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본코리아 거버넌스 점검]구색 갖춘 사외이사, 법조계 일색 '아쉬움'③IPO 준비 과정에서 이사회 체계 등 점검
안준호 기자공개 2025-05-21 07:58:03
[편집자주]
‘백종원의 회사’로 알려진 더본코리아가 2024년 말 증시에 입성한 지 반년이 지났다. 외식 프랜차이즈의 상장을 둘러싼 기대는 컸지만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고 연이은 논란과 더불어 조직 내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더벨은 상장 이후 불거진 신뢰 리스크의 본질이 어디에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 더본코리아의 이사회 구성, 지배력 집중, 경영 의사결정 구조 등 거버넌스 체계 전반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6일 07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더본코리아는 기업공개(IPO) 준비 과정이 길었던 곳 중 하나다. 2018년 처음 상장 주관 계약을 체결한 뒤 5년 만에 본격적인 스텝을 밟았다. 공모 증권신고서에 적시된 기업실사 건수만 따져봐도 24회차에 달한다.그만큼 공모 이전부터 이미 상장사 수준의 외형 요건을 갖춘 상태였다. 주관사 실사와 회계법인 컨설팅을 거쳐 내부통제 시스템을 사전에 점검했다. 거래소 예비심사 전후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감사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 ESG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설치하기도 했다.
단 선임된 사외이사의 면면을 보면 아쉬운 측면도 있다. 법조계 인사들이 대부분을 차지한 가운데 실제 유통업이나 기업 경험이 있는 경영 전문가는 전무하다. ESG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등의 위원장들도 모두 법조계 출신이다.
◇상장 전 내부거래위원회·ESG위원회 완비…법조계 일색 구성 '아쉬움'
더본코리아와 상장 주관사단은 상장 준비 과정에서 실사를 거쳐 내부통제 체계를 점검하고 이사회 내 위원회도 새롭게 구성했다. 이 과정에서 백종원·강석원 각자대표 체제로의 전환은 물론 감사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 ESG위원회 설치도 이뤄졌다.
이사회 점검이 이뤄진 것은 상장 당해였던 2024년부터다. 2024년 3월 회사 정관과 이사회 운영 규정을 손본 뒤 김해수·최원길·윤동춘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이와 함께 감사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했다. 공모를 앞둔 8월에는 ESG위원회도 신설했다.
감사위원회를 제외하면 실질적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 편이다. 감사위원장은 윤동춘 이사다. 삼일회계법인 출신의 재무 전문가로 현재도 성현회계법인 감사본부장을 맡고 있다. 재무제표 승인과 내부회계관리규정 검토 등이 주된 업무인 감사위원회에 걸맞은 경력을 보유한 인사다.
반면 기타 위원회 인선에는 의문이 남는다. 내부거래위원회와 ESG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김해수 사외이사는 대검찰청 부장검사를 지낸 뒤 법무법인 중부로 대표변호사를 거쳐 현재 법무법인 통 고문변호사를 고 있다. 경력 대부분이 강력범죄 수사에 치우쳐 있다. 법조계 인사인 것을 차치하더라도 기업 거버넌스나 상법 관련 전문가로 보긴 어렵다.
김 사외이사는 제28회 사법시험 합격 뒤 중앙지검 마약·조직 범죄 수사부장, 부산지검 형사1부장, 창원지검 특수부장 등을 거쳤다. 커리어 대부분을 강력범죄 수사로 보냈다. 검찰, 공무원 출신 사외이사가 즐비한 국내 산업계에서도 강력범죄 전문가가 ESG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사례는 드문 편이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최원길 사외이사도 법조계 인사다. 제27회 사법시험 합격 후 법무법인 티엘비에스 구성원 변호사를 거쳐 법무법인 제이앤씨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다. 변리사 및 세무사 자격증을 보유했으며 전문 분야는 부동산, 행정 분야다.

◇업계 전문가·문화계 인사 포함된 교촌F&B와 대비
이사회에서 사외이사의 역할은 전문성에 기반한 경영 자문이다. 대표 등 기존 사내이사들이 갖지 못한 식견이 있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전직 관료나 법조계 출신 인사, 교수 등이 주로 이름을 올린다.
단 트렌드 변화가 빠른 유통업의 경우 사외이사 구성도 보다 다채로워지는 추세다. 더본코리아에 앞서 상장한 교촌에프앤비는 최근 이사회 규모를 키우고 면면을 다양화하고 있다. 올해 주주총회에서 박승환, 김홍신, 손대식 3인의 사외이사를 새롭게 선임하며 이사진 절반을 사외이사로 채웠다. 프랜차이즈 업계 종사자부터 문화계 인사까지 다양하다.
교촌에프앤비 박승환 사외이사의 경우 대형 식음료(F&B) 회사를 두루 거친 프랜차이즈 업계 전문가다. CJ 뚜레쥬르 신사업 태스크포스(TF) 팀장을 거쳐 사업대표를 지냈고, 투ᄊᅠᆷ플레이스 사업대표와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를 지냈다. 함께 선임된 김홍신 사외이사는 작가이자 국회의원 경력을 보유했다.
더본코리아 상장 준비 과정에서 백종원 대표 중심의 리더십이 주요 검토 요인은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권업계 관계자는 "백 대표 인지도에 힘입어 실적이 빠르게 증가했고, 덕을 본 부분도 많기 때문에 평판 리스크가 크다고 보진 않았다"며 "단 사외이사 구성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더본코리아는 최근 감사 조직 설치, 300억원 규모의 가맹점주 지원 방안 등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선 상태다. 상장 이전부터 백종원 대표이사에 대한 의존도가 주된 문제점으로 거론됐던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이사회 구성 역시 고민해 볼 여지가 있다.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이달 안으로 대표이사 직속 감사조직 구성을 마무리하고, 대외 소통 채널도 만들 예정”이라며 “이외 사항은 추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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