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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시멘트 "한일건설 추가 지원 안 한다" 계열사 꼬리 자르기 의혹…채권단 "워크아웃 차질 불가피"

길진홍 기자공개 2013-01-22 19:14:54

이 기사는 2013년 01월 22일 19: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일시멘트가 한일건설에 대한 추가 자금 지원 의사가 없음을 재확인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일시멘트는 전날 열린 채권단 회의에서 주채권은행인 국민은행을 통해 한일건설에 더는 자금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은행은 이날 각 부채권은행에 한일시멘트의 입장을 전하고, 대주주의 계열사 지원 의지가 없는 상황에서 워크아웃 지속을 위한 재무구조개선 방안 수립에 적잖은 어려움이 있음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 참석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이 말을 아꼈지만 대주주인 한일시멘트가 ‘지원 불가' 입장을 분명히 한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또다른 채권은행 관계자는 채권단에 전한 한일시멘트의 입장에 대해 ‘단호했다'는 표현을 썼다.

이는 한일시멘트가 그룹으로 부실전이를 우려해 계열사 꼬리를 사실상 잘라내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한일시멘트는 워크아웃 중인 한일건설에 725억 원을 유상증자 방식으로 지원했다. 유동성 공급에도 불구 업황 침체로 실적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추가 지원에 선을 긋고 나섰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채권은행들 사이에서는 감자 등의 재무구조개선 노력이 사실상 무의미하다는 목소리가 새 나오고 있다.

특히 한일건설 익스포저가 큰 부채권은행들은 한일시멘트를 향해 날을 세웠다. 대주주의 계열사 회생 의지가 없는 만큼 워크아웃을 접자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채권단은 대주주 지원이 무산될 경우 한일건설 출자전환에 나서지 않을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자본감소가 무의미해진다. 2012년 9월 말 현재 한일건설 자본총계는 136억 원. 작년 4분기 실적을 반영하면 완전 자본잠식이 예상된다. 감자를 하더라도 자본확충 없이는 상장폐지를 모면하기 힘든 상황이다.

자본감소를 위한 주주총회소집 일정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한일건설은 결손금 보전과 자본확충을 위한 10대1 무상감자를 단행키로 하고 오는 2월5일 임시주주총회를 열 계획이다. 감자 후 자본금은 1811억1483만원에서 262억1148만원으로 주식수는 3442만2966주에서 344만2296주로 각각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이는 채권단 승인을 전제로 한 것이다. 대주주가 입장을 선회하지 않을 경우 채권단이 감자를 허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결국 한일건설은 생과사의 갈림길에서 생존을 위한 선택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관계자는 "대주주가 지원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채권단이 한일건설을 회생시킬 명분을 잃게게 됐다"며 "이제는 한일건설 스스로 살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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