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기초체력 분석]엔씨소프트, IP 분할 앞두고 현금 '1조까지' 확보2023년 기점 성장세 꺾여, 재무여력 있어도 수익성 부진 우려
서은내 기자공개 2025-02-03 07:08:53
[편집자주]
국내 게임업체들이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버텨내고 있다. 개발에 쏟아붓는 투자비용 대비 수익창출력이 악화되면서 경영난을 겪는 곳들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히트작 개발에 몰두하는 동안 자금은 더 고갈될 가능성이 크다. 더벨은 수익성·성장성·안정성을 중심으로 각 게임사들의 재무상태를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31일 16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씨소프트는 신작 게임의 흥행 실패로 성장성을 비롯해 수익성까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영업적자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인건비 등 개발비가 고정비 성격으로 회사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가운데 회사는 비용 구조 개선에 나섰다.게임사 특성상 부채비율 40% 미만을 유지하는 등 엔씨소프트의 재무건전성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지난해 말 기업 분할을 발표하면서 현금 보유량을 급격히 늘렸다는 점이 주목된다. 다만 이자보상배율이나 유동비율 등의 지표 흐름을 보면 하락 추세다.
◇인건비 부담에 신작 공백기 지속
상승세를 타던 엔씨소프트의 실적이 꺾인 건 2023년부터다. 2021년에도 전년 대비 매출이 소폭 감소했으나 2022년 2조5720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외형이 다시 증가했다. 하지만 2023년 들어 1조원대까지 매출이 크게 줄면서 4년 전(2019년) 수준으로 돌아간 상태다.
영업이익률이 감소하기 시작한 것도 비슷한 시기다. 매출 감소와 함께 영업이익도 줄었다. 영업이익의 감소율이 더 컸다. 2021년 16%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고는 매년 20% 이상의 수치를 기록해오고 있었다. 2022년 21.74%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은 2023년 들어 7.71%로 꺾였다.
2024년 실적 확정치가 나오지 않았으나 증권가에서는 영업적자 가능성을 높이 점치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만 7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을 것이란 전망이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203억원을 기록했으며 3분기 자체로는 14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같은 수익성 저하는 단기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대다수다. 엔씨소프트는 2022년까지 '리니지' 시리즈의 모바일 출시를 기반으로 외형을 확대했다. 모바일게임 시장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다. 2023년부터 기존 주력 게임의 경쟁우위는 약화되고 흥행 신작의 공백기가 지속되고 있다.
매출 감소 상황에서 고정비로 작용하는 높은 인건비 부담은 수익성의 발목을 잡고 있다. 올해 회사는 비용구조 개선 표어를 내걸고 희망퇴직, 분사를 통해 인력 감축과 인건비 축소 계획을 예고했다. 구조 재정비 속도와 신작 흥행 여부는 앞으로 수익성 개선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영업활동 현금흐름 800억 수준까지 하락
엔씨소프트의 부채비율은 꾸준히 40%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무차입 기조를 보이고 있어 재무건전성은 높은 편이다. 다만 유동부채 대비 유동자산의 크기를 뜻하는 유동비율은 점차 떨어지고 있다. 이자보상배율도 하락세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으로 영업외 이자비용을 감당할 능력을 뜻한다.
2022년 522.19%였던 유동비율은 1년 뒤인 2023년 380.41%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이자보상배율 역시 59.01%에서 9.38%로 큰 폭 하락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2022년 이후 감소하는 모습이다. 2022년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7360억원을 기록했으며 2023년 들어 전년의 20% 수준인 1399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영업현금흐름은 878억원으로 2023년 3분기 말 수치(1108억원) 보다 더 감소했다.
대체로 마이너스 흐름을 보여온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그 마이너스 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3분기까지 엔씨소프트는 2400억원 규모의 사채 및 차입금을 상환하고 103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했다. 728억원 규모의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등 재무상 현금유출도 많았다.
'아이온2' '택탄' 'LLL' 등 신작 개발이 지속되는 가운데 현금 확보는 최대 과제다. 엔씨소프트는 영업활동과 재무활동에서 줄어든 현금흐름 대신 투자활동에서 현금흐름을 최대한 늘리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2024년 3분기 말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1조35억원으로 전년 3분기 말의 8배 수준이다.
두드러진 변화는 단기금융상품 항목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총 약 2조4779억원 규모의 단기금융상품을 처분하고 약 1조6448억원어치를 취득했다. 순액으로 약 8000억원을 처분해 현금화한 셈이다. 1년 전인 2023년 1월부터 9월 사이 단기금융상품의 취득 처분 순액은 0원에 근접했다.
회계상 단기금융상품은 정기예금이나 정기적금 등 만기가 1년 미만으로 사용이 제한된 예적금을 가리킨다. 지난해 초 단기금융상품은 1조1675억원 규모였으며 3분기 말 현금화 이후 3334억원으로 감소했다. 단기성 금융상품의 상당부분 현금화한 것은 대규모 현금 활용처가 생겼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 결과 3분기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9494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다. 현금성 자산의 대폭 증가는 예고된 기업 분할을 앞둔 준비를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말 엔씨소프트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4개 자회사 설립을 결정했으며 3개 지식재산(IP)을 게임 개발 전문 스튜디오 형태로 출범시키겠다고 발표했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엔씨소프트의 투자의견을 내면서 "중국 게임사들과 신작 경쟁을 비롯해 텐센트나 넷이즈가 주도하는 스튜디오 투자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현금을 효율적으로 투자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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