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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자원개발펀드보험 부보율 하향 논란

안영훈 기자공개 2012-04-18 17:44:36

이 기사는 2012년 04월 18일 1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원의 효율적 배분 vs 투자 의욕 저하'

무역보험공사의 해외자원개발펀드보험 부보율 10%포인트 하향 조정 움직임을 두고 말들이 많다.

부보율 인하를 추진하는 지식경제부는 정부지원을 줄여도 될 만큼 해외자원개발펀드보험을 통해 지난해 민간의 해외 자원개발 투자참여가 활성화됐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 한해에만 해외자원개발펀드보험의 보증 7105억 원을 기반으로 총 4건의 민간 해외자원개발 투자가 성사됐다. 재원부족 문제로 지난해 말부터 대기 중인 투자건도 4건에 달한다.

지원 실적과 지원한도를 전체가 아닌 10%포인트만 줄인다는 점만 보면 지식경제부의 주장은 일견 타당해 보인다.

지식경제부의 융자금을 재원으로 무역보험공사가 민간의 해외 자원개발 투자 손실 발생시 원금을 일정부분 보장해 주는 해외자원개발펀드보험 자체가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파격적인 혜택이기 때문이다.

지원한도를 10%포인트 줄이면 그 만큼 다른 이에게도 기회가 주어지니 재원의 효율적 배분이라는 명분에도 부합된다.

하지만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해외 자원개발 투자자 모집을 담당했던 A은행 담당자는 "해외자원개발펀드보험 가입은 투자자 모집시 기본 사양"이라며 "아직 국내에선 해외 자원개발 투자성과가 없어 해외자원개발펀드보험 지원 없이는 홀로서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돈을 모으는 입장에서 죽는 소리를 하는 것이 다반사라지만 현실을 알고 보면 타당한 주장이다.

최소 1000억 원, 보통 2000억~3000억 원에 달하는 해외 자원개발 자금모집을 위해선 기관투자가 참여가 필수적인데 부보율이 떨어지면 기관 모집 자체가 어렵다.

지난해 4건이나 성사됐는데 어렵다는 말이 맞을까. 결론은 '그렇다'다.

삼성물산과 석유공사를 SI로 한 RG자산운용의 예만 봐도 아직 해외 자원개발 시장에서 기관 투자가 모집은 쉽지 않다.

RG자산운용은 지난해부터 3000억 원 이상을 전액 기관투자가로 이뤄진 사모펀드로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공모펀드 모집으로 방향을 돌렸다.

기존과 마찬가지로 부보율 90%의 해외자원개발펀드보험 가입을 약속했지만 투자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이유로 기관 투자가 모집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부보율을 10% 포인트 낮추고 그만큼 리스크를 떠안아야 한다면 기관 투자가 모집이 더 어려운 것은 불 보듯 뻔하다.

RG자산운용의 역량 부족이라고 주 원인이었다고 말한다면 현금흐름을 재원으로 하는 장기투자라는 점에서 해외 자원개발 투자와 구조가 유사한 민자고속도로 사업을 예로 들어 보자.

IMF 이후 활성화된 민자고속도로 사업은 정부의 최소수익보장이 사라진 2005년 이후 투자움직임이 급격히 냉각됐다. 그나마 민자고속도로는 2005년 이전 투자로 인한 수익배당 등의 경험이 있어 서서히 살아났지만 해외 자원개발 투자는 이제 시작점이라 투자 성과도 없다.

재원의 효율적 배분 명분도 얼마나 실질적으로 가치가 있을지도 의문이다.

단순 계산으로 과거 부보율 90%로 4500억 원을 지원했던 사업에 부보율 80%를 적용하면 4000억 원을 지원하고, 500억 원의 재원이 남는다. 매년 해외자원개발펀드보험의 재원이 4500억 원씩 추가되고, 보통 지원규모가 2000억 원이라고 한다면 4년이 지나야만 남는 재원으로 1건의 투자를 더 지원하는 셈이다.

시장 자체가 축소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4년에 1건 더 지원하는 것을 재원의 효율적 배분이라고 봐야 할지 모르겠다.

오는 27일 지식경제부는 해외자원개발펀드보험의 부보율 10%포인트 하향조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모처럼 활기를 찾고 있는 해외 자원개발 투자시장이 섣부른 정책적 판단으로 축소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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