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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제약·바이오 포럼]K-바이오 '혹한기'에도 국내외 조력자 있다, 답은 '혁신기술'[종합]'노바티스·아치벤처·KDDF' 연사로 포럼 개최, 초기 단계 기술 '주목'

이기욱 기자공개 2025-04-23 08:25:41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2일 17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국내 바이오업계는 유례없는 혹한기를 겪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와 대통령 탄핵 등 정치 불안정으로 인해 국내 자본 시장이 경색됐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글로벌 임상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 사업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그럼에도 지난달 에이비엘바이오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4조원대 빅딜을 체결하는 등 희망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투자사로부터의 투자 유치 또는 글로벌 빅파마와의 공동 개발, 기술 이전 등이 혹한기 극복을 위한 해결책으로 제시된다.

글로벌 빅파마 노바티스와 미국 최대 규모 바이오 전문 VC 아치 벤처 파트너스, 한국 바이오텍의 든든한 지원군 국가신약개발재단(KDDF)까지. 제약·바이오업계 조력자인 국내외 플레이어들이 '2025 더벨 제약바이오 포럼'을 필두로 한 자리에 모였다.

그들은 '한국 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생존 전략'에 대해 논하며 냉정한 현실을 짚으면서도 공통적인 조언들을 공유했다. 결국 바이오의 성패를 결정짓는 것은 남들과는 다른 '혁신 기술'이다.

노바티스와 아치 벤처 파트너스 모두 초기 단계라 할지라도 핵심 기술이 발견되면 언제든지 투자를 시행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였다. KDDF는 혁신신약이라는 분명한 지향점을 지지하면서 '글로벌 진출'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약속했다.

◇100여개 제약·바이오기업 한 자리에, 글로벌 네트워크 기회로

2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2025 더벨 제약·바이오 포럼'이 개최됐다. 'K-바이오의 글로벌 진출 서바이벌 전략'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국내 100여개 기업에서 약 160명의 관계자들이 참가했다.

이날 행사는 지로 마츠무라 노바티스 글로벌 사업개발팀 지역 담당 이사와 조셉 정 아치 벤처 파트너스 벤처 파트너, 박영민 국가신약개발사업단 단장이 연사로 나섰다. 전체 진행 및 질의 응답 사회는 윤사중 존스홉킨스 대학교 겸임교수가 맡았다.

총 3개의 세션이 진행된 후 50여분간의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질의응답을 마지막으로 공식 행사가 마무리된 이후에도 백스테이지에서 약 1시간동안 바이오텍 관계자들간 접점을 만들기 위한 파트너링이 이어졌다. 특히 글로벌 플레이어인 노바티스와 아치 벤처 파트너스 측과 국내 바이오텍 관계자간 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지로 마츠무라 노바티스 글로벌 사업개발팀 지역 담당 이사가 1세션 연사로 첫 포문을 열었다. 마츠무라 이사는 'Reimagining Medicine through Partnering'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과거와는 다른 노바티스의 BD(사업개발) 구조 변화와 현재 그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물질 등에 대해 안내했다. 한국 바이오 기업들과의 협업 포인트도 함께 안내했다.

마츠무라 이사는 "과거에는 BD조직이 연구부터 상업화 단계까지 단계별로 나눠져 있었으나 현재는 전단계를 아우르는 통합 조직으로 바뀌어 유기적 협력이 가능하다"며 "BD전문가들이 탐색 평가부터 거래 체결까지 자산 기술 발굴, 확보하기 위해 협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조직 변화는 새로운 딜을 효율적이고도 민첩하게 포착하기 위해 이뤄졌다. 이를 통해 노바티스는 최근 2년간 30건 이상의 전략적 딜을 체결했다.

그간 노바티스는 한국 바이오텍과의 접점이 그리 많지 않았다. 30건 중 한국 기업과 체결한 딜은 종근당과의 계약이 유일하다. 글로벌 빅파마 기준에 부합하는 국내 기술이 아직은 많지 않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노바티스의 현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상 향후 한국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가능성은 있다. 개발 초기 단계 기술에 집중하며 함께 R&D를 설계해 나가는 전략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바이오 기업의 근간이 되는 기술 역량만 갖추게 되면 국내 자본 시장의 어려움으로 자금 조달에 한계가 봉착한다고 하더라고 얼마든지 기회는 열려 있다.

마츠무라 이사는 질의응답 과정에서 "더 많은 스몰딜 위주의 전략을 펼쳐나고 있는 것이 맞고 이는 단순히 경쟁적이기 때문만은 아니다"며 "개발 초기 단계에 참여해 임상시험을 제대로 설계할 수 있도록 하고 싶고 올해뿐 아니라 향후 몇 년 동안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 규모 등 현실적 한계는 명확, 정책 지원 확대 필요

2세션은 조셉 정 아치 벤처 파트너스 벤처 파트너가 'Global Bio Investment Trends: K-Bio Suggestions'라는 주제로 연단에 섰다. 그는 아치 벤처 파트너스의 역사와 투자 철학 등을 강연을 통해 소개했고 질의응답을 통해 현재 한국 바이오텍의 현 주소에 대한 분석 등을 내놨다.

사진 왼쪽부터 차례대로 윤사중 존스홉킨스 대학교 겸임교수와 지로 마츠무라 노바티스 글로벌 사업개발팀 지역 담당 이사, 조셉 정 아치 벤처 파트너스 벤처 파트너, 박영민 국가신약개발사업단 단장
아치 벤처 파트너스 역시 한국 바이오텍과의 접점이 없는 상황이다. 아직 직접 투자를 단행한 기업은 없고 아치 벤처 파트너스가 설립한 '멧세라(Metsera)'가 작년 디앤디파마텍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정도가 전부다. 정 파트너는 미국 등 선진 시장의 바이오 기업들 대비 한국 기업이 갖고 있는 자본적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신약 개발이든 AI든 어떤 기술을 하든 큰 돈 벌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서는 유일하게 하나다"며 "미국에서 임상 3상까지 하고 병원 처방까지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블록버스터 약물이 나오는데까지 십 몇 년이 걸리고 큰 비용이 들어간다"며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조건을 감당할 수 없으면 신약 개발 자체에 대해 더욱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자본적 현실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기술의 혁신성이라고 설명했다. 아치 벤처 파트너스도 기업의 투자 철학 자체가 초기 단계 기술을 이전해와 창업을 하는 모델을 선호하고 있다. 세상에서 볼 수 없는 'First-in-Class'만이 그들의 투자 대상이다. 그러한 기술을 선별할 수 있도록 과학자 출신 벤처 파트너들이 다수 포진돼 있고 그들의 경험과 지식, 네트워크를 다방면으로 활용한다.

정 파트너는 "아츠 벤처 파트너스는 지역을 따지지 않고 순수하게 과학, 사이언스만을 따라다닌다"며 "아직 아시아에서는 노벨상 등으로 과학 기술성이 인정된 일본 시장에 투자가 많지만 한국도 충분히 기회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3세션은 박영민 KDDF 단장이 '국가 신성장동력으로서의 글로벌 신약개발'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한국 신약 개발 파트너로서의 KDDF 역할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현재 트럼프 행정부 출범이 국내 바이오텍에게 위기이자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지만 미국의 R&D 자금 감축이 해외 인재 영입 등 측면에서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 단장 역시 국내 신약 개발의 제한된 인프라의 한계점을 지적했다. 통계상 국내 신약개발의 65%가 중견·중소기업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규모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집중적으로 정책 자금을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박 단장은 "규모 면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적절한 개발 단계에서 라이선싱 아웃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정책 담당자들도 기술이 외국으로 나가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KDDF의 예산이 2조원지만 최소한 더블링을 해야 한다고 본다"며 "펀드와 VC 등 여러 가지 형태 모델을 통해 조단위로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단장은 혹한기를 겪고 있는 바이오텍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창업을 어떻게 할 것인지, 다음 전략은 어떻게 펼칠 것인가, 연구개발자금은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 등 지금 굉장히 어려운 시기"라며 "KDDF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 한 축을 담당하고 있고 컨설팅 제도도 갖추고 있으니 적극적으로 찾아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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