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2년 10월 22일 08: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기업의 개혁없이 국가의 미래도 있을 수 없다." "비효율은 과감히 제거하고 원가절감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과 역세권개발·해외사업 등을 통한 획기적 수익증대 등의 경영 합리화로 흑자경영을 이루겠다."정창영 한국철도공사(이하 코레일) 사장이 지난 2월 취임사를 통해 밝혔던 말이다. 최근 5년 간 적자흐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코레일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의지 등으로 풀이됐다.
코레일이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을 두고 '주도자 역할론'을 들고 나온 것은 이 즈음부터다. 명분은 해당 사업의 계속적이고 원활한 진행, 방법으로는 단계개발과 롯데관광개발이 보유한 용산역세권개발의 지분 인수를 내세웠다. 흑자경영을 위한 첫 칼을 용산부터 들이댄 모습이다.
문제는 코레일이 진행하고 있는 이 작업을 코레일만 이해하고 코레일만 수긍했다는 점이다. 당장 지분 매도의 압박을 받게 된 롯데관광개발 측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PFV·이하 드림허브) 내 대부분의 이사진도 갑작스런 개발 방식 변경에 당혹감을 감추지 않았다.
코레일 홀로 받아들이고 홀로 시행했으니 방법은 서투르고 거칠었다. 지난달 중순과 이달 19일에 열리기로 했던 두 차례의 드림허브 이사회는 각각 주주 간 의견차와 정족수 미달 등으로 회의 자체가 열리지 못했다. 민간 출자사 4곳이 중도 입장을 말하며 불참하자 코레일은 롯데관광개발과의 교감은 뒷전으로 미루고 그대로 퇴장한 것이다.
건설업계 안팎에 따르면 정창영 코레일 사장은 취임 이후 박해춘 용산역세권개발 회장으로부터 단 한번도 사업 보고를 듣지 않았다. 용산역세권개발은 드림허브를 대신해 사업 실무를 맡고 있다.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과도 별 다른 접촉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달 초엔 코레일이 해당 사업 청산시 입게 될 손실을 분석한 보고서가 있다는 뒷말이 업계에 무성했다. 코레일 측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윗분들 일은 잘 모른다"고 답했다. 사업 추진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코레일은 공(公)기업이다. 100% 정부출자 투자기관으로 지난 2005년 '철도산업발전기본법' 등의 관련 규정에 따라 철도청에서 코레일로 재출범했다. 정부를 등에 업은 공기업 특성과 독점적 시장 지위를 확보한 사업만을 수행하는만큼 그 목적이 공익성을 추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최근 용산국제업무지구개발사업에서 드러난 코레일의 행보는 그 공익성과는 거리가 멀어보인다. 설득작업이 빠진 코레일의 명분과 방법은 흡사 사업 중단이라는 협박과 근거없는 지분 인수라는 떼쓰기로만 비춰질 뿐이다. 누구도 이해하지 못한 방법으로 자신만의 이득을 취하려한다면 차라리 공(恐)기업이라는 간판이 어울릴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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