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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일방통행..KT렌탈 IPO '삐걱' "주주간 동의 없었다"...거래소 심사 통과 불투명

박창현 기자공개 2012-03-28 09:30:27

이 기사는 2012년 03월 28일 09: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렌탈 상장이 첫발을 떼기도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기본적인 주주간 합의도 없이 KT가 일방적으로 거래를 추진하며서 KT렌탈 상장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KT렌탈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는 28일 "KT와 MBK 등 KT렌탈 주주간에 상장과 관련된 합의 내용이 전혀 없다"며 "MBK측은 아직 KT렌탈을 상장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KT가 일방적으로 상장을 추진하는 배경에 대해 "MBK에 대한 압박용"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KT측은 KT렌탈 상장 추진 당시부터 MBK와의 합의가 이뤄졌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이와 상반된 주장이 제기되면서 KT렌탈 상장은 초기 단계부터 적지 않은 잡음에 휩싸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KT가 사업 파트너를 무시한 채 거래를 추진한 것이라면 시장 평판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지분 42%를 갖고 있는 MBK가 상장 추진 과정에서 반대 입장을 공식 표명할 경우, KT렌탈 상장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KT가 회사 경영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기업공개 추진을 막지 못하지만 주주 간 갈등이 표면화된다면 거래소 심사 통과를 장담할 수 없다. 더욱이 MBK가 구주 매출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추후 오버행 이슈로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2대주주 동의없이 상장 추진에 나선 것 자체가 이해가 안 간다"며 "KT가 일방적으로 KT렌탈 상장에 나선다면 추후 적지 않은 후유증에 시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KT와 MBK의 갈등 조짐은 상장 추진 초기 단계부터 엿보였다. MBK가 지난 달 진행된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는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관사 PT에도 이희수 사장과 조한상 경영기획실 상무, 김연대 마케팅본부 상무 등 KT렌탈 측 경영진이 모두 참석했다.

물론 MBK측 지정 인사로는 신용호 부사장(CFO)이 자리를 지키기는 했지만 정작 자금 회수에 나서야 하는 MBK 임직원은 단 한 사람도 참석하지 않았다. 주관사가 제안한 거래 구조가 자금 회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만큼 FI가 직접 참여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금호렌터카가 인수 과정에서 MBK측 인수금융 지원을 담당했던 하나대투증권이 주관사 선정 과정에서 완전히 배제된 점도 갈등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KT와 MBK는 지난 2010년 3월 컨소시엄을 구성해 업계 1위 렌터카 업체인 금호렌터카를 인수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10년 4월 KT렌탈과 금호렌터카가 합병하게 되면서, KT와 MBK는 최종적으로 각각 KT렌탈 지분을 58%, 42%씩 확보하고 있다.

KT렌탈 경영 과정에서 KT는 총괄 경영을, MBK는 재무 관리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회사를 운영 방식을 두고 전략적투자자(SI)인 KT와 재무적투자자(FI)인 MBK 간 의견 차이를 보이면서 사이가 멀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2010년 6월 KT렌탈은 자회사인 정보통신기기 임대업체 ㈜케이티알과 합병을 추진했지만 MBK측 반대로 합병 결정이 취소됐다. 차량 렌터카 사업 집중을 원했던 MBK와 사업 확장을 추구했던 KT 간 전략 차이 때문에 빚어진 갈등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결국 한 해가 더 지나고 나서야 가까스로 KT렌탈과 ㈜케이티알 합병은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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