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끄떡없는 화장품 업계, 비결은? 중저가 라인 선전으로 호실적, 불황 극복 해답은 '브랜드 샵'
신수아 기자공개 2012-08-16 18:23:44
이 기사는 2012년 08월 16일 18: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가계의 소비위축은 계층을 막론하고 깊어지는 양상이다. 그러나 '화장품'을 향한 여자들의 열망은 쉽게 식지 않는 것 같다. 불황에 빠진 유통업체가 위축된 소비 심리에 적잖은 타격을 받은 가운데, 화장품 업계는 중저가 브랜드의 약진으로 실적을 선방하고 있다.올해 상반기 화장품 업계는 10%대의 견조한 매출 성장을 보였다. 대표적 화장품 업체 아모레퍼시픽과 LG생건은 특히 중저가 라인의 화장품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
아모레퍼시픽 그룹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 매출은 11% 성장했다고 밝혔다. 각 계열사의 고른 성장이 매출을 견인했다는 평이지만, 중저가 라인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대표적인 화장품 계열사로 프리미엄 라인(설화수, 헤라 등)을 주로 생산 판매하는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매출은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12% 성장했다. 반면 브랜드 샵 위주로 보급형 중저가 라인을 생산 판매하는 에뛰드와 이니스프리의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34%, 86% 성장했다.
2011년 매출 현황을 살펴봐도 이같은 모습은 다르지 않다. 럭셔리 화장품과 프리미엄 라인을 취급하는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이 12% 성장하는데 그친 반면, 에뛰드는 전년 대비 38%, 이니스프리는 70% 성장했다. 특히, 이니스프리의 경우 저렴한 가격대에 비해 특색있는 화장품을 선보이며(화산송이, 올리브 라인 등)판매를 확대해, 영업이익은 188%증가했다.
업계관계자는 "화장품은 의복과는 다르게 '사치품'이라고 볼 수 없다. 일정 간격을 두고 소비가 발생하는 만큼 불황에는 저렴하지만 기능을 두루 갖춘 제품을 찾게 되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경기가 좋지않을 때는 소비자들이 가벼워진 지갑을 감안해 저렴하지만 높은 만족도를 얻을 수 있는 제품을 찾는다는 '립스틱 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화장품 업계의 강자로 꼽히는 LG생활건강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13%, 14% 증가한 9792억 원, 1145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생활용품을 비롯해 화장품과 음료 부문까지 전 부분의 고른 성장이 호실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지만, 매출 성장의 수훈은 단연 매출의 39%를 차지하는 화장품 부문에 돌아갔다.
특히, 프레스티지 화장품 라인(고가 라인)을 포함한 주력 화장품 부문이 지난 분기 대비 오히려 매출이 감소한 반면, 중저가 가격을 표방한 더페이스샵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단일 부문 150억 원, 지난 분기 대비 63억 원 성장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화장품이라는 제품 특성상 여성들은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보다 현저하게 떨어지는 제품을 구입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화장품 매출이 경기 불황 속에서 쉽게 곤두박질 치지 않는 이유이며, 동시에 제품의 기능과 품질을 강화한 브랜드샵 제품이 선전할 수 있는 배경을 설명해준다.
브랜드샵의 대표주자 '미샤' 역시 불황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브랜드샵 1위 자리를 두고 경쟁 업계와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가운데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고성장세를 유지했다. 올해 2분기 별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40%, 90% 성장했다. 최근 3년간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 2009년 한 해 매출은 1800억 원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2분기 만에 17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경기 불황 속에서 오히려 3년 사이 두배 가까이 성장했다. 연이은 신제품 출시와 더불어 파격적인 할인 행사, 공격적인 매장 확장으로 불황으로 위축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는 평이다.
|
중저가 제품의 활약은 신(新)채널의 성장과 궤를 같이 한다. 경기 침체로 소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합리적인 가격에 높은 성능을 갖춘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즉, 이러한 제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화장품 브랜드 샵에 대한 인지도도 동시에 상향되는 양상이다.
이트레이드 증권의 양지혜 연구원은 "브랜드샵 채널은 제품 유형 확대 및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성장을 지속하여 국내 화장품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라며 "성장률이 강화되고 있는 채널에 집중하고 있는 화장품 업체들의 실적도 차별화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형 화장품 업체들도 성장률이 둔화되는 라인을 커버할 수 있는 대체 브랜드와 채널을 갖추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열악한 지갑사정으로 비교적 저렴하지만 품질 좋은 제품을 쫓는 여성들의 소비 심리가 화장품 업계의 판도에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