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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루키 '순항'‥기대 모으는 '슈퍼 리턴'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

정호창 기자공개 2012-11-05 10:18:53

이 기사는 2012년 11월 05일 10: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깔끔한 정장 차림에 머리카락 한 올 흐트러지지 않은 정갈한 헤어스타일. 그의 모습은 10년째 한결 같다. 한상원 한앤컴퍼니(Hahn&Company) 대표(사진)는 '월가 금융맨'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사람이다.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기 위한 그만의 컨셉이다.

한상원 사진
삶의 궤적도 이미지와 다르지 않다. 미국 명문 사립고를 거쳐 예일대를 나왔고, 하버드 경영대학원(HBS)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이후 글로벌 IB인 모간스탠리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해 모간스탠리 PE 한국대표와 아시아 총괄 CIO(최고 투자 책임자) 자리까지 올랐다.

첫인상대로라면 금융공학이나 파생상품 분야의 전문가일 것 같지만, 그는 의외로 굴뚝산업이나 제조업 쪽에 더 밝은 눈을 가졌다. 모간스탠리 시절 (주)쌍용, 전주페이퍼, 현대로템, 중국 산수이(Shanshui)시멘트 등에 투자해 높은 수익률로 명성을 날렸다. 한앤컴퍼니를 설립한 후에도 코웰이홀딩스, 대한시멘트, 코아비스 등 제조업체 위주의 투자를 하고 있다.

한상원 대표는 단순히 높은 수익률만 고집하는 재무적 투자자(FI)가 될 생각은 없다. 장기 투자를 통해 회사를 키우고 좋은 주인을 찾아줘 펀드, 회사, 인수자 모두가 윈윈(win-win)하는 것을 투자목표로 삼고 있다.

한 대표는 이에 대해 "투자대상을 물색할 때 경영권 행사 여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회사를 인수한 뒤에는 내부 혁신이나 개선 작업 등이 뒤따라야 수익성이 높아지고 기업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인데, 제조업체들이 상대적으로 경영권 인수와 체질 개선에 유리하다"고 설명한다. 그는 "현재 한앤컴퍼니 구성원들이 모간 시절부터 함께 일해 왔기에 제조업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에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있는 것도 선호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한상원 대표는 적어도 PE업에서만큼은 알려진 것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다. 모간스탠리PE아시아에서 독립해 지난해 초 설립한 펀드 규모가 무려 8500억원. 독립 GP가, 그것도 한 국가에 집중하는 로컬 GP가 독립 후 첫 펀드 레이징에서 이만한 자금을 끌어모은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경우다. 오죽했으면 홍콩에서 아시아를 커버하는 펀드오브펀즈(FOFs) 중 절반 이상이 한앤컴퍼니 1호 펀드의 LP들일 거란 얘기까지 나올까.

한앤컴퍼니가 지난해 1월 조성한 '한앤컴퍼니제일호'의 만기는 10~12년이다. 펀드 규모는 최근 3년간 국내에 설립된 사모투자펀드(PEF) 중 가장 규모가 크다. 펀드에 참여한 LP(유한책임사원)는 대부분 한 대표의 장기투자 원칙에 공감하는 해외 투자자들이다.

한앤컴퍼니는 설립 후 채 2년이 안 되는 기간에 코웰이홀딩스, 대한시멘트, 코아비스, 쌍용양회 등에 연이어 투자하며 광폭 행보를 보여 왔지만 당분간은 속도 조절에 나설 계획이다. 한 대표는 "이제는 신규 투자보다 인수한 회사들을 관리하는 일에 주력해야 할 시점이 된 것 같다"며 "외부환경이나 경기 추세를 봐도 지금은 '관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세계 및 아시아 경기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며 "장기적 투자자들은 특히 조심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경기 침체의 여파로 M&A 시장에서 전략적 투자자(SI)들이 움츠러들며 PEF들의 전성시대가 다시 올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는 "펀드 운용사들은 늘었을지 몰라도 전체 운용자금의 규모는 늘지 않았다"며 "이는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은 되려 줄었다는 뜻인데 '전성시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은 SI 뿐 아니라 PE들도 몸을 사려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최근 유럽 등 해외시장을 대상으로 한 크로스보더 M&A가 확대되고 있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현재 유럽은 어떤 특정한 국가나 산업이 아니라 지역 전체의 펀더멘털이 좋지 않기 때문에 리스크가 높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유럽 문제는 길게는 10년 이상도 갈 수 있다"며 "매물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져 투자적기로 보일 수 있지만, 가격이 떨어진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라며 경계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다만 국내 기업이 갖지 못한 해외기술을 인수하는 것은 예외라고 덧붙였다.

국내 M&A 시장에 대한 전망은 상대적으로 낙관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앞으로 3~5년은 국내 M&A 시장이 커질 것"이라며 "국내 경제와 산업의 발전 수준이 과거보다 많이 올라왔기에 M&A에 대한 기업들의 니즈가 꾸준할 것이고, 경제규모를 고려하면 해마다 일정 비중의 M&A는 필수적으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딜의 성격에 대해선 "과거 국내 M&A 시장의 주류였던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딜이 최근 거의 사라지고 프라이빗 딜 위주로 시장이 변화했는데, 금리 변화가 변수"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자율이 상승하면 금융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IMF시절 만큼은 아니지만 워크아웃이나 구조조정 매물이 많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 약력
△예일대 경제학 학사
△하버드 비지니스 스쿨 MBA
△모간스탠리 PE 아시아 (2000-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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