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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철회한 롯데글로벌로지스, 운용업계 '미온적'이었던 이유는 [Market Watch]FI와의 주주간 계약에도 상장 결국 철회키로

이지은 기자공개 2025-05-07 10:35:29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5일 13시3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에 도전했던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24일부터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돌입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진행 중인 논딜로드쇼(NDR)에 참가한 자산운용사들을 중심으로 각양각색 시각이 나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택배업계 1위 업체인 CJ대한통운보다 높게 산정된 밸류에이션,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재무적투자자(FI)인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가 설립한 유한회사 엘엘에이치(LLH)와의 계약 세부사항이 그 내용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기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NDR에 나섰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상장 추진을 위해 지난 24일부터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수요예측은 이달 30일까지다. 이후 공모청약을 거쳐 내달 21일 상장될 예정이었다. 총공모 주식 수는 1494만4322주다. 신주 모집과 구주매출 비중은 각각 50%이었다.

NDR에 참석했던 기관투자자들의 반응은 미온적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기업가치에 대한 의문이 이같은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공모 예상가가 희망가를 훨씬 밑돈 것이 이같은 결정으로 이어졌을 것이란 평가다.

당시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기업가치 대비 상각전이익(EV/EBITDA) 밸류에이션 방식을 활용해 기업가치를 산정했다. 비교기업은 CJ대한통운과 한진으로 두 기업의 EV/EBITDA 평균인 6.4배를 적용, 주당 평가액을 1만5263원으로 책정했다. 희망 공모가액 밴드는 1만1500~1만3500원로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5622억원이다.

국내 1위 택배업체인 CJ대한통운의 EV/EBITDA는 4.67배다. 지난해 CJ대한통운의 순이익은 2683억원으로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순이익(405억원)의 6배 이상이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4월부터 초일가점 배점이 좀 낮아지는 면이 있어서 다음주 초 공모주 투자가 가능한 펀드가 조성되면 그때 투자를 할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인데 공모가가 다소 높게 산정됐다고는 보고 있다"며 "CJ대한통운보다 규모가 작은데 주가순자산비율(PBR) 측면에서도 롯데글로벌로지스가 CJ대한통운보다 높게 산정된 것으로 계산된다"고 말했다.


올해 초 증시에 입성했지만 부진한 주가 흐름을 이어간 LG CNS의 영향도 거론된다. 당시에도 간만에 시장에 출회된 대어(大魚)인 데다 LG그룹 내에서 한 축인 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인 만큼 LG그룹이 상장 이후 주가 보전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실제로 당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 또한 114대 1로 낮지 않았다. 그러나 상장 당일 주가가 10% 급락하면서 락업(의무보유)을 걸었던 운용사들은 손실을 감수하는 중이란 설명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 FI에 대해 롯데그룹 측이 차액을 보전해줘야 하는 조항 또한 수요예측 참여를 망설이게 하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상장 청사진을 가지고 증시에 입성하는 것이 아닌, 기존 투자자의 투자금 회수가 상장 추진의 배경으로 읽힐 수 있는 여지가 있어서다.

2017년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보통주와 신주인수권을 인수한 LLH는 현재 롯데글로벌로지스 지분 21.87%를 보유 중이다. 공모 후에는 구주 매출을 통해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나설 계획이다. LLH는 투자 당시 주주간 계약을 통해 요구수익률(IRR)이 보장되는 내용의 풋옵션 조항을 설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산출된 주당 행사가격은 5만720원인데, 공모가가 이보다 낮을 경우 롯데그룹이 차액을 현금으로 보전해야 한다. 공모가 밴드 하단 기준 예상 보전액은 2931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LLH와의 주주간계약 내용을 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로서는 올해 상반기 내로는 상장을 해야하고 공모가 수준도 낮추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기업가치가 다소 높게 산정됐다는 인식이 깔린 가운데 상장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으로 비쳐지면서 참여를 망설이는 기관들이 적지 않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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