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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건설 신용등급 하향, 이상해" 한양 등 다른 BBB+급보다 우월…지금은 지켜봤어야 할 시점

서세미 기자공개 2012-06-15 19:48:05

이 기사는 2012년 06월 15일 19: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건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신용평가업계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회사채 금리가 이미 BBB급이어서 A-급에서 BBB+로 떨어진 데 대한 등급의 적정성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하향조정의 근거와 시기, 다른 건설사와의 형평성이 화제가 됐다.

전문가들은 신용평가사들이 두산건설의 신용등급을 하향한 근거가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신용평가사들이 내놓은 평가보고서에서는 PF우발채무, 매출채권 진부화, 현금흐름 부진 등 두산건설의 취약점이 지난해 보다 개선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고 향후 재무상황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산건설이 재무상의 문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고, 계열의 지원 가능성이 BBB급의 다른 건설사에 비해 월등히 나은 점은 비교가능성을 해친다는 주장도 있다. 두산건설이 A등급의 자격이 있는지 여부를 떠나 기존의 BBB+급에 비해서는 분명히 낫다는 지적이다.

등급을 내릴 것이었으면 벌써 내렸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오히려 지금은 분양성과, 실질채무 축소, 사업 구조조정 등의 흐름을 지켜볼 시점이라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쉬운 기업부터 등급을 내린 꼴", "독자신용등급을 의식한 조정" 등의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A 크레딧 애널리스트

두산건설만 놓고 본다면 A-등급을 주기가 어렵다. 하지만 두가지를 생각해 봐야한다. 신용등급은 기업의 향후 방향성을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두산건설은 지금 수준의 트러블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용등급 하향의 타깃이 된 것은 두산건설이 안고 있는 문제가 다른 건설사에 비해 단순하기 때문이다. BBB+등급인 한양과 비교했을 때 우선 계열사의 지원능력과 가능성부터 두 기업은 크게 다르다. 말이 안된다.

두산건설이 직면한 문제는 매출채권 진부화다. 하지만 진부화된 물량이 다른 경쟁사들에 비해 눈에 띄게 많은 것도 아니다. 두산건설만 놓고 본다면 A-등급을 줄 수 있냐는 고민이 생기겠지만 다른 BBB+급 건설사들과 비교해 봤을 때 BBB+등급을 주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다.

건설업계 전체의 신용등급을 하향한다면 모르겠지만 두산건설은 오히려 다른 곳에 비해서 문제점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는 편이다. 본인들이 직면한 문제를 뭉게고 공개를 하지 않고 있는 다른 건설사들에 비해 오히려 본인들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투명하게 공개한 두산건설이 손해를 보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오히려 정보 공개를 많이 한 것이 신용등급 하향으로 이어지는 역효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다른 기업들이 문제를 이리저리 숨겨 놓은 것에 비해 두산건설은 이슈를 깨끗히 한쪽으로 몰아서 보여주고 있는 구조다.

두산건설의 유일한 이슈는 매출채권이다. 주요 공사현장이 매출채권에 노출돼 있지만 설정해 놓은 충당금도 꽤 많은 편이다. 한양(BBB+, 안정적)의 경우 개별기업 자체는 이슈가 크지 않지만 모회사인 보성과 같이 본다면 두산건설보다 문제가 심각하다.

이 번 두산건설의 신용등급 조정은 논리의 전도 현상이라고 본다. 두산건설처럼 상대적으로 문제를 투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기업이 오히려 문제를 숨기려 하는 건설사들보다 신용등급이 낮아지는 꼴이다. 오히려 해외 건설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 증가로 신용도가 오른 건설사들이 일부 있는데 관련 내용을 자세히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수주실적을 늘리기 위해 해외건설을 벌려 놓은 건설사들이 한두군데가 아니다.

두산건설은 계열사 지원의지만 봐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유상증자도 했고 두산그룹 전체가 턴어라운드(turnaround)에 나서면서 지원여력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 번 등급 하향은 독자신용등급을 도입하는 단계에서 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 결론적으로 두산건설은 내리기 쉬운 데부터 내리려는 신용평가사들의 평가 태도에 피해를 입은 사례라고 본다.

B 크레딧 애널리스트

두산건설은 결국 내년 봄에 진행될 제니스 입주가 가장 큰 화두다. 제니스의 분양률이 75%까지 올라갔다고 알고 있는데 분양률이 입주율로 이어질지는 두고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완공을 앞두고 공사비가 더 많이 들어가는 구조라 제니스 역시 올해 하반기 더 큰 규모의 자금이 제니스 사업장에 투입될 것이라 예상된다. 내년에 입주율이 높아야 재무구조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데 입주가 제대로 진행될지 미심쩍다. 듣기로는 분양 성적이 저조해 두산건설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분양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서 임직원들이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고 대부분 입주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두산건설이 회사채 태핑을 할 당시만 해도 '부정적' 등급전망을 받을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발행취소를 하려고 했었던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결국 BBB+등급을 받으면서까지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을 보면 두산건설도 자금조달이 시급했던 모양이다.

유통금리만 놓고 봤을 때 두산건설은 BBB급이 된지 오래다. 이 번 등급 하향에 대해서 '뒷북'이라는 얘기가 나오지만 지금도 썩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다. 매출채권을 줄여야 되는데 잘 안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두산건설은 2010년부터 미분양이 쌓이기 시작하면서 순차입금이 1조 이상 증가했다. 분양대금 회수 지연과 미분양으로 매출채권이 쌓이고 있는데 줄어들 기미가 안보여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지난해말 매출채권과 미분양재고가 1조4524억 원에 달했고, 올해 1분기에는 매출채권 물량이 1조5300억 원 수준을 기록했다.

어려울 때 최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이 비빌 언덕이 돼 줘야 하는데 두산중공업이나 두산인프라코어나 지금 본인들 앞길 챙기기 바쁜 상황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3월말 7000억 원 규모의 차입금이 만기되고 연말에는 재무적 투자자들(FI)에게 12억 달러를 갚아줘야 한다.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가 8000억 원~1조 원 사이로 양호한 편이었는데 올해 1분기 당기 순이익이 700억 원을 기록했다. 확실히 다른 계열사들을 도와줄 입장은 아닌 것 같다. 두산중공업은 실적도 좋고 워낙에 좋은 회사지만 건설 쪽까지 지원해줄 자금력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C 크레딧 애널리스트

A등급에서 BBB급으로 내려가면 사실상 시장에서 자금조달이 거의 불가능해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등급을 하향한 것은 의외다.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하는 정도가 될 것이라 예상했다. 지금 시점에서 신용등급을 조정하는 것이 적절한지 모르겠다.

내부적으로는 두산건설에 대해 부정적 등급전망을 부여하고 있다. 올해는 좀 더 지켜보자는 입장에서다. 지난해 두산중공업이 3000억 원 유상증자에 나선 것도 있고 지난해말까지 5000억 원 상당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다.

지금 순차입금은 2조 원 정도인데 8000억 원 상당의 PF우발채무의 대부분이 적체된 상태라 실질 차입금은 3조 원 정도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두산건설이 부담되는 점은 매출채권에 돈이 많이 묶여 있는 상황이다. 1조 5000억 원 정도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두산건설은 다른 건설사들에 비해 매출채권을 회수하는데 걸리는 시간(aging schedule)이 길다. 일반적으로 회수 기간이 4개월~6개월 정도 되는 데 두산건설은 이 기간이 1년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즉 1조5000억 원 상당의 매출채권 중 7000억 원 정도에 대해서는 대손금으로 충당해 놓을 필요가 있다.

미수금 까지 고려했을 때 두산건설은 실질적인 재무구조가 많이 안좋은 상황이다. 하지만 일산 제니스 사업장이 올해 상반기까지 분양을 진행할 예정이라 분양결과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임직원 분양이든 다른 방식을 통해서든 현금이 실제로 들어오는 것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입주는 2013년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제니스 관련 돈은 올해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 내년 초가 입주이기 때문에 내년 4월까지 지켜봐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룹 지원가능성은 높은 편이라 보고 있다. 지난해 계열사로부터 5000억 원 상당의 지원이 들어갔는데 개인적으로 지원이 여기서 끝나진 않을 것으로 본다. 매출채권의 경우 7000억 원 상당을 올해 안에 대손상각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예측된다. 꾸준히 매출채권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서는 매년 3000억~4000억 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외부에서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

두산중공업이나 두산인프라코어는 자체 EBITDA는 충분하지만 계열사에 돈을 줄 만큼 자금 상황이 여유롭지 않다. 두산중공업은 중국에 들어가야 될 투자도 있고 PF우발채무 문제도 남아있다. 두산건설을 지원한다고 해도 올해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 같다. 만약에 유상증자 등을 통해 지원을 제공할 경우 이는 두산건설의 신용도에 상당히 긍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올해 중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둘다 두산건설에 지원을 제공해 줄 정도로 여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두산중공업의 경우 최근들어 발전소 실적이 약화되면서 선수금이 줄어들어 지원 여력이 줄어들었다.

올해 두산건설의 관건은 제니스다. 지금 임직원들을 참여시켜 30% 였던 분양률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고 하는데 이들이 실제로 입주할지는 미지수다.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분양을 받은 것이 아니라 회사측에서 강매했기 때문에 중도금을 회사에서 대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즉 분양 대금이 안들어 오고 있다는 얘기다.

사실 유동성 압박이 커 전망이 좋지는 않지만 내년 4월 입주하는 과정에서 현금이 어느 정도 유입되는 지 모니터링 후 신용등급을 조정할 수도 있었다고 본다.

D 크레딧 애널리스트

결국 두산건설의 등급 하향 원인은 재무부담이다. 지난해 대손충당금을 설정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아직까지 주택시장의 추가적 부실화 가능성이 있어 재무안정성이 낮다. 하지만 이 번 신용등급 하향은 뒷북이라는 생각이 든다. 올해 1분기 실적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개선된 모습이다.

앞으로 모니터링이 필요한 이슈는 잔여공사 물량이랑 입주 결과다. 차입금 측면에서 봤을 때 PF우발채무는 예전보다 줄어들고 있는 추세지만 그 외 차입부담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 정도 수준 의 논리로 신용등급을 하향하기는 조금 부담스럽다.

보고서 상에서 언급된 두산건설의 신용등급 하향 이유는 과도한 차입 부담과 사업 비중이 높은 주택사업의 수익성 악화이다. 두산메카텍이 두산건설의 성장성을 보완하고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주택사업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어 당징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두산그룹 계열사가 도와줄 수 있는 여지는 있어 보인다.

앞으로는 일산 제니스의 대규모 사업장이 가장 큰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잔여 공사비 투입 과정과 입주가 순조롭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재무적인 문제가 해소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다. 제니스가 완공된 후에도 입주가 지연된다면 차입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E 크레딧 애널리스트

신용등급 하향이 늦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올해 만기도래하는 자금이 많은데 그 이후에 자금흐름이 개선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 자금흐름 개선 여부를 확인해 본 후 내년에 신용등급을 조정할 수도 있었을 것 같다. 다시 말해 시각에 따라 늦었다고 볼 수도 있고 이르다고 볼 수도 있는데 어느 쪽으로 봐도 등급 조정 시점이 잘 안맞았던 것 같다. 지금까지 기다렸으면 내년까지 기다릴 수 있었을 것도 같다. 그렇다고 지금 A-등급이 두산건설의 상환능력을 반영한 신용등급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올해는 내년 1분기 완공 계획인 제니스의 공사 비용이 지속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 까지는 두산건설의 자금흐름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힘들어질 것이라 예상한다. 두산건설만 놓고 봤을 때 향후 만기도래 차입금이나 투자부담 등이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래서 그룹 지원이 제공될 수 있을 지 여부에 대한 팔로우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난해의 경우 두산중공업의 지원이 있었는데 만약 올해도 지원이 제공된다면 차입금 상환능력이 크게 문제될 일은 없다고 본다.

F 평가사 크레딧 애널리스트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부동산 경기가 안좋아지면서 두산건설은 지난 몇년간 실적 저하를 기록했다. 공사미수금이 회수되지 않으면서 자금 적체가 차입금 증가로 이어진다던지 등 요인들이 재무 레버리지 확대로 이어졌다. 두산건설은 올해들어 실적이 나빠져서 신용등급을 하향했다기 보다 지난 몇년간 실적 저하, 재무레버리지 확대 등이 지속되면서 약화된 펀더멘털을 반영한 결과다.

제니스 사업장의 경우 지난해 분양률이 75% 증가해서 개선이 많이 된 모습이다. 다만 분양률이 양호하더라도 입주를 못하거나 안하는 경우 잔금 납부가 안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런 경우 공사대금 회수에 영향을 주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들에 대한 우려가 있다. 내년 4~6월에 완공후 입주가 원활하게 진행되면서 잔금이 해소되면 재무 상태가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동성 상황은 지난해보다 훨씬 개선된 상태다. PF우발채무 문제가 많이 완화됐다. 지난해 상반기 유동성 위험이 커졌었는데 PF우발채무가 정리가 많이 되면서 규모나 상환기일이 예전보다 개선됐다.

사업장 중에서는 일산 제니스의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주목을 많이 받는다. 그래서 모니터링 요인으로 보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지난해 하반기 부터 미분양 주택을 할인 분양 중인데 이러한 과정 중에 얼마나 빨리 공사 미수금을 회수하느냐의 문제가 현금흐름 상에서 중요한 요인이라 생각한다.

전반적으로 부동산 경기, 주택경기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응해 두산건설은 높은 주택사업비중을 줄이고 사업 다각화를 위해 메카텍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에 나선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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