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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콘텐츠산업, 한계 넘는 기업들]바우어랩의 이머시브 콘텐츠 '관객이 주인공 되는 시대'③조수현 대표 “우리가 만든 세계관으로 테마파크까지 만들 것”

이지혜 기자공개 2025-04-28 07:22:25

[편집자주]

한국의 콘텐츠 산업이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다. K-팝과 K-드라마가 전 세계적으로 성공하면서 성장세가 이어질 줄 알았지만 착각이었다. △시장의 포화 △경쟁 심화 △소비자 트렌드 변화 등으로 인해 과거같은 폭발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하지만 진정한 강자는 위기 속에 드러나는 법. 한계를 뛰어넘고자 도전하는 기업을 조명하고 이들의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을 심층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4일 07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제 관객이 화면 안으로 들어가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조수현 바우어랩 대표는 이머시브 미디어 콘텐츠의 본질을 이렇게 정의를 했다. 유튜브와 OTT로 콘텐츠는 범람하지만 화면 너머 세계일 뿐이다. 관객은 수동적으로 정보를 수용한다. 그러나 이머시브 미디어 콘텐츠는 다르다. 관객을 이야기 속 공간으로 끌어들어 체험의 주체로 만든다.

바우어랩의 경쟁력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관객이 몰입할 수 있는 세계관을 설계하고 그것을 실현할 기술력까지 갖췄다. 단순한 영상 제작이 아닌 스토리와 공간, 음향, 시뮬레이터까지 통합 설계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역량 검증은 끝났다. 그동안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세라젬, 넷플릭스 등 대기업의 브랜드 경험(BX)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다수의 포트폴리오를 확보했다. 이제는 수주형 구조를 넘어 자체적으로 구축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B2C모델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LED 돔씨어터 ‘올빗(Orbit)’과 몰입형 어트랙션 ‘미지헌’이 바로 그 신호탄이다.

◇콘텐츠 정체기를 돌파할 기술, '체험형 엔터'로 승부

조수현 바우어랩 대표이사(사진)는 미디어아트와 VR 시장이 한계점에 직면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전세계적으로 한창 뜨거웠던 미디어아트와 VR시장의 둔화는 수치로 드러난다. 2019년까지만 해도 전세계 미디어아트 시장은 2078억원 규모였지만 작년 이 시장은 1454억원 규모로 크게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세계 VR시장 규모도 17조원에서 11조원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그렇다고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수요가 사라진 건 아니다. 여전히 수요는 폭발적이지만 즐길 것이 마땅치 않을 뿐이다. 집 안에서 즐기기 어렵고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에 대한 수요. 조 대표는 기존 시장이 충족하지 못한 수요를 이머시브 콘텐츠가 채울 것으로 바라봤다.

그는 “사람들이 콘텐츠를 경험하는 방식이 달라졌다”며 “단순히 보는 걸로 만족하지 않고 직접 그 안에 들어가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바우어랩이 미지헌과 올빗 프로젝트를 내놓은 배경이다. 미지헌은 박물관형 몰입 콘텐츠다. 관객은 내의원이 되어 미스터리한 사건을 추적한다. 배우가 등장하지 않아 다국적 관객이 언어 장벽 없이 즐길 수 있다. AI 음성, 후각과 바람 같은 오감 요소를 통해 사용자가 이야기의 흐름을 스스로 따라간다.

올빗은 돔 형태의 LED 극장으로 1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다. 관객의 시야 전체를 채우는 스크린이 천장과 벽면을 감싸고 대형 스피커가 포진돼 있다. 기존의 아이맥스나 미디어아트 전시와 달리 마치 현장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느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 대표는 “건물, 좌석, 스크린, 사운드까지 콘텐츠에 맞춰야 하는데 이걸 통합해서 설계할 수 있는 곳은 바우어랩밖에 없다”며 “올빗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콘텐츠와 기술이 결합된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올빗 건립과 관련해 바우어랩은 현재 여러 기관과 논의를 하고 있다. 올빗 프로젝트가 성사된다면 해당 지역의 랜드마크성 문화시설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성장성이 좋다고 판단한 대기업 계열사도 프로젝트에 합류한 상태다.

바우어랩이 올빗 등 자체 B2C사업 모델을 개발하기까지 힘이 됐던 건 대기업 프로젝트다. 현대자동차의 ‘4D라이드:더 미션’, 세라젬의 CES 전시관, 넷플릭스 <승리호> 체험존 등에서 축적된 경험과 자본이 기반이 됐다.

조 대표는 “그동안은 대기업 브랜드의 스토리를 대신 구현했지만 이제는 바우어랩만의 세계관을 담은 콘텐츠를 만들고자 한다”며 “B2C 모델로 전환해도 완성도 있는 몰입형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무대 위에서 쌓은 감각, 세계관을 짓는 힘이 되다

조 대표가 이머시브 미디어 콘텐츠가 뜰 것이라고 생각한 건 벌써 10년 전이다. 그는 “미국에서는 벌써 2015년부터 이머시브 콘텐츠 장르가 태동하고 있었다”며 “그때는 산업이라 불릴 만큼 시장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콘텐츠 소비 방식이 바뀔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조 대표의 직감은 글로벌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에서 비롯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예술대학(CalArts)에서 퍼포먼스 영상(Video for Performance) 및 통합 미디어(Integrated Media) 분야로 석사 학위(M.F.A.)를 취득한 그는 글로벌 콘텐츠기업에서 역량을 쌓았다.

다즈니 이매지니어링(Walt Disney Imagineering)과 파라마운트 리조트 시즌 어트랙션 R&D, 온트랙 테마 디즈니 콘서트홀 프로젝트(Ontrack Theme Disney Concert Hall Project), 씽크웰(Thinkwell) AVCI 부서 등 글로벌 현장에서 공간과 스토리텔링이 융합된 프로젝트를 다수 수행했다.

이런 경험은 오늘 날 바우어랩의 이머시브 콘텐츠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콘텐츠를 단순한 하나의 경험으로 바꿔야 한다는 확신이 생겼다는 뜻이다. 이런 철학은 조 대표가 바우어랩을 창업한 이유이자 지금까지 회사를 이끌어 온 동력이기도 하다. 그는 바우어랩 대표이자 총괄 아트 디렉터로 몰입형 콘텐츠 기획과 연출을 총괄하고 있다.

조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는 글로벌 무대다. 그는 “우리가 만든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파크의 주인이 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며 “디즈니나 유니버설, 파라마운트 같은 글로벌 테마파크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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