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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바젤Ⅲ 앞두고 후순위채 '고민' 내년부터 보완자본 인정받으려면 추가 조건 붙어야

이승우 기자공개 2012-05-10 16:26:00

이 기사는 2012년 05월 10일 16: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기자본에 대한 기준이 강화되는 바젤Ⅲ 적용을 앞두고 시중은행들이 기존 발행 후순위채 처리 방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금융위기 당시 대거 발행한 후순위채 만기가 속속 도래하면서 차환을 할지, 아니면 상환할지 가늠하고 있다.

발행 당시 고금리에 대한 부담으로 줄여나갈 필요가 있으나 줄이자니 보완자본(Tier-2) 축소에 대한 부담이 있다. 대부분 은행들이 일단 차환 쪽으로 선택을 하고 있는 상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15일쯤 신한은행은 10년 만기 후순위채를 5000억원 규모로 발행할 예정이다. 발행금리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에 0.40%포인트 얹는 조건이다.

지난 2007년 발행한 채권의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발행으로 지난 3월에도 발행을 했다. 신한은행 뿐 아니라 금융위기 당시 시중은행들이 자본 보충을 위해 대거 발행한 채권의 만기가 도래한 것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달 30일 후순위채를 차환했다. 7000억원 규모고 발행금리는 4.35% 수준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 3월 7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8000억원을 발행했다. 하나은행도 후순위채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을 준비 중이다.

시중은행 후순위채
시중은행 후순위채 발행잔액 추이(단위: 억원)

후순위채 발행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은 금융위기 당시 자기자본 확충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시장 매각 뿐 아니라 정부 자금인 자본확충펀드 지원을 통해 발행된 채권 만기가 속속 돌아오고 있는 것.

당장 차환을 하고 있지만 은행들의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보완자본으로밖에 인정되지 못해 금융위기가 해소되면서 축소해 왔지만 바젤Ⅲ 적용을 앞두고 무작정 줄일 수만은 없는 상태기 때문이다. 바젤Ⅲ에서는 핵심인 기본자본 보완자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3가지 항목을 전부 다 골고루 관리해야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주식으로 전환하는 조건을 붙여야 보완자본으로 인정될 예정이기도 하다. 단 올해 말까지 발행된 후순위채에 대해서는 별도 조항 없이 보완자본으로 인정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바젤Ⅲ가 도입되면 자기자본 관리가 더 까다로워진다"며 "보완자본이라 해도 확 줄일 수 없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금융위기 당시 후순위채 발행을 늘이면서 2008년말 4조3462억원의 잔액을 기록했다. 이후 금융 위기가 해소되자 점차 축소, 2010년말 3조3000억원 수준까지 줄였다. 최근 들어 다시 늘이고 있는 것.

국민은행은 2008년 8조1957억원까지 큰폭으로 늘렸다. 최근 7조원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5조7000억원까지 늘렸던 우리은행은 최근 4조원대 후반을 유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대폭 늘려 최근 5년래 잔액이 가장 많다. 3조8440억원.

시중은행 관계자는 "후순위채가 보완자본으로 인정받기 위해 어떤 조건이 붙을지 모른다"면서 "올 하반기 정도 윤곽이 잡히기 전까지는 기존 스탠스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주식 전환 조건이 붙을 경우 금리 조건이 상당히 불리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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