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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마진 보험사 '일본 꼴 날까' 확정금리상품 61% 6%이상 고금리…중소형사 역마진 현실화 가능성

안영훈 기자공개 2013-01-09 11:02:03

[편집자주]

이 기사는 자본시장 전문 미디어 머니투데이 더벨이 만든 자본시장 전문매거진 thebell insight(제9호) : 2013 Korea Capital Market Outlook 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2013년 01월 09일 11: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외형확대 경쟁을 벌이는 와중에 저금리가 닥쳤다. 역마진 해소를 위해 고위험 자산에 손을 댔다가 버블이 붕괴됐다. 5년 사이에 7개의 생명보험사가 문을 닫았다.' 이웃나라 일본을 덮쳤던 ‘저성장·저금리의 먹구름'이 현해탄을 건너올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가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2013년 국내 보험사의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일부에서는 중소형 보험사의 경우, 역마진 손실을 감당하지 못해 파산한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향후 시중금리가 1~2%포인트 추가 하락하고, 저성장이 10년, 20년 장기화될 경우 어떤 보험사도 생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2009년 말 4.41%를 기록한 국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012년 11월 말 2.79%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시장금리가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 동안 국내 보험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가려져 있었던 역마진 리스크가 서서히 부각되고 있다.

◇ '저성장·저금리' 일본 상황 데자뷰?

보험업의 특성상 성장이 멈출 경우, 이른바 사차(死差·예정사망률과 실제사망률 차이로 인한 손익)와 비차(費差·예정사업비와 실제사업비의 차액) 이익이 급격히 줄어든다. 여기에 이차(利差·예정금리와 실제운용수익률의 차액) 마저 쪼그라든다면 탈출구가 없다.

성장수익추이

보험사에게 있어서 저성장·저금리는 치명적이다. 그런 면에서 1997년 이후 2001년까지 모두 7개의 생명보험사가 파산했던 일본의 상황은 우리에게 반면교사가 된다.

일본은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의 엔고불황에 대한 대책으로 저금리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고, 1989년까지 연 2.5%의 저금리 기조가 지속됐다. 이후 공정금리(기준금리)는 1990년 연 6%까지 상승했으나 다시 사상최저치를 갱신하며 2001년 연 0.25%까지 떨어졌다. 이후 일본은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장기 디플레이션 상황에 빠졌다.

1997년 4월 전후 최초의 보험사인 닛산생명이 파산했고, 이후 2001년 도쿄생명까지 총 7곳의 생명보험사가 문을 닫았다.

일본 생명보험사의 파산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고이율·고배당 저축성보험을 통한 외형확대 경쟁을 벌이던 상황에서 저금리가 닥쳤고, 이차역마진 해소를 위해 주식·부동산·해외 유가증권 등 고위험 자산에 손을 댔다. 뒤이은 버블 붕괴가 치명상을 안겼다.

국내 보험사 역시 저금리라는 상황 만은 일본과 다르지 않다. 53개 보험사가 자산확대 경쟁을 벌여왔다는 점도 안심할 수 없는 요인이다.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금리연동형 상품 판매로 부채 준비금 이율을 꾸준히 감소시키려 노력해 왔지만, 생각보다 저금리 상황이 일찍 다가왔다는 점이 문제다. 과거에 팔아 온 금리확정형 상품 중 잔존만기 20년 이상의 상품비중은 2012년 6월 말 기준 68.6%에 달하며, 이중 6% 이상 고금리 상품도 61.2%를 차지하고 있다.

만기비중

시중금리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금리연동형 상품도 리스크에 노출되긴 마찬가지다. 금리연동형 상품 중 30.2%가 3% 이상의 최저보증이율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품 구조상 이율 부문만 보면 국내 보험사의 2012년 6월 말 기준 이차 역마진 갭은 60bp 수준에 달한다. 1년 전에 비해 2배나 늘어난 수준이다.

회사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국내 생명보험 2위인 한화생명의 경우 보험부채 부담이율도 상당하다. 알려진 바로는 이자부자산 금리와 보험부채 부담이율의 역마진 갭이 100bp 수준으로, 이자부자산 운용규모와 보험 부채 규모가 같다고 할때 역마진 규모는 3500억~4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같은 기준으로 삼성생명의 역마진 규모도 한화생명과 비슷하다.

김수봉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국내 보험사의 경우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에 대한 대비책이 미흡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도 "현재 이차 역마진 갭에서도 보험사가 투자수익을 내고 있는 것은 운용자산 규모가 부채 준비금 규모보다 크기 때문"이라며 "장기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경우 역마진 현실화는 결코 가상의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역마진
*준비금 부담이율 - 적립이율별로 보험료적립금을 가중평균하여 계산

◇ 한화생명 역마진 최대 4000억…카디프·KB 등 RBC '빨간불'

물론 국내 보험사가 저금리 상황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은 아니다. 일본 생명보험사의 파산을 보면서 금리연동형 상품을 일찌감치 도입했고, 2011년 위험기준 자기자본제도(RBC제도) 시행으로 무분별한 위험자산 투자가 일정부분 막혀있다.

시장금리 상황에 맞춘 표준이율도 어느 정도 안전판 노릇을 했다. 공정금리가 2.5%인 상황에서 6%대 예정이율을 적용한 일본보험사와 달리 국내 보험사의 예정이율은 장기국채 금리 변동에 맞춰 하방으로 움직였다. 결정적으로 그동안 쌓아온 자본이라는 곳간이 한순간 비어버릴 정도로 작지 않다는 점도 안전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중소 보험사가 저성장·저금리 상황을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대주주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RBC비율이 낮은 중소 보험사는 2013년이 생존의 시험대가 될 수도 있어 보인다. 특히 RBC비율이 200% 이하로 떨어진 현대라이프생명보험, BNP파리바카디프생명보험, KB생명보험 등의 추이가 주목된다(아래 '생보사 RBC비율 추이' 참조). RBC비율 200%는 넘지만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흥국생명보험이나, 대주주의 지원 여부가 불투명한 하나HSBC생명보험, 우리아비바생명보험, KDB생명보험 등도 2013년이 어려운 한 해가 될 전망이다.

R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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