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 사옥도 문화도 '리모델링' 20년된 본사 층별 리모델링..MB정부 사돈기업 '꼬리표' 떼고 일신
문병선 기자공개 2013-02-27 19:52:28
이 기사는 2013년 02월 27일 19: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효성이 마포구 공덕동에 위치한 본사 건물(공덕빌딩) 리모델링에 나섰다. 입주한지 20여년이 넘은 오래된 건물이다. 사무 공간을 넓히기 위한 일환으로 풀이된다. 지난 5년여간 악재가 적지 않았던 효성그룹이 본사 리모델링을 통해 일신할 지 기대를 모은다.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지난해 말부터 본사 건물의 부분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전면 리모델링이 아닌 층별 리모델링이다. 층마다 일정을 정해 공간을 효율적으로 넓힌 뒤 다시 이전해 오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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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빌딩에서 효성은 지난 20여년간 사업을 키운 덕에 지금은 계열사 45개에 자산총액 11조원이 넘어 재계 서열 25위(공기업 제외)까지 올라왔다. 1990년대 계열사수 10개가 넘지 않았던 효성그룹의 괄목할 성장이다. 공덕빌딩은 효성그룹의 성장과 맥을 같이 해 온 빌딩인 셈이다.
초기만해도 비교적 넉넉했던 본사 빌딩이지만 규모가 커지고 직원수가 늘어나다 보니 공간이 태부족했다. 그래서 모든 사업부서 직원이 한 빌딩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인근으로 흩어졌다. 2011년엔 서초구 반포동 한 빌딩으로 일부 직원이 이전하기도 했다. 증축을 하거나 옆 부지를 사들여 제2관을 지을수도 있으나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비용을 아끼는 보수적 문화 탓이 컸던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재계 수위의 대그룹이면서도 좁은 건물을 사용해 왔다"며 "큰 빌딩에 들어가 있는 다른 그룹의 사례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자린고비 경영"이라고도 했다.
본사 건물 리모델링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해진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공간이 크게 넓어지지는 않겠지만 효율적 사용이 가능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리모델링은 그룹의 '일신'과도 맥을 함께 한다는 분석이다. 효성그룹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돈 기업이라는 이유 때문에 지난 5년간 조심했으나 무던히도 세파에 시달렸다. 신사업을 하려고 하면 '특혜' 의혹이 따라 붙었다. 권력의 한 축인 양, 오너가에 대한 부정적 시선도 없지 않았다.
각 사업부서는 성장을 하긴 했으나 굴곡이 많았다. 건설 자회사였던 진흥기업은 건설 경기 침체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갔다. 그룹 직원의 절반 가량이 몸담고 있는 중공업 부문은 실적 악화에 시달렸다. 섬유와 산업자재 부문 등 다른 사업부 실적은 다행히 나쁘지 않아 이런 부실을 메우고 남았다.
정권이 바뀌는 시점에 마침 본사 리모델링에 나선 것은 새로운 술을 새 부대에 담겠다는 의지도 없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강한 기업이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에 적응하는 기업이 생존하는 겁니다"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룹 내 도입되고 있는 성과주의 문화도 비슷한 변화다. '성과있는 곳에 반드시 보상있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올해의 효성인상' 상금을 크게 올리는 등 보수적 문화에 변화가 오고 있는 것이다.
효성이 본사 리모델링을 계기로 새로운 미래와 새로운 사업에 나설 지 재계는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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