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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한 포스코에너지? "FI수익 보장 없다" 2000억 증자딜에 PE 5곳 경쟁..실적개선 바탕 투자조건 '고자세'

민경문 기자/ 김익환 기자공개 2012-06-08 17:44:19

이 기사는 2012년 06월 08일 17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 포스코에너지가 잠재 투자자인 사모투자펀드(PEF)에 최소한의 자금 회수(엑시트) 방안도 보장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간의 지속적인 매출 호조세가 이 같은 협상력 제고의 발판이 됐다는 평가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에너지는 최근 스틱인베스트먼트, IMM 등 국내외 운용사 5곳에 투자자 모집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냈다. 일단 13일까지 투자 제안서를 받아보고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업체에 증자 물량을 배분한다는 방침이다.

주주배정과 3자 배정 가운데 어떤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미 포스코에너지 지분 14.3%지분을 가지고 있는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의 경우 우선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투자 조건이 재무적 투자자(FI)들 입장에서 상당히 불리하다는 점이다. 무조건 보통주 투자로 제한했을 뿐 아니라 향후 기업공개(IPO)에 대해서도 아무런 보장도 없었다. 해당 운용사로서는 향후 엑시트를 위한 어떤 교섭권도 갖지 못하게 되는 셈이다.

이는 지난 2년 전 스카이레이크가 1800억 원을 투자할 때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당시 포스코파워(현 포스코에너지)는 스카이레이크의 전환상환우선주(RCPS) 투자를 받아들였다. 정해진 수익률로 상환을 요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 보통주로도 바꿀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발행사 입장에서는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포스코에너지가 이번 증자 추진과 관련해 '고자세'를 보이게 된 것은 최근 실적 개선과 직접적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스카이레이크 투자를 앞둔 2009년 말 포스코에너지의 매출과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각각 5086억 원, 1502억 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과 EBITDA는 1조9176억 원, 2899억 원으로 각각 2~3배 이상 급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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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력 발전소 투자가 마무리되면서 전력 판매 매출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인천LNG복합화력발전 5·6호기와 광양발전소는 지난해 완공된 후 전력 생산을 시작했다. 올해 현금창출 규모는 지난해보다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매출액과 EBITDA는 각각 7333억 원, 1669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분기 실적이 지난해 반기 실적과 맞먹는 셈이다.

향후 전망은 더욱 밝다. 포항 부생복합발전설비와 인천발전소 LNG복합화력발전소 7·8기는 각각 2013년, 2014년 완공된다. 내년과 내후년 실적은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연료전지사업에도 속도를 내면서 관련 매출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실탄을 모았으나 정작 마땅한 매물이 없어 펀드 소진에 어려움을 겪어 왔던 PEF입장에선 포스코에너지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이번 증자 계획이 발표되기 전에는 스카이레이크 측에서 물량 받기를 희망했던 투자자들도 상당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포스코에너지가 아직 IPO계획 조차 언급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악화된 만큼 포스코에너지 정도의 매물을 찾기도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며 "수익 보장이 없다는 리스크를 안고서라도 RFP를 받은 운용사 모두 증자에 참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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