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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 30년물, 증권사 과잉 수수료 논란 "높은 마진 목적" vs "인수 리스크 감안해야"

김경은 기자공개 2012-10-17 15:44:44

이 기사는 2012년 10월 17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의 국고채 30년물 발행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전망으로 개인투자자의 장기채에 대한 투기 수요가 몰린 탓이다. 업계에 따르면 발행 물량의 60%가 개인투자가들이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다.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 증권사는 공격적인 입찰 금리를 제시했다.

이에 국고채 30년물은 금리 매력도가 낮아져 기관투자가들은 매수를 유보했다. 반면 자본차익을 노린 개인들은 물량을 소화해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증권사가 스프레드를 크게 벌려 개인투자가에게 매각해 적정 마진에 대한 논란이 일고있다.

◇기관은 유보, 개인은 금리인하 노린 수요 몰려

국고채 30년물 발행 금리는 10년물 +3bp와 10년물+6bp에 낙찰됐다. 이는 시장에서 적정 수준으로 논의된 스프레드(15~20bp)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결정된 것으로, 20년물 국고채보다도 낮은 금리다. +3bp를 제시한 기관은 삼성증권으로 개인투자가 판매용으로 물량을 확보키 위해 이같이 공격적인 금리를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9월과 10월 발행 물량은 시장조성을 위해 인수단 방식으로 발행됐는데, 6개 인수단은 증권사 4곳(동양증권, 삼성증권, KDB대우증권, SK증권)과 은행 2곳(하나은행, BNP파리바)이다. 9월에는 4060억 원이 발행됐고, 발행금리는 3.05%와 3.08%에서 결정됐다. 10월은 3940억 원 규모로 2.98%와 3.01%에 발행됐다. 11월 물량부터는 경쟁입찰 방식으로 바뀐다.

한국 경제가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으로 초장기 채권에 대한 수요는 확산되는 추세다. 하지만 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들은 이번 발행된 30년물 국고채 매수는 많지 않았다.

신동준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20년 국채는 서민금융기관을 포함한 개인투자자 비중이 8%에 불과하지만, 연기금과 보험사 비중은 46%나 된다. 반면 30년 국채는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60%나 되지만, 연기금과 보험사비중은 10%에 불과하다"며 "금리가 지나치게 낮아 기관들의 관심이 별로 없는 탓"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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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동부증권

인수물량 가운데 각 증권사가 개인에게 판매한 규모는 삼성증권이 1700억 원, KDB대우증권이 1·2차 각각 350억 원, 150억 원을, 동양증권이 1차 30억 원을 리테일을 통해 매각했다.

거액자산가들 사이에서 이같이 장기채 수요가 높았던 것은 3년 이상 보유할 경우 30%까지 분리과세가 인정돼 절세 효과가 부각된데다, 자본이득에 대해서는 과세되지 않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표면금리 3.0%짜리 30년물 국고채 수요는 이자수익을 노린 수요라기보다는 금리 하락 전망에 힘입은 트레이딩 수요가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 초 20년물 국고채를 산 개인투자가들이 15~20%의 수익률을 기록한 경험이 30년물 국고채 수요를 당긴 것으로 보인다"며 "증권사들은 2년 이상 보유를 가정, 금리가 50bp 하락할 경우를 가정해 최대 8%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판매했다"고 했다.

◇증권사별 스프레드 차등 논란

국고채 30년물에 대해 개인투자가들의 수요가 몰리면서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금리 수준이 너무 낮은 상황이여서 높은 스프레드를 적용해 매각한 일부 증권사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고있다.

삼성증권은 1차에서 국고채 30년물을 3.05%에 떼와 2.97%에 개인에게 판매했다. 2차 발행물 역시 비슷한 수준의 스프레드(7~8bp)를 적용해 개인투자자에게 판매했다. 동양증권은 1차에 한해 1~2bp 수준의 스프레드를 적용해 판매했다. 대우증권은 기관과 개인투자가에게 동일하게 2~3bp를 적용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삼성증권이 개인투자가들을 상대로 과도한 마진을 남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 중개시 증권사의 수익은 개인 투자자들의 손해와 등가를 이룬다"며 "30년물 국고채 금리가 20년물과 역전된 것도 투자를 꺼리게 만드는 요인인데, 여기에 높은 매매 수수료를 적용해 판매하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 논리를 제기하는 입장에서는 "삼성증권이 인수 물량 대부분을 확보해 자기 계정에 담는 리스크를 감안해야 한다"며 "가격 경쟁의 논리가 성립되지 않는 장외시장의 특성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삼성증권 측은 "완전 판매가 이뤄지게 하기 위해, 20년 이상 채권에 대한 투자 위험성을 상세히 설명하고 충분히 이해한 투자자에게만 판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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