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큐캐피탈, 대경기계 밑지고 파나 투자원금이 시가 두배 넘어…급매처리시 손해 불가피

박준식 기자공개 2011-11-04 09:01:52

이 기사는 2011년 11월 04일 09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경기계 경영권 지분 매각 거래가 1차 시도 실패에 이어 경쟁입찰 방식의 2차 매각시도에 돌입하면서 이 딜의 성패에 대한 시장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매각 측은 대우조선해양과 벌였던 사적거래에 실패한 이후 절치부심 경쟁입찰을 준비해 흥행을 기대하고 있지만 원매자들의 컨센서스는 부정적이다.

가장 큰 문제는 매각 측이 지난 2007년말 대상지분 인수에 쏟아부은 인수금이 지나치게 높다는 데 있다. 당시 거래를 주도한 큐캐피탈은 대경기계 인수를 위해 사모투자펀드(PEF)를 구성하고 경영권 지분 67.59% 취득을 위해 약 2200억원을 투입했다. 경영권을 담보할 주식 370만주를 인수하는데 주당 5만9460원을 투자한 셈이다.

대경기계는 큐캐피탈이 인수하기 전까지 외환은행 등 채권단과 워크아웃 공동관리 상태에 놓여 있었다. 외환위기 이후 온산공장 등을 매각했지만 자구책이 실적악화를 감당하지 못했다. 2005년부터 관계사 대경테크노스와 대경환경그룹 등의 부도가 이어지면서 그해 9월부터 채권단에 주권을 내줬다.



외환은행은 그러나 워크아웃 이후인 2006년 1월 회사의 울산2공장 신축을 돕고 경영지원에 나서면서 실적을 개선시켰다. 때마침 중동 발 플랜트 설비 주문이 늘어나면서 보일러, 열교환기 등 대경기계 주요 수출품의 확대 가능성도 높아졌다. 회사는 워크아웃 2년7개월 만에 대한전선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큐캐피탈 사모펀드(국민연금 07-1 기업구조조정조합 QCP 12호)에 인수돼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큐캐피탈은 지난 2008년 3월, 시장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주권의 10대 1 비율 액면분할을 실시했다. 이를 고려하면 큐캐피탈이 현 지분을 취득하는데 들인 원가는 주당 5946원이라고 할 수 있다. 취득시점을 기준으로 현재 4년이 지났고 매해 물가상승률(5% 가정)을 감안하면 이번 딜을 통해 최소 주당 7200원 이상을 받아야 원금을 건질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시장 상황은 큐캐피탈에 전혀 유리하지 않다. 상장사인 대경기계의 시장 가치는 주당 3100원(3일 종가기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 주식은 지난 7월 초 매각 측이 대우조선해양과 사적거래를 위한 협상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주당 4500원대까지 상승하기도 했지만 거래가 깨지자 다시 3000원대 초반까지 급락했다. 최근 그리스 등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도 주가상승을 붙잡는 요인이다.

큐캐피탈이 설립한 대경기계 인수용 펀드의 만기는 2013년 말이다. 운용역 입장에서는 당장 매각을 하지 않고 주가상승을 기다릴 여지가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 펀드의 주요 투자자인 대한전선(53.07% 보유)의 상황의 여의치 못하다는데 있다. 대한전선은 지난 2009년부터 적잖은 투자자산이 부실화되고 재무상황이 악화되면서 국내 채권단과 재무개선약정을 맺고 비주력 자산을 매각하고 있다.

대한전선 입장에서 대경기계는 비주력 자산으로 급매라도 내놓아야할 대상이다. 펀드 최대 투자자인 대한전선의 사유로 인해 큐캐피탈도 펀드 만기와 무관하게 투자자 배당을 위해 대경기계를 팔수밖에 없는 것이다.

큐캐피탈은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입찰 경쟁을 벌여 흥행을 노리고 있지만 원가(7200원)와 시가(3100원) 사이의 차이가 지나치게 커 거래전망은 어둡다. 특히 2009년까지 대경기계의 잠재 인수후보로 여겨졌던 포스코와 GS, 삼성중공업 등이 그 사이 필요를 모두 채운 상황이라 원매자가 많지 않다는 게 거래의 난제다. 지난 3년 동안 포스코는 성진지오텍을, GS는 DKT, 삼성중공업은 신텍을 인수했다.

보일러 설비업체를 인수하지 못한 일부 전략적 투자자(SI)가 남아 있지만 이들이 매각 측의 기대처럼 주당 3100원을 훨씬 뛰어넘는 인수금을 제안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만약 거래가 매몰비용(Sunk cost)에 못 미치는 수준에서 이뤄진다면 이 바이아웃을 주도했던 큐캐피탈의 실적에도 치명적인 오점이 남게 된다. 큐캐피탈은 최근 국민연금, KT&G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80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설립하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경기계 매각은 최초 큐캐피탈의 인수가치 평가가 지나치게 높았다는 게 모든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라며 "매각 측도 이를 의식해서인지 국내보다는 외국계 투자자가 크게 베팅해주기만을 바라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