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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미디어사업 2.0]홍범식호 '1호 분사' 대상 스튜디오X+U, 확장 전략 포석⑤연내 추진 가능성 거론…관건은 '자생력'

노윤주 기자공개 2025-04-28 07:20:03

[편집자주]

IPTV 시장의 성장세가 꺾였다. 가입자 증가율은 0%대에 진입했고 고객 1인당 매출 기여도 줄어들고 있다. 한 때 인터넷과 TV의 결합을 통해 케이블 시장을 무섭게 위협했던 IPTV의 위상이 무색하다. 이제는 OTT의 부상으로 역공격을 당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IPTV 사업을 영위하는 이동통신 3사는 미디어 사업을 살리기 위해 여념이 없다. AI와 FAST 채널로 IPTV의 활로를 모색하는 동시에 자회사를 통한 자체 콘텐츠 발굴에도 나서고 있다. 채널부터 콘텐츠 공급까지 전 영역을 아우르겠다는 이동통신 3사의 새로운 미디어 전략을 알아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5일 15시3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유플러스가 콘텐츠 제작 조직인 스튜디오X+U 분사를 검토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미디어 사업 축소 움직임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하지만 내부 상황을 종합해보면 오히려 콘텐츠 제작 역량 강화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홍범식 대표 체제 출범 이후 LGU+는 '그로스리딩 AX 컴퍼니'로 거듭나기 위해 AI 사업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하고 있다. 본사로서는 AI에만 집중해도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스튜디오X+U 분사는 단순한 비핵심 사업 정리가 아닌 성장 동력 확보와 콘텐츠 제작 규모 확대를 위한 현실적 선택이란 해석이 나온다.

◇'그로스리딩 AX 컴퍼니' 사업 정지작업 일환

LGU+는 황현식 전 대표 시절부터 사업부가 자생력을 갖출 경우 분사를 추진한다는 전략을 세워 왔다. 아이들나라, 인피니스타, 스튜디오X+U 등이 유력 후보군이었다. 황 전 대표는 이들 사업부를 CEO 직속 조직으로 배치하며 독립 운영의 기반을 다져왔다.

2023년에는 아이들나라 분사가 거론됐다. 아이들나라는 서울 용산이 아닌 강남에 별도의 사옥을 마련해 관련 인력들이 근무하고 있다. 당시 그룹 차원이 아닌 별도 채용도 진행하면서 분사가 유력해 보였으나 성장성이 둔화된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홍 대표 취임 이후에는 아이들나라가 아닌 스튜디오X+U의 분사 윤곽이 잡혔다. 홍 대표는 '그로스리딩 AX 컴퍼니'라는 새로운 기업 슬로건을 확립하고자 통신 본업과 AI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플랫폼사업을 추진하던 인피니스타는 해체했다. 미디어 사업은 별도 법인으로 분리해 각자의 성장 방안을 모색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스튜디오X+U는 2022년 설립 당시부터 미디어 콘텐츠 경쟁력 확보라는 분명한 미션을 가지고 있었다. 이덕재 최고콘텐츠책임자(CCO) 리더십 하에 MBC 출신 신정수 센터장을 영입했고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현 상황은 사업을 양껏 펼치기 어려운 구조다. LGU+가 AI 사업 강화에 집중하면서 조직 개편이 이뤄졌다. 스튜디오X+U는 지난해 말 CEO 직속에서 컨슈머 부문 산하로 이관됐다.

컨슈머 부문에서 IPTV 사업을 다루고 있긴 하다. 하지만 무선통신인 B2C MNO 사업에 보다 초점이 맞춰져 있다. 콘텐츠를 제작하는 스튜디오X+U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기 어렵다. 분사를 통한 사업 확장을 고민하는 배경이다.

LGU+는 분사 시 신설법인으로 이동하는 직원들에게 동일 처우 보장, 스톡옵션 지급 등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스튜디오X+U는 설립 당시부터 분사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라며 "홍 대표 체제 하에서 이를 구체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외부 투자 유치 통한 제작 규모 확대 나서나

스튜디오X+U 분사의 또 다른 목적은 외부 투자 유치를 통한 제작 역량 강화에 있다. 콘텐츠 제작에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 본사 예산만으로는 규모 확장에 한계가 있다.

지금까지 스튜디오X+U는 제작비가 비교적 적게 드는 미드폼 콘텐츠 제작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노웨이아웃>, <선의의경쟁> 등 드라마로 영역을 확장하며 글로벌 OTT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노웨이아웃>은 디즈니플러스, <선의의경쟁>은 티빙을 통해 유통했다.

특히 노웨이아웃은 회당 시청시간이 50~60분 사이다. 미드폼이 아닌 롱폼 콘텐츠다. 게다가 OTT 드라마 시리즈 제작비는 회당 규모에 따라 적게는 200억원에서 많게는 600억원까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콘텐츠 유형과 유통 플랫폼을 다각화하면서 LGU+도 연간 2000억원에 가까운 제작비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별도로 콘텐츠 제작원가를 공개하지는 않지만 무형자산 취득 내역을 통해 이를 유추할 수 있다. 2024년 LGU+가 새롭게 취득한 기타 무형자산은 1753억원 상당이었다. 2023년에는 2693억원을 무형자산 취득에 사용했다.


통신업계에서 콘텐츠 제작 부문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한 선례도 존재한다. KT는 2021년 스튜디오지니를 처음부터 별도 법인으로 설립했다. 그 직후 본사가 1750억원 규모 유상증자도 진행했다.

스튜디오지니도 OTT와 혈맹을 강화하기 위해 외부 투자를 유치했다. 2022년 시즌과 티빙 합병을 앞두고 먼저 CJENM으로부터 1000억원대 투자를 받았다. 지난해 말 기준 CJENM은 스튜디오지니 지분 9.1%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업계에서는 LGU+의 스튜디오X+U도 분사 후 글로벌 OTT 혹은 대형 미디어 기업으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자금 조달을 통해 제작 규모를 확대하고 LGU+ 플랫폼뿐 아니라 다양한 채널로 콘텐츠를 유통해 수익원을 다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사가 IPTV를 비롯한 미디어 사업을 키우기 위해 콘텐츠 사업에 투자하는 건 필연적"이라며 "그 과정에서 콘텐츠 제작사가 독립 법인이 되면 전략적 투자자 유치가 용이하고 외부 플랫폼과의 협업도 더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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