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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채권 사자"…발행액의 5배 몰려 위스퍼링 금리보다 20bp낮춰 발행

한희연 기자공개 2012-04-03 07:12:33

이 기사는 2012년 04월 03일 0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회사채가 15년 만에 국제 자본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2004년 이후 무차입 경영의 종료를 알리는 신호임과 동시에 국제 채권 시장에 한국 최고의 채권이 등장했음을 뜻한다.

사실상 글로벌본드시장 데뷔나 마찬가지였지만, 새로운 발행자(New Issuer)나 새로운 발행물(New Issue)에게 당연히 따라붙는 투자자들의 추가 프리미엄 요구는 없었다.

오히려 투자자들은 삼성전자가 희망했던 가격에서 웃돈을 주고 사겠다며 아우성이었다. 그 결과 한국의 그 어떤 기업은 물론이고, 정부조차 가능하지 않은 낮은 금리에서 발행이 결정됐음에도 투자 수요가 발행량의 5배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3일 새벽 뉴욕시장에서 10억 달러 규모의 5년만기 글로벌 본드 발행을 성사시켰다. 이번 채권은 삼성전자 미국 현지법인(SEA: Samsung Electronics America Inc.)이 발행하는 것으로, 삼성전자 본사(SEC: Samsung Electronics Co. Ltd.)가 지급보증을 하는 형태다.

1997년 이후 국제 자본시장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삼성전자 채권은 발행금리가 '5년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T)+80bp'로 결정됐다. 만기 수익률(yield)로는 1.827%로 국내 어느 기업과도 비교도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정부가 발행하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보다도 훨씬 낮은 금리 수준이다. 쿠폰금리는 1.75%이며, 만기일드(Yield)는 1.827%다.

삼성전자는 올초부터 채권 발행 준비, 지난 1월 중순에는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 요청서(RFP)를 발송하고, 2월초에는 골드만삭스, BofA메릴린치, 씨티글로벌마켓증권, J.P모간,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지난달 26일부터 일주일간 뉴욕과 보스턴, 시카고, LA에서 넌딜로드쇼도 개최했다. 로드쇼 중 투자자 반응이 워낙 좋아 'T+70~80bp' 수준도 얘기가 나왔다고 알려져, 북빌딩 전부터 발행금리 수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증폭돼 있었다.

로드쇼를 마친 직후인 지난 2일 오후, 삼성전자는 본격적인 채권 발행에 착수하기로 결정, 아시아와 유럽 시장을 대상으로 일명 '위스퍼(whisper)'를 진행했다. 투자자들에게 제시할 예상금리를 설정하기 위해 일종의 시장 탐색작업을 한 셈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위스퍼링 금리는 'T+100bp'이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위스퍼링 과정 중에서도, 비공식적으로 밝힌 투자 희망 규모는 상당했다는 후문이다.

이 과정에서 홍콩시장 한 관계자는 "위스퍼링 금리가 'T+100bp' 수준이면 최종 발행금리는 이보다 20bp 가량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투자자 반응이 워낙 좋아 원하는 만큼 물량을 받기도 힘들다고 들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시장 분위기를 탐색한 삼성전자는 뉴욕시장 개장과 함께 본격적으로 북빌딩에 나섰다.

최초 제시금리인 이니셜 가이던스는 ' T+90bp'로 알려졌다. 최종 제시금리도 낮았지만 최종 발행금리가 이보다 10bp 더 낮아진 것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폭발적이었던 데 기인한다. 이날 북빌딩 결과, 투자자 수요는 약 50억 달러였다.

삼성전자 채권의 희귀성과 본사가 지급보증을 한다는 점은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긴 키 포인트로 평가받고 있다. 주로 만기보유(buy-and-hold)전략을 구사하는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 하기 위해 이번 삼성전자 채권을 선호했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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