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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절차 밟는 홈플러스]메리츠증권, 신종자본증권으로 자본확충 추진대출잔액 부실채권 분류 여파…이자비용 메리츠로 '전이'

백승룡 기자공개 2025-03-20 08:03:59

[편집자주]

'메가푸드마켓' 전환을 통해 반등을 도모하고 있던 홈플러스가 결국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영업실적 부진이 장기화 되는 가운데 중단기적으로 재무 구조 개선 여력이 크지 않아 신용평가사로부터 등급이 하향 조정된 것이 트리거로 작용했다. 금융 구조 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지만 고객들에게 브랜드 신뢰도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벨은 홈플러스의 영업 현황과 재무 상황, 향후 대응 전략에 대해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8일 14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리츠증권이 홈플러스 회생절차 여파로 자본 확충을 추진한다. 홈플러스 대출잔액을 부실채권으로 분류하게 되면서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해진 영향이다. 홈플러스로부터 이자를 받아야 하는 메리츠증권이 오히려 자본성 증권 발행에 따른 이자부담을 짊어지게 되면서 실질적인 타격이 가시화한 모습이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500억원 규모의 사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을 검토중이다. 만기는 30년이지만 7년 뒤 콜옵션(조기상환권) 조항이 부여됐다. 금리는 연 5.2%로 수준이다. 국고채 10년 만기 금리 대비 가산금리 243bp(1bp=0.01%포인트)를 더한 수준에서 정해졌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권이다.

메리츠증권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추진은 최근 홈플러스의 기업 회생절차 돌입에 따른 여파다. 앞서 홈플러스는 이달 4일부터 기업 회생절차를 개시한 상태인데, 메리츠증권은 홈플러스의 최대 채권자로 대출잔액만 6551억원에 달한다. 메리츠증권은 홈플러스 대출약정을 부동산신탁 방식으로 담보를 확보한 덕분에 최종 회수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부실채권 분류에 따른 충당금 적립이다.

금융회사는 대출채권의 연체기간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으로 나눠서 분류한다. 일반적으로 대출채권의 연체가 1개월 이상일 경우 ‘요주의 이하’ 여신으로 간주된다. 홈플러스가 회생절차를 밟게 되면서 대출잔액에 대한 이자지급도 동결되는데, 이는 메리츠증권이 보유한 홈플러스 대출채권을 ‘요주의 이하’ 부실채권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상’ 여신이 ‘요주의’ 여신으로 분류되면 충당금 적립률이 기존 0.5%에서 2%로 높아진다. 특히 메리츠증권 외에도 메리츠화재·메리츠캐피탈도 각각 2800억원의 홈플러스 대출잔액을 보유하고 있는데, 메리츠캐피탈은 메리츠증권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메리츠증권 별도 기준으로는 약 100억원, 연결 기준으로는 150억원 안팎의 충당금을 추가로 쌓아야 하는 셈이다.

*출처=한국신용평가

메리츠증권은 이번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충당금 조달과 동시에 자본적정성 지표인 순자본비율(NCR)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메리츠증권의 연결기준 NCR은 지난해 말 기준 1219%를 나타냈다. 다만 총위험액 대비 영업용순자본 비중을 나타내는 ‘조정 NCR’ 기준으로 보면 147.1%로 비교적 낮았다. ‘조정 NCR’은 신용평가사들이 선호하는 자본적정성 지표로, 통상 150% 미만일 경우 개선을 권고한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조정 NCR' 지표가 150%를 밑돌아 부담이 되던 상황이었던 탓에,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말 1800억원 규모 사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을 확충한 바 있다. 그러나 불과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사태가 발생하면서 또다시 신종자본증권을 찾게 된 것이다. 충당금을 쌓으면 NCR 산식에서 분자인 영업용순자본이 낮아져 자본적정성 저하로 이어지는 만큼, 자본 확충이 불가피했던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은 홈플러스에 대한 대출약정 담보를 부동산신탁으로 절연한 덕분에 최종적인 회수 가능성 자체는 높을 것”이라면서도 “회생절차가 개시되면서 홈플러스의 고금리 이자지급이 동결된 데다가, 이 여파로 자본 확충을 위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게 돼 메리츠증권의 비용 부담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계열회사인 메리츠화재도 2800억원 규모의 홈플러스 대출잔액이 있지만, 메리츠증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액이 적은 데다가 지급여력비율(K-ICS비율)도 여력이 있어 당장 자본 확충이 급한 상황은 아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메리츠화재의 K-ICS비율은 257%로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150% 이상)을 크게 웃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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