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한일시멘트 '압박' 카드 내놓나 부채권은행 여신 회수 가능성 언급…21일 채권단 실무자 회의
길진홍 기자공개 2013-01-18 16:48:27
이 기사는 2013년 01월 18일 16: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일건설 채권단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한일건설의 자본잠식 해소와 상장폐지 모면을 위한 무상감자 추진을 앞두고 대주주인 한일시멘트의 유상증자 여부가 여전히 안개 속을 헤매고 있기 때문이다.주채권은행인 국민은행은 오는 21일 채권금융기관 긴급 실무자 협의회를 갖는다. 이번 회의는 예정에 없던 것으로 이달 말 한일건설의 10대1 무상감자 승인을 위한 ‘제7차 채권금융기관운영위원회'를 앞두고 채권단 중지를 모으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일건설의 자본확충 방안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작년 한일건설 실적을 토대로 재무구조개선을 위한 적정 자본금의 규모와 확충 방안에 관한 후속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은 한일건설의 상장유지를 위해 감자 후 1000억 원 가량의 자본증자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각 채권은행 별로 보유 중인 무담보채권 중에서 500억 원을 주식으로 전환하고, 나머지는 대주주 지원을 통해 메우겠다는 밑그림을 그려놓고 있다.
변수는 대주주인 한일시멘트의 자본확충 참여 여부다. 채권단은 대주주인 한일시멘트가 한일건설에 보유중인 상거래채권 현물출자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추가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주주로서 회사를 앞으로 어떻게 정상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계획도 밝혀야 한다는 게 채권단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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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일부 부채권은행들은 대주주가 한일건설 경영정상화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출자전환에 나서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향후 대주주가 자본출자에 나서지 않을 경우 무상감자 추진을 없던 일로 하자는 얘기도 나온다.
정작 한일시멘트는 한일건설 지원에 관한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다. 계열사 자본출자를 위해서는 오는 3월 한일건설의 2012년도 회계결산 전 이사회 결의 등의 사전작업이 필요하지만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앞서 주채권은행인 국민은행이 나서 우회적인 계열사 지원 방안을 제안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사정이 이렇자 채권단 내부에서는 모기업인 한일시멘트에 대해 여신 회수 등을 취하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지난 2010년 채권단은 한솔그룹이 계열사인 한솔건설에 대한 지원을 거부하자 주채권은행 주도로 그룹사에 대한 만기 대출금 회수와 신규대출 중단 조치를 취한 적이 있다.
국민은행은 곤혹스럽다. 대주주에 계열사 지원을 강요하는 여신 회수 압박이 자칫 외부에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기업과 날을 세우는 데에는 적잖은 부담이 따른다. 매년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한일시멘트에 여신 회수 압박 카드가 먹힐지도 미지수다.
하지만 채권단 주도의 한일건설 회생 계획에 '대주주 지원'이라는 전제 조건이 붙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금융권 압박이 구체화 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채권단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이 한일시멘트와의 협상에서 얼마나 많은 지원을 이끌어 낼 것인지, 또 그 협상안을 갖고 채권단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인지가 한일건설의 운명을 좌우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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