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비스티온, 한라공조 100% 지분 공개매수 완전 자회사 편입 위해 주당 2.8~2.9만원대 잔여지분 30% 매입키로

박준식 기자공개 2012-07-04 23:15:40

이 기사는 2012년 07월 04일 23: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비스티온(Visteon)이 국내 상장사 한라공조의 시장거래 지분 30%를 주당 2만 원대 후반 가격에 공개매수 한다. 매수금액만 약 1조 원에 달하는 메가 딜이다.

한라공조의 경영권 지분 70%를 보유한 비스티온은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잔여지분을 사들여 상장 폐지하고 한국을 자동차 공조장치 분야의 주력 생산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도날드 J. 스테빈스 (Donald J. Stebbins) 비스티온 회장(CEO)은 최근 미국 본사에서 이런 계획을 공식화하고 한라공조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과 최대 납품처인 현대기아차에 이 사실을 알린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부터 비스티온의 재무 자문을 맡은 것으로 알려진 골드만삭스증권 한국지점은 전면 노코멘트로 일관했지만 공개매수 대리를 맡을 것으로 알려진 국내 증권업계 관계자는 "오는 6일 오전에 관련 내용이 공시된다는 것 외에 더 이상은 언급할 수 없다"며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현대기아차는 공식적으로 "비스티온으로부터 연락받은 사실이 없다"고 했지만 "공개매수가 사실이라면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일부 실무임원과 최고경영진에게만 통보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도 비슷한 입장이다.

비스티온은 올 초부터 한라공조의 100% 자회사 편입 계획을 조심스럽게 알려왔다. 올 초 진행한 2011년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한라공조 지분 100%를 확보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밝혔고, 스테빈스 회장은 "아무 가격에나 한라공조 지분을 매수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고객사와의 협의 및 조율도 필요하다"고 사실을 뒷받침했다.

비스티온은 관련 재무 자문사로 골드만삭스와 로스차일드를 선정했다. 공개매수 자금이 1조 원 가량 필요한데 비해 비스티온의 현금 여력이 약 2000억 원 이하에 불과해 차입금이 필요하고 이와 관련한 대부분의 재무적 문제를 자문사들이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비스티온은 한라공조에 대한 공개매수 이외에도 인테리어 사업이나 램프사업 등 비주력 사업은 모두 매각하고 공조사업은 확장하는 계획을 세웠다.

한라공조
↑ 한라공조 주주구성 및 최근 실적 추이 (ⓒ한국투자증권)

비스티온은 그동안 한라공조를 매각할 것이라는 의심을 받아왔다. 비스티온은 지난 2000년 1월 포드 자회사로 설립된 부품회사로 금융위기로 경영이 악화돼 지난 2009년 3월 미국식 기업회생절차(chapter 11)에 들어갔고 2010년 10월 회생절차를 마무리했다. 한라공조 매각설은 비스티온의 재정난 타개책으로 점쳐져온 것이다.

비스티온은 그러나 한라공조가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시장 확대와 함께 성장 잠재력이 커지자 오히려 투자확대와 주요 생산거점 육성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한국을 글로벌 공조장치 생산의 중심기지로 만들고 한라공조를 시장 1위 일본 덴소에 견줄만한 기업으로 육성하려는 전략이다.

한라공조 시장 거래 지분 인수를 위해 비스티온이 제시할 가격은 주당 2만8000원에서 2만9000원 가량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라공조의 5일 시장거래 종가는 주당 2만4950원이었고 이 가격에서 12~16% 가량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현재 시장가보다는 크게 높지 않지만 한라공조 주가가 지난 6월 초 주당 1만8000원대까지 하락했던 걸 감안하면 주당 1만 원 가량의 프리미엄이 제시된 가격이다. 60일 평균 가격인 2만1400원에 비해서는 30% 이상의 프리미엄이 더해졌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공개매수 성공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스티온이 이미 전체 지분 중 70%를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30% 중 국민연금이 9.81%를 보유해 유통지분이 20.2%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비스티온이 올 초부터 공개매수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이 10% 이상의 지분을 이미 매수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개인투자자들이 보유한 지분은 한자리 수에 불과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추측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2009년 5% 가량의 지분을 주당 8457원에 매수했고 이후 지난해 초와 말에 보유지분을 늘려 현재까지 유지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이번 공개매수에 응할 경우 약 1500억 원 이상의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나머지 기관투자가 등 소액주주들도 매입 시기에 따라 최소 12% 이상의 자본차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