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샤·더페이스샵, '마케팅'에 울고 웃는다 '노이즈 마케팅' 에 10년만에 세일 등 1위 놓고 격전..판관비 부담 가중
안경주 기자공개 2012-06-13 14:38:54
이 기사는 2012년 06월 13일 14: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숍 시장 최대 맞수인 더페이스샵(LG생활건강)과 미샤(에이블씨엔씨)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지난해말 매출액 기준 업계 1위 자리를 미샤가 7년만에 차지하더니 더페이스샵이 다시 100일 만에 1위 자리를 탈환하는 등 치열한 순위다툼을 벌이고 있다.특히 미샤는 1위 탈환의 원동력이었던 '노이즈 마케팅' 전략이 오히려 화를 불러온 반면 더페이스샵은 10년만에 처음으로 할인행사를 하는 마케팅전략을 내세워 효과를 봤다. 최대 맞수인 더페이스샵과 미샤 모두 '마케팅' 결과에 따라 울고 웃는 형국이다.
◇노이즈 마케팅으로 7년만에 웃은 '미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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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샤와 더페이스샵의 경쟁은 2000년대 들어서부터다. 미샤는 2000년 브랜드숍 시장을 탄생시킨 이후 2004년에 매출 1000억 원을 넘어서며 1위 자리를 고수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미샤의 독주는 계속된 듯 싶었다.
하지만 저가 화장품의 컨셉트를 고집하며 수시로 세일 행사를 벌이던 미샤는 2005년 자연주의 컨셉트를 내세우며 등장한 더페이스샵에게 1위 자리를 내준 이후 한번도 브랜드숍 업계 선두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특히 미샤는 한 달에 한 번 '미샤데이'를 열어 반값행사까지 벌이며 1위 탈환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미샤는 지난해 '노이즈 마케팅' 전략을 선택했다. SK-Ⅱ, 에스티로더, 랑콤 등 고가의 수입 화장품과의 비교를 통한 마케팅에 나선 것이다. 이를 위해 엄청난 판관비도 쏟아부었다. 2010년 1556억 원이던 판관비는 지난해 2034억 원 가량으로 급증했다.
미샤의 이같은 전략은 적중했다. 타사와의 비교광고를 선보인 1탄 '더 퍼스트 트리트먼트 에센스'는 출시 4개월 만에 50만 개를 넘어섰고, 2탄 '나이트 리페어 사이언스 액티베이터 앰플'은 출시 2개월 만에 20만 개를 넘어서면서 매출을 견인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27.2% 늘어난 3303억 원을 기록,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 시장에서 라이벌인 더페이샵을 7년 만에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급증한 판관비 때문에 영업이익률과 당기순이익률은 모두 전년대비 낮아졌다. 판관비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 60.0%에서 2011년 61.5%로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률과 당기순이익률은 2010년 11.7%, 9.4%에서 10.2%, 8.5%로 낮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미샤가 제품할인이나 각종 프로모션, 비교마케팅 등에 투입된 지출이 높아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이익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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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페이스샵, 10년 만에 할인효과?…마케팅으로 웃다
미샤는 올해 들어서도 판관비 등 마케팅 지출을 늘렸지만 오히려 노이즈마케팅에 발목이 잡혔다. 수입브랜드 에스티로더의 갈색병과 초록색병, 보라색병 등 에센스의 모방제품을 출시하며 '無 파라벤'이라고 홍보했지만 최근 방송프로그램에서 파라벤이 검출되면서 과장광고 논란이 일었다.
이러한 논란은 매출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7년 만에 화장품 브랜드숍 1위를 탈환했지만 올해 1분기 실적에서는 다시 더페이스샵에 밀려났다. 미샤는 올 1분기 매출액이 819억 원, 영업이익 105억 원을 기록했다. 더페이스샵의 1분기 매출액인 925억 원, 영업이익 179억 원을 훨씬 밑도는 수치다.
미샤가 노이즈마케팅의 역풍으로 주춤하는 사이 더페이스샵은 올해 1분기 이례적으로 다양한 할인 행사 등 마케팅을 전개하면 다시 왕좌에 올랐다. 그동안 미샤가 최대 50% 할인행사를 해 왔지만 더페이스샵은 '노세일' 전략을 고수했다. 하지만 미샤가 노이즈마케팅을 통해 업계 1위 자리에 오르자 10년만에 처음으로 고객 할인행사를 가졌다.
더페이스샵이 미샤 견제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를 받은 첫 정기세일은 곧바로 매출로 이어졌다. 매출 상승은 물론 행사를 진행하는 도중 접속 폭주 때문에 사이트가 일시마비됐다. 특히 할인 행사는 300만 명에 육박하는 더페이스샵 회원고객을 대상으로 진행돼 일부 매장이 평소 대비 10배 이상 매출을 기록하는 등 큰 성과를 이뤘다.
더페이스샵은 3월에 4일간 진행된 첫 정기세일에서 2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추가로 올렸다. 더페이스샵의 올해 1분기 매출이 미샤와 106억 원 가량 차이가 난다는 점에서 대대적인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더페이스샵이 선두자리를 탈환했지만, 업계에서는 미샤와의 경쟁 구도는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그 과정에서 마케팅 비용 역시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더페이스샵이 '노세일' 전략을 고수하면서 판관비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 안팎이었다"면서 "하지만 1분기에 이어 지속적으로 정기세일 등 마케팅에 집중하면서 판관비 역시 늘어나 비중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경쟁업체들의 난입으로 시장확대가 어려워지면서 마케팅 등에 소요되는 판관비가 50%를 넘어 미샤와 더페이스샵 모두 영업이익 저하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과도한 판관비 지출은 가장 개선해야할 시급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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