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2년 08월 23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부토건이 르네상스호텔 매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채권단과 약정한 매각 시한인 내년 6월까지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지만, 연내 처분을 목표로 복수의 인수 후보 군과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이다.딜(Deal)은 조남욱 삼부토건 회장이 챙기고 있다. 지난해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하면서 르네상스호텔 매각에 관한 일체의 권한을 위임 받았다. 오너가 직접 르네상스호텔 매각 협상을 이끌면서 관련 정보가 외부에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삼부토건 내부에서 조차 딜의 내용을 아는 이들이 손에 꼽을 정도다. 정보가 차단된 일반 직원들에게까지 호텔 매각에 대해 "일체의 언급을 하지 말라"는 함구령이 떨어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채권단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조 회장의 주변사람들에 따르면 최근 그의 움직임이 빨라졌다고 한다. 연초만 해도 제값을 쳐줄 원매자를 기다리며 여유를 부렸지만 분위기가 바뀌었다. 매각가격을 낮추면서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갑작스런 조 회장의 태도 변화는 삼부토건의 자금난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삼부토건은 경기침체 영향으로 내부 재원이 바닥을 드러내는 등 자금운용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서 하루빨리 호텔을 처분해야 한다.
자칫 시한을 넘겨 채권단에 르네상스호텔 매각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조 회장을 협상 테이블로 내몰고 있다. 채권단 수중에 르네상스호텔이 떨어질 경우 빚잔치를 하는데 그칠 공산이 크다. 최근 불거진 외국계 자본과의 매각협상설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회사 측이 곧바로 매각설을 부인하고 나섰으나 거래 상대방이 바뀌었을 뿐 협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매출감소로 유동성 고갈…자본잠식 위기
삼부토건은 일감 기근으로 인한 매출 축소와 금융비용 부담, PF 우발채무 현실화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영업적자로 내부 자금을 소진하면서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삼부토건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9330억 원의 공사를 수주했다. 그러나 2010년과 2011년 수주액이 각각 5489억 원과 5042억 원으로 뚝 떨어졌다. 작년 매출액은 5957억 원으로 전년대비 28.8% 감소했다. 올 상반기 매출액도 2579억 원에 그쳤다.
영업이익도 급감했다. 매출채권 및 대여금 충당금 부담으로 지난해 3104억 원의 영업적자를 봤다. 올해 들어서도 살림살이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해 내곡동 헌인마을과 남양주 덕소뉴타운 사업장 대위변제 등으로 영업상 부족자금이 4654억 원에 달했다.
반면 차입금 증가 영향으로 금융비용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금융비용으로 441억 원을 지출했다. 올해에도 대출이자로 293억 원이 나갔다. 영업활동으로 이자 낼 돈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6월 말 현재 현금성 자산은 403억 원에 불과하다. 이는 르네상스호텔 담보대출금(7500억 원)의 연간 이자비용(450억 원)을 밑도는 금액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수년 내에 자본잠식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부토건의 자본총계는 금융위기 이후 매년 줄고 있다. 2010년 5020억 원에 달했으나 지난해 1910억 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는 자본총계가 1314억 원(6월 말 기준)으로 납입자본금(400억 원)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영업적자와 금융비용 지출 등으로 재무구조가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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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원 매각 타진…업계 "투자비용 대비 수익성 저조"
삼부토건이 자금난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르네상스호텔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가 절실하다. 문제는 매각대금이다. 삼부토건은 외부에 1조 원 이상의 매각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감정평가액(8736억 원) 등을 고려할 때 시장가치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매각이 성사될 경우 담보대출금과 금융비용 등을 제하면 대략 2000억 원 안팎의 현금이 남는다. 이는 삼부토건이 기업회생을 위해 꼭 필요한 자금이다.
반면 업계는 르네상스호텔의 시장가치를 8000억 원 아래로 보고 있다. 연면적이 협소해 리모델링을 통해서는 수익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투자비용을 건지기 위해서는 기존 건물을 헐고 새로 지어야 한다. 건물 공사에 따른 투입 비용을 감안할 때 그 이상 매각대금을 지불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대형건설사 개발담당 임원은 "르네상스호텔을 매입한 뒤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오피스와 호텔 등으로 연계 개발할 필요가 있다"며 "추가 공사비 부담 등을 감안할 때 누구든 1조 원 이상의 자금을 선투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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