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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인더, '패션'에 울고 웃는 속사정 다각화된 사업구조 안정적 이익 창출 역할.. "운신의 폭 제약" 지적도

신수아 기자공개 2013-01-08 18:48:55

이 기사는 2013년 01월 08일 18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이하 '코오롱인더')는 균형있는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사업구조조정을 통해 산업자재, 필름·전기재료, 화학 및 패션사업 등을 품에 안으며 경기 변동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사업 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는 구조를 짰다.

과거 외부 요인으로 위기를 맞은 회사에 백기사로 등장한 것이 패션사업이다. 코오롱인더는 별도의 설비투자 없이도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던 패션 사업을 합류시키면서 상호보완적인 수익구조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처럼 잘 짜여진 다각화 구도는 패션사업이 적극적인 성장을 도모해야할 시점에 제약이 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아웃도어의 강자 코오롱인더의 패션사업 부문이 언제 보폭을 키울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 그룹 내 화학·소재 부문 중추적 역할.... 패션에 웃고 우는 실적

코오롱인더는 현재 그룹의 핵심사업군인 화학·소재 부문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계열사로 다각화된 사업 구조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섬유회사였던 코오롱은 2007년 코오롱유화를 합병하며 석유화학 사업을 추가했고, 2009년에는 FnC코오롱을 통해 패션사업부문을 품에 안았다. 2011년에는 캠브리지코오롱을 흡수합병하며 패션사업의 수익규모를 확대했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코오롱유화와의 합병작업을 시작으로 FnC코오롱, 캠브리지코오롱을 연이어 합병하며 신수종 사업을 중심으로 고도화시켜 나갔다"고 설명했다. 수출에 주력하는 산업재 사업과 현금창출이 뛰어난 내수 중심이 소비재 사업으로 균형을 맞추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아웃도어와 골프웨어를 중심으로 시장에서 안정된 브랜드력을 행사하던 FnC코오롱을 통해 당시 파업 등의 이슈로 전체적으로 위기에 직면했던 회사를 실적 위기에서 구해냈다. 이 애널리스트는 "현금창출 능력이 뛰어난 내수 사업 구추을 통해 기업의 전체적인 수익변동 위험을 완화시킬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2011년말 사업 부문별 매출비중(별도기준)은 화학 26.1%, 패션 25.7%, 필름 18.1%, 산업자재 16.9% 및 기타 13.2% 순으로 구성되어 있다. 패션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작지 않다.

지난 2012년 3분기 패션사업부문은 적자전환하며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3분기 전체 매출은 2011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1% 하락한 1조 2151억 원을, 영업이익은 45.6% 감소한 467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파업의 영향을 받은 산업자재 부문과 원재료 상승으로 둔화된 필름 부문이 전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연결 실적에 반영되는 코오롱패션머티리얼의 적자도 한 몫을 했다. 그 중에서도 비수기를 지난 패션사업이 중국 내 매장확장에 따른 비용 증가로 적자로 전환된 것 또한 큰 영향을 미쳤다고 시장은 분석했다.

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패션사업부문의 매출은 2011년 같은 기간대비 소폭 증가한(약 4%) 2325억 원으로 나타났으나, 영업손실이 19억 원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한편 4분기에는 패션사업 덕분에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쇄도한다. 코오롱스포츠가 아웃도어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만큼 겨울은 패션부문의 최성수기로 분류된다. 3분기 전략적으로 이월제품을 대부분 처리하며 실적 부담을 덜어낸데다 성수기 효과까지 겹쳐 3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동양증권 황규원 연구원은 "철저하게 보수적인 재고관리의 덕이 컸고 여기에 브랜드 구성상 성수기 효과도 상당 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실적 회복으로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실적에서 패션부분의 영향력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저수익 사업(원사부문)을 분사하거나 매각하고 우량계열사(유화와 패션)를 합병해 적극적으로 사업구조를 완성했다. 패션은 다각화 완성의 한 획이었다. 황 연구원은 "패션부문의 합병 당시 사정이 좋지 않았다"며 "설비투자 없이고 견조한 실적을 내고 있는 자회사(패션)를 영입함으로써 제한적으로 다른 사업을 상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_제품별 수출 비중

◇ 든든한 기둥 패션사업... 운신의 폭은 어디까지

패션사업은 아웃도어와 골프웨어 등에서 상위의 브랜드 지위를 바탕으로 우수한 수익력을 유지하고 있다. 원료가격 등에 비교적 민감한 여타의 사업부문을 보완하는 역활을 한다.

아웃도어와 스포츠 의류 분야의 매출이 높은 편이지만 패션잡화와 남성 정장, 캐쥬얼, 여성복까지 브랜드 포트폴리오는 다양하다. 최근에는 향후 수익성을 염두에 두고 브랜드포트폴리오를 정리하는 과정에 돌입했다.

코오롱인더는 이번 겨울시즌을 끝으로 남성정장 브랜드 '맨스타'의 사업을 접기로 결정했다. 또 다른 정장 브랜드' 캠브리지멤버스'에 주력하며, 남성 캐쥬얼 중심으로 남성복 사업을 펼쳐간다는 계획이다.

코오롱인더 관계자는 "남성복 정장 시장은 장기적으로 성장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며 "비지니스 캐쥬얼 등 시장의 니즈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코오롱인더는 패션잡화나 디자이너 브랜드를 인수하며 확대하는 추세다.

해외사업도 확대 한다는 입장이다. 코오롱스포츠를 중심으로 이미 중국에 진출한 브랜드를 바탕으로 유통 채널 등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실적의 기둥 역할을 맡아하는 만큼 운신의 폭이 넓지 않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해외로 나가야하지만, 내부적으로 '균형자' 역할이 끝나야 적극적인 행보가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패션 부문의 이익이 다른 부문을 상쇄하며 안정적으로 받쳐주는 구조인 만큼 단독으로 본격적인 확장세에 나서긴 일부 제약이 따른다"며 "전략상 투자의 선호 순위가 뒤로 밀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각화된 사업 구조가 전체적으로 수익변동의 위험을 완화하지만 동시에 한 부문만 집중 공략해 투자하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물론 다각화된 구조가 사업 확장에 장점이기도 하다. 한국기업평가 송종휴 책임연구원도 "코오롱인더 같은 다각화된 사업구조는 의류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여타의 사업이 분산해주는 장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듀폰과의 소송도 '미지수'로 작용한다. 소송이 어느 정도 방향성을 갖고 향후 일정이 윤곽을 나타난 이후에나 개별 사업의 해외 진출과 공격적인 브랜드 런칭에 더욱 주력할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오롱인더 입장에서 거대한 '불확실성'을 떠안은채 투자 규모를 늘리거나 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각화의 장점은 있지만 사실상 사업 부문간의 시너지는 크지 않은 상황에서 궁극적으로 패션 사업을 키워나가기 위해선 분리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코오롱인더스트리_패션사업부문주요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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