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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 현장 돋보기]하이브 이재상 "어도어 사태, 멀티 레이블 튜닝 중 진통"원칙주의 강조, 거버넌스 강화 의지…"BTS 활동은 복귀 후 논의"

이지혜 기자공개 2025-04-01 08:18:33

[편집자주]

주주총회는 기업의 방향성을 가장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숫자와 문서로 정리된 안건 뒤에는 주주들의 기대와 우려, 경영진의 고민과 결단이 담겨 있다. 하지만 책상 위 자료만으로는 이 모든 흐름을 온전히 읽어낼 수 없다. 주총장에서 오간 논쟁과 질의응답, 미묘한 온도 차 속에서 기업과 주주 간의 관계가 드러난다. 더벨은 주총 현장에서 직접 포착한 주요 이슈와 기업의 전략적 변화를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31일 13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상 하이브 대표이사가 어도어 사태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 대표가 외부 공개 자리에서 어도어 사태를 언급한 건 지난해 9월 사내이사 선임 관련 임시 주주총회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이 대표는 당시 원칙주의를 고수하겠다고 밝혔는데 그 결과가 지금 드러나고 있다고 봤다. 어도어가 뉴진스를 상대로 제기한 기획사 지위보전 등에 대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동시에 거버넌스 고도화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지난해 발생한 어도어 사태는 멀티 레이블 체제를 더 정교하게 다듬는 과정에서 생긴 진통이라고 발언했다. 멀티 레이블이 여전히 하이브의 핵심 경쟁력인 만큼 선임된 사외이사진과 함께 시장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갖춰 해당 전략을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어도어 사태 원칙주의 대응 성과, 멀티 레이블의 가치 여전"

31일 오전 하이브가 서울특별시 마포구의 상장회사회관에서 제20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주총회는 이 대표가 의장을 맡아 이끌었다.

이 대표는 어도어 사태에 대한 더벨 기자의 질문에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답했다. “회사를 둘러싼 이슈와 루머들에 많이 힘들었다”면서도 “작년에 ‘시간은 걸리겠지만 원칙에 기반해 대응할 것’이라고 답했는데 그 결과가 지금 하나둘씩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열린 임시 주총에서 뉴진스 멤버들이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이사의 경영 복귀 요구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는 더벨 기자의 질문을 받았다. 그는 당시 “하이브는 원칙을 지키는 기업, 정도경영을 추구하는 기업이며 이런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며 “지금 돌아보면 원칙을 지킨 자가 최후의 승자가 됐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약 7개월이 흐른 지금 이 대표가 발언한대로 어도어 사태가 풀리는 분위기다. 최근 나온 법원 판결을 봤을 때다.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어도어가 올 초 뉴진스 멤버를 상대로 제기한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을 인용했다.

더불어 이 대표는 멀티 레이블 전략에 대해 확고한 신뢰도 보였다. 그는 “멀티 레이블 체계를 만들고 솔루션 지원 체계를 갖추면서 플랫폼을 얹은 것이 하이브가 글로벌 시가총액 기준 4위 음악 회사가 된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멀티 레이블 전략은 경영과 제작의 분리를 기반으로 시작했지만 이후 통합도 시도해보며 다양한 실험을 거쳤다”며 “전략을 튜닝하면서 얻은 깨달음을 반영해 멀티 레이블 전략을 글로벌로 확장하고 멀티홈·멀티장르 시스템을 안착시키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도어 사태도 이런 튜닝의 일부였다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

하이브는 현재 일본과 라틴, 미국 등에서 멀티 레이블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빠르게 이뤄진 해외 음악기업 인수는 이를 위한 조치였다. 그 결과 하이브는 일본사업 매출이 크게 증가하는 동시에 라틴 아메리카에서 선두 아티스트와 계약을 체결했고 미국 레이블을 4개 이상 확보했다.

◇"거버넌스 강화 계속" BTS 월드투어 계획은 '아직'

거버넌스를 끊임없이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이 대표는 “거버넌스에는 완성이 없다”며 “시장, 거시적 경제 상황, 주주들의 기대가 계속 바뀌는 만큼 항상 겸허하게 점검하고 보완하면서 하나하나 챙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이브의 거버넌스 강화 의지는 이날 선임된 사외이사의 면면에서도 읽을 수 있다. 하이브는 총 5명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는데 이 중 4명의 임기가 올해 만료된다. 이에 따라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하고, 이상승 서울대학교 교수, 백승주 전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 조원경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신규 선임했다.

이들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거쳐 선임된 인물들로 ESG, 경제, 재무, 법률 등에 전문성을 두고 있다. 이 대표는 “하이브가 작년에 대기업집단에 지정됐을 뿐 아니라 외형이 성장하는 만큼 새롭게 맞닥뜨릴 여러 경영상 아젠다가 있을 것”이라며 “이런 이슈를 다른 기업 등을 통해 미리 경험해본 사외이사진을 모셨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BTS의 월드투어 계획, 위버스컴퍼니의 수익화 전략에 대한 더벨의 질문에 대해서도 답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답변하기는 어렵지만 BTS 멤버들이 복귀한 뒤 함께 음악 관련 작업을 수행하고 비전에 대해 논의한 뒤에야 앨범 론칭, 투어 전개 등의 활동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버스컴퍼니와 관련해서는 “유료화 서비스를 당장 대거 도입해 팬들의 반발감을 사기보다 서비스 파트너로서 팬과 동행하는 전략을 펴면서 수익화를 이룰 것”이라며 “MAU(월간 활성 사용자)와 ARPPU(평균 결제 유저 당 수익) 상승을 위해 일본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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