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게임성을 한층 탄탄하게 보완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원작의 핵심 매력인 '손맛'을 살리기 위해 국내판과 달리 자동전투 요소를 줄이고 수동전투 요소를 강화했다. 또한 중국 이용자의 취향에 맞게끔 다양한 캐릭터의 개성도 제각각 한층 뚜렷하게 살렸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텐센트게임즈는 중국 이용자의 과금을 적절하게 유도하는 합리적인 비즈니스모델(BM)을 통해 게임의 수익성과 지속성을 함께 잡는 능력이 탁월한 중국 최고의 퍼블리셔로 꼽힌다.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모두 텐센트게임즈의 손을 타고 중국에서 흥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중국 시장에 <블레이드앤소울2>와 유사한 중국산 게임이 많이 출시된 상태라는 점은 변수"라면서도 "중국에서 <블레이드앤소울>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게임성만 탄탄하면 흥행 잠재력은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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