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불황 속에서도 빛 발한 최고 발행사 3년만의 컴백, 크레딧 IR 등 시장 소통 주력
황철 기자공개 2013-01-24 09:32:05
[편집자주]
이 기사는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더벨이 만든 자본시장 전문매거진 thebell Insight(제10호): 2012 Korea Capital Markets LeagueTable Magazine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2013년 01월 24일 09: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선업의 장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삼성중공업은 빛을 발했다. 불황의 끝이 보이지도 않는 와중에 신용등급이 유일하게 상승했고 투자자들은 삼성중공업의 복귀에 쌍수를 들고 반겼다.삼성중공업은 뭐 하나 아쉬울 것 없는 압도적인 교섭력을 갖고 있지만 '삼성'이라는 이름에 기대지도 않았고 거만하지도 않았다. 채권 투자자들을 상대로 설명회(크레딧 IR)를 개최하는 등 시장을 향해 다가갔다. 기관투자가와 투자은행으로 구성된 더벨 심사위원단이 삼성중공업을 압도적인 지지로 일반 회사채(SB) 부문의 Best Bond Issuer로 선정한 것은 그래서 당연해 보였다.
3년 만의 복귀였다. 최근 10년 동안 딱 한 번 회사채를 발행했을 뿐이다. 사실상 신규 발행사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오래 기다려 온 손님을 반기듯 했다. 조선업황이 10년 호황을 끝내고 금융위기 이후 길고 긴 침체의 터널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했지만 수주 기준으로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고, 사업 성과나 재무구조가 오히려 개선되고 있는 삼성중공업은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었다.
삼성중공업은 등장과 함께 빅 이슈어(Big Issuer)로 금새 자리를 잡았다. 2월에 7000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발행을 무난히 성사시켰다. 그리고 9월, AA0로 한 단계 상승한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다시 5000억 원의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두 번의 발행에 1조2000억 원의 조달. 삼성그룹의 주력 계열사이면서 세계 조선업계의 선두업체의 위상에 걸맞게 회사채 발행은 너무 작지도, 너무 잦지도, 너무 짧지도 않았다.
9월의 수요예측은 삼성중공업의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 업종 전망이 불투명해 평가손실을 우려할 만도 했지만 글로벌 리딩 조선업체에 대한 채권시장의 수요는 차고 넘쳤다. 신용등급이 올라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이익을 안겨준 터이기도 했다.
우량 회사채의 미매각이 속출하는 상황이었지만 삼성중공업에는 주문이 폭주했다. 5년물의 단순 경쟁률은 2대 1에 육박했다. 삼성중공업은 만족스러운 수준에 5000억 원의 거금을 조달하는데 성공했고 투자자들은 우량한 회사채를 적절한 가격에 살 수 있어 좋았다.
단지 신용등급이 좋아서, 삼성그룹 계열사라서 투자자들의 호응이 높았던 것은 아니다. 삼성중공업은 자신들의 외적인 매력에 안주하지 않고 수요예측 전날 기업설명회에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시장과 소통했다.
더벨 심사위원단이 △발행 절차의 투명성 △정보 공개 정도 △자금 조달 및 상환 계획 등을 묻는 투명성 항목에 한국수력원자력(17.3점), 신한금융지주(17.0점) 등 쟁쟁한 경쟁사 이상의 점수(17.7점)을 준 이유다.
무리한 금리를 요구하지 않고 조선업 디스카운트를 반영해 상대적 메리트를 부각한 점도 심사위원단의 마음을 샀다. 삼성중공업은 △채권 가격의 적정성 △발행사의 신용도 △만기및 통화 분산 등을 잣대로 하는 매력도 측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20점 만점에 무려 18.7점을 얻어 신한금융지주(17.0점), 한국수력원자력(16.3점)을 크게 앞섰다.
심사위원단은 효율성, 매력도, 투명성, 사후관리 이외 추가 가점 요인을 반영한 종합평가에서 18.1점을 보태는 등 삼성중공업에 높은 애정을 나타냈다. 한국수력원자력(17.0점), 신한금융지주(16.4점)을 압도하는 결과다.
삼성중공업은 100점 만점에 총점 80.4점을 얻어 2012년 베스트 본드 이슈어로 등극했다.
◇ 회사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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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드릴십은 삼성중공업이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대표적인 해양시추설비다. 삼성중공업은 1996년 이후 현재까지 전세계에서 발주된 135척중 57척을 수주해 시장점유율 42%를 기록하고 있다.
LNG선 분야에서도 시장점유율 27%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011년 조선업계 최초로 멤브레인형 LNG선 화물창의 독자모델 개발에 성공했다. 이 화물창이 LNG선에 적용되면 LNG선 1척당 100억 원에 달하는 기술료를 절감할 수 있어 LNG선 건조 경쟁력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중공업은 세계 최초로 쇄빙유조선을 건조해 극지방 원유운송의 신기원을 열었으며, 해상에서 LNG를 생산할 수 있는 LNG-FPSO와 같은 신개념 선박 개발로 신시장 개척에도 앞장서고 있다. 탄탄한 기술력과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해양플랫폼과 반잠수식 원유시추설비 등을 성공적으로 제작하는 등 해양설비 분야에서도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한 선박 발주량 감소로 2013년에도 국내외 조선사간 치열한 수주전이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올해 조선해양부문 수주 목표를 130억 달러로 수립했다. 지난 해 수주실적 96억 달러 보다 35% 증가한 금액이다.
고유가가 이어지고 심해 시추활동이 증가하면서 해양설비와 관련 특수선의 수요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삼성중공업은 해양 분야에 영업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드릴십 분야의 독보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우위를 지속하는 한편 아프리카와 북해 지역에서 발주되는 해양 설비 수주에도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삼성중공업은 해양설비 중심의 시장 변화에 발맞춰 조직을 재정비하고 해양 엔지니어링 능력을 확보함으로써 해양분야에서의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011년말 조선과 해양으로 분리돼 있던 설계 기능을 통합했다. 지난 연말에는 생산 부문도 조선·해양 융합조직으로 재편했다. 지난 해 삼성엔지니어링, 영국 AMEC과 함께 미국 휴스턴에 설립한 해양 엔지니어링 합작회사도 조기에 안정화 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이 회사를 해양플랜트 상부 설비(Topside) FEED와 상세 설계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 엔지니어링 회사로 육성할 계획이다.
한편, 조선에서는 LNG선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한편, 일반 상선은 대형선 위주의 선별 수주를 통해 안정적인 작업 물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삼성중공업은 ▲연료 소모량을 최소화하는 최적선형 설계 ▲폐열회수장치, 저온연소, 친환경 기자재 등 에너지효율 향상을 위한 세부 기술개발과 함께 ▲신개념추진선 ▲미래연료 운반선 등 다가올 친환경 시장 선점을 위한 신기술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해운사인 한진해운과 함께 선박 연료소모량을 최대 15%까지 절감할 수 있는 '선박 통합 에너지관리 시스템'의 공동 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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