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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Watch]KT, 르완다 법인 철수 시작 '원금 회수 가능성 불투명'올 1분기 풋옵션 행사, KTRN 가치 하락·상대 정부 태도 '걸림돌'

최현서 기자공개 2025-05-20 08:12:00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9일 14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르완다 법인 청산 절차를 올해 1분기 시작했다. 김영섭 KT 대표가 해당 사업장의 정리를 약속한 지 1년 만이다. 르완다 정부에게 풋옵션을 행사해 투자한 금액을 돌려받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풋옵션을 통한 자금 회수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르완다 법인은 설립 이후 줄곧 순손실을 기록해 지분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현지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도 원금 회수의 장애물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르완다 정부와의 주주간 계약에 의해 발생한 풋옵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KT의 르완다 현지 법인 'KT 르완다 네트워크(KTRN)'는 2013년 르완다 정부와 합작해 세워졌다. KT가 지분 51%, 르완다 정부가 49%를 소유하고 있다. 장부상 최초취득금액은 50억원이다.

KT가 다소 낯선 지역인 르완다에 베팅한 이유는 현지 시장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었다. 르완다는 2012년 농업 중심 국가에서 ICT 국가로 발전하겠다는 전 국가적 중장기 발전 계획 '비전 2020'을 발표했다. 이러한 정책적 의지가 있다는 점이 KTRN 설립을 유도했다.

특히 2011년까지 르완다 정부는 전국에 걸쳐 광섬유망, 모바일 망 커버리지를 100%에 가깝게 구축해놨다. 반면 단말기 가입률은 45%에 불과했다. 인프라는 갖춰졌지만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은 블루오션으로 분류됐다.

아울러 르완다는 바다와 떨어진 내륙국임에도 동아프리카 광케이블 시스템(EASSy, TEAMS 등)에 접속 할 수 있었다. KT는 르완다 법인을 거점으로 주변국(케냐, 우간다, 탄자니아)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투자 당시 리스크 헤지 목적으로 '풋옵션'을 걸었다. 계약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지만 르완다 정부 측의 계약 이행에 문제가 생길 경우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풋옵션 외 LTE 독점 도매사업권을 확보한 점도 리스크 헤지 차원이었다.


기대와 달리 KTRN은 줄곧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순이익을 기록하지 못했다. 10년 간 쌓인 순손실 규모는 3323억원에 달한다.

김 대표는 작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르완다 투자가 많은 손실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도 지속적으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사업 규모를 줄이고 있으며 사업 철수를 염두에 두고 여러 가지 과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KTRN의 수익성이 좋지 않았던 이유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낮은 경제 수준이 큰 원인으로 꼽힌다. 2023년 기준 르완다의 1인당 GDP는 994.2달러에 불과하다. 낮은 경제 수준은 비교적 고가로 인식되는 통신 서비스를 감당할 수 없었다. 아울러 KTRN은 MTN 등 현지 통신 사업자들에게 LTE 망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했는데 현지에서 망 도매가 책정에 대한 협상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2022년 10월 르완다 정부는 KTRN에 제공했던 LTE 독점 도매사업권을 박탈하며 풋옵션 행사의 직접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르완다 정부는 KTRN의 망 독점 제공이 LTE 보편화에 걸림돌이 된다고 봤기 때문이다. KTRN은 현지 법원에 정책 중단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2023년 7월 르완다 법원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풋옵션를 행사할 조건은 충족됐지만 최초 투자금을 온전히 회수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지분 평가액은 KTRN의 실적과 자산, 현금창출력 등을 기준으로 산정되는데 그동안 KTRN은 한 번도 순이익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르완다 정부가 수백억원을 마련해 KT 측에 보상할 지도 미지수다. 외교부는 작년 9월 한·르완다 외교장관 회의에서 KT의 입장을 전달했으나 아직 르완다 측으로부터 회신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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