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다 넘은 VC, 제2 벤처 '붐' 꿈꾼다 펀딩·투자·회수 전망 '밝음'···KoFC 출자·코넥스 안착에 '시선집중'
김동희 기자공개 2013-01-09 10:5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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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융공사, 국민연금, 한국벤처투자 등 ‘큰 손' LP들이 다시 몸을 푼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서 다양한 정책자금도 쏟아질 전망이다. 벤처 투자시장도 활기를 띠고 ‘제3의 장내시장' 코넥스에 거는 기대도 크다. 2013년, VC들이 보릿고개를 거의 다 넘은 듯 보인다.2013년 벤처캐피탈 업계가 재도약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벤처 붐으로 불렸던 2000년대 초반보다 정책자금 지원이 다양해지면서 투자를 받으려는 벤처기업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012년 꽁꽁 얼어붙었던 펀딩과 투자, 회수시장도 조금씩 살아날 움직임이다. 당장 2013년에는 국민연금, 정책금융공사, 한국벤처투자 등 주요 LP(유한책임사원)들이 자금을 풀 계획이다. 2010년과 2011년에는 출자는 많았지만 투자가 부진했다.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서 일자리 창출과 초기 기업 육성 등을 위해 다양한 정책자금을 지원할 가능성도 높다. 글로벌 경제여건이 녹록치는 않지만 그렇다고 투자를 꺼릴 정도는 아니다. 벤처캐피탈은 오히려 3~5년 후 경기반등 시점에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 지금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아직은 실탄을 걱정할 필요가 없을 만큼 투자여력도 충분하다.
회수시장도 벤처투자조합의 만기가 집중돼 있어 모처럼 기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시장 성장에 따라 분위기가 급반전될 수 있어 회수시장을 다양화 할 수 있을지가 풀어야 할 숙제다. 때 마침 중소기업청과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내놓은 구주유통시스템을 비롯해 금융감독당국과 한국거래소가 준비한 코넥스(KONEX)가 시장에 나와 성공여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정책금융공사·국민연금, 큰 손으로 부활하나
2013년 벤처캐피탈 펀드레이징 시장의 관심은 정책금융공사와 국민연금에 집중되고 있다. 2012년 출자 규모를 크게 줄인 두 기관이 지갑을 열어야 펀드레이징 시장도 활기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10년과 2011년 혜성같이 등장해 벤처캐피탈 업계 큰 손으로 부상한 정책금융공사는 2012년의 침묵을 깨고 슬슬 지갑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여력은 충분하다. 정책금융공사가 2010년과 2011년에 대거 출자한 펀드들이 대부분 투자를 마무리하고 있어 부담도 줄었다. 일괄방식으로 출자한 18개 벤처조합의 투자소진율은 2011년 말 50%에서 2012년 10월 말 현재 70%대까지 올라왔다. 투자를 마무리한 조합도 10여개에 이른다.
정책금융공사는 2010년과 2011년 각각 4850억 원과 4400억 원을 출자키로 약정했지만 2012년에는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판단, 600억 원(연구개발특구펀드, 고성장가젤기업펀드 각각 300억 원)만을 출자했다.
정책금융공사는 아직 구체적인 출자계획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2013년 초 중국 등에 투자하는 글로벌펀드 조성을 시작으로 신성장, 일자리펀드 등에 3000억 원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책금융공사 정명국 팀장은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이나 국내 산업과 연관된 해외기업 투자, 일자리 창출과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투자는 꾸준히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며 "정확한 출자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여러 여건상 2012년 보다는 출자 규모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민연금도 출자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그로스캐피탈, 팬아시아, 코퍼레이트파트너십 등 사모투자전문회사(PEF)에 대한 출자 비중이 늘면서 순수 벤처캐피탈 투자집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벤처캐피탈 출자 집행 규모는 2010년 말 1143억 원에서 2011년 말 488억 원으로 줄더니 2012년 9월 말에는 188억 원까지 감소했다. 그로스캐피탈과 팬아시아 PEF 등에 참가한 벤처캐피탈 출자금액을 합산해도 감소 추세는 크게 변함이 없다.
정책금융공사와 마찬가지로 국민연금도 2013년에 출자를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명분이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국민연금이 예전과 같은 방법을 고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점사업별로 구분지어 출자액을 배분하는 방식보다는 투자에 전문적인 특성을 가진 조합에 출자하는 것이 수익 등에서 더 낫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연금 양영식 실장은 "기존 특정 중점사업을 걸고 출자하는 방식은 지양할 것"이라며 "정기출자의 접수기간을 길게 가져가는 대신 회사별로 특성을 잡아 투자하는 방향을 염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도 예년 수준보다 많은 출자에 나설 전망이다. 새로운 정부가 창업지원을 장려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청산펀드도 늘어 재투자 재원이 늘었다. 연기금 벤처투자풀도 연초에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벤처투자는 2010년에 2449억 원을 약정해 2130억 원을 출자한데 이어 2011년에도 2926억 원을 승인해 2526억 원을 집행했다. 2012년에도 10월 말까지 중진계정 등에 1738억 원을, 문화계정 등에 1560억 원을 출자키로 했다.
◇모바일 게임, 바이오·제약 등 투자시장 활기…VC도 투자 여력 충분
펀드레이징 시장이 활기를 찾으면 벤처캐피탈의 투자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가 여전히 침체기에 있지만 벤처투자의 성격상 짧게는 3년 길게는 7년 뒤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지금 투자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012년에도 업종과 분야별 투자선호도는 엇갈렸지만 비교적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졌다. 카카오톡 등의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게임회사가 급부상했고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성장에 맞춰 터치스크린과 LCD·LED 기업이 각광받았다. 반면 태양광, 해외자원개발 등의 에너지 업체들은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2013년에도 당분간 모바일 게임회사들의 인기는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2년 하반기부터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의 성공이 모바일 게임의 시장성을 입증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대다수 벤처캐피탈들은 게임전문 심사역을 통해 모바일 게임회사 투자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바이오와 제약, 의료기기 업체들을 주축으로 한 생명공학 부분에 대한 관심도 계속될 전망이다.
해외 임상실험 성공 등 기술력을 인정받은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는데다 조금씩 실적 개선도 가시화 되면서 투자매력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제약회사와 국내 대형 제약회사들이 규모는 작지만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 바이오기업을 인수합병하려는 움직임이 잦아지고 있어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최근 한 국내 벤처캐피탈은 국내 상장사에 투자해 해외 제약회사를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윈도우 8의 도입과 스마트폰·태블릿 PC영향으로 터치스크린과 LED조명 사업도 재조명 받을 수 있다.
OS의 진화로 중대형 터치스크린 기반의 PC환경이 가능해져 향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LED조명사업은 내년부터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교체가 이뤄지기 시작할 수 있어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투자메리트가 높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회사를 비롯해 바이오, 제약 기업 등의 대한 관심은 2013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며 "시장을 주도할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등을 비롯한 터치스크린, LCD·LED회사 등도 충분히 투자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 벤처조합 만기 3배 '증가'…코넥스 안착도 '관심'
벤처캐피탈 회수시장도 활발해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2013년 펀드 만기가 집중돼 있어 미리 엑시트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2013년 만기도래하는 벤처조합은 1조 1438억 원으로 2012년 3734억 원보다 3배 많다. 펀드가 만기 도래해도 연기할 수 있고 청산하더라도 1~2년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아무래도 만기에 맞춰 회수를 준비하는 움직임이 분주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벤처캐피탈 업계의 관심은 회수시장에 쏠릴 전망이다. 2012년과 같이 IPO와 M&A시장이 침체를 겪는다면 제대로 투자금을 회수 할 수 없어 기대수익이 저하된다.
2012년 10월까지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가 출자한 자조합의 투자금 회수 유형중 기업공개가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저수준인 30.58%로 떨어졌다. 반면 상환우선주의 만기상환 회수는 26.91%로 높아졌다. 투자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다양한 회수시장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벤처캐피탈 업계는 당분간 IPO와 M&A 시장이 침체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당장 금융감독당국과 한국거래소가 준비한 코넥스(KONEX)의 성공적인 안착을 기대하고 있다. 코스피(KOSPI)나 코스닥(KOSDAQ) 시장에 진입은 어렵더라도 제3의 장내시장을 통해 투자 회수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코넥스는 창업 후 3~8년 매출액 30~300억 원 정도의 기업이 상장대상이다. 벤처캐피탈은 코넥스시장을 통해 성장형 기업에 투자가 가능하고 초기에 투자한 벤처캐피탈은 엑시트 할 수 있다.
중기청과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내놓은 구주매각유통시스템도 투자회수에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코넥스와 구주매각유통시스템 모두 도입 초기여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켜야 금융감독당국과 벤처캐피탈 업계의 숙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코넥스 시장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벤처캐피탈 업계의 적극적인 참여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며 "회수시장을 다양화 할 수 있는 만큼 성장형 기업들이 코넥스에 상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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