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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멘트 레저 부문 매각 '암초' 우리파이낸셜 "원금 다 달라" 비토…경영정상화 차질

길진홍 기자공개 2011-12-20 18:30:17

이 기사는 2011년 12월 20일 1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시멘트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추진 중인 레저사업 부문 매각이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채권금융기관협의회에서 담보가치를 반영해 은행 별 채권 회수액을 확정했으나 소액채권자인 우리파이낸셜이 원금을 전액 상환해 달라며 담보권 해지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파이낸셜은 법원에 레저 사업 부문에 속한 골프장 매각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채권단과 현대시멘트를 압박하고 있다.

매각 금지 가처분 신청과 담보권이 해지되지 않을 경우 레저 사업 부문 매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채권자 간 이견으로 매수의향자인 신안그룹과 약정한 매각 기일(12월16일)을 이미 넘긴 상황이다. 매각지연이 장기화 될 경우 현대시멘트의 경영정상화 작업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시멘트는 지난 5월 신안그룹에 스키장과 콘도미니엄, 골프장 등을 보유한 레저 사업 부문(현대성우리조트)을 매각하기로 양해각서를 맺었다. 레저 사업 부문에 딸린 자산과 부채 및 영업권 등을 포괄적으로 양도할 계획이다. 매각대금은 1184억원으로 금융권 채무 상환 등에 쓰인다.

채권단은 이달 초 회의를 열고 채권잔액(1500억원)의 약 60%에 해당하는 900억원을 회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레저 사업 부문을 담보로 대출한 돈이 훨씬 더 크지만 매각대금을 고려해 손실을 일부 감수키로 한 것이다. 회계법인의 실사를 토대로 은행 별 손실액이 매겨졌고, 우리은행 등이 참석한 채권금융기관협의회 운영위원회에서 이 같은 안이 통과됐다.

소액채권자인 우리파이낸셜은 그러나 담보가치를 100% 인정해주길 원하고 있다. 채권액의 80%에 가까운 140억원이 배정됐으나 원금을 전액 상환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리파이낸셜은 현대시멘트 워크아웃 개시 이전에 담보제공 확약을 받아둔 골프장 내 클럽하우스를 담보로 인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담보로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확약서가 담보와 동일한 효력을 지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레저 사업 부문 매각 후 담보가치를 재평가해 채권 회수액에 반영해주는 안을 우리파이낸셜에 제시했으나 거절당했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확약서 효력을 일부 인정해 담보가치에 반영했다"며 "워크아웃 질서를 깨뜨리지 않은 수준에서 소액채권자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대시멘트는 매수의향자인 신안그룹에 매각 기일을 늦춰줄 것을 요청해 둔 상태다. 신안그룹을 설득해 시간을 벌었으나 마냥 시일을 늦출 수만도 없는 처지다. 당장 연내에 190억원 가량의 회원권 만기가 도래한다. 내년에도 500억원 가량의 회원권 만기가 예정돼 있다. 레저 사업 부문 매각이 계속 지연될 경우 재무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에 근거해 소송 등을 통해 소액채권자의 반발을 강제할 수 있지만 그러기엔 (현대시멘트에) 물리적인 시간이 너무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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